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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변호사 업계의 위기와 대응
-2014 미국변호사협회 연례총회를 다녀와서-
 
I. 들어가며 
 
지난 2014년 8월 4일부터 8월 12일까지 8일간 미국 워싱턴과 보스톤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미국변호사협회 연례총회(American Bar Association Annual Meeting, 이하 ABA)에 참석하여 미국 변호사 업계의 동향과 시장흐름을 파악하고, 우리가 현안으로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얻고자 함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 변호사 업계에서도 단연 화두는 청년변호사 문제와 변호사 업계의 불황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와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는바, 미국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을 비교해 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일정은 워싱턴과 보스톤으로 나뉘어 워싱턴에서는 D.C. Bar 방문, 미국연방항소법원 방문, FCBA와의 간담회, 미국 특허청 방문, Buchanan Ingersoll & Rooney 로펌 방문 및 간담회 등으로 이루어졌고, 보스톤에서는 ABA 연례총회 참석, 보스톤 한인변호사들과의 간담회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필자는 미국 변호사 업계의 상황에 대해 알 수 있었던 보스톤에서의 일정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II. ABA 연례총회 참석
 
미국 ABA 연례총회는 개회식, 시상식, 리셉션 등으로 이루어져있고, 연례총회를 겸해서 의무연수를 제공하고 있었다. ABA 산하 각종 위원회에서는 IP, 공정거래 등 전문분야 외에도 세계 법률시장 흐름 등 최근 법조계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관해 강연 및 토론회를 개최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변호사 위기(Crisis of lawyers) 문제였다.
필자는 여러 강연 중 “Chasing Change: Why legal practice will never be the same, and What it means for you” 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듣게 되었다. 변호사, 교수들로 이루어진 4명의 패널들이 나와 변호사 업계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에 관해 논의를 하였다. 
강연을 들어 보니 변호사 업계의 불황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미국과 유럽 모두 변호사 공급은 늘어나는 데 비해 본인 소송 비율이 60%가 넘어가는 등 법률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4명의 패널들은 이러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법률시장을 개척할 것을 강조했다. 소송 대리와 같은 전통적인 법률시장은 전체 법률시장의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의 법률시장은 아직 많은 변호사들이 진출하지 않았으나,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패널들은 법률 서비스 시장을 맞춤화(customized), 표준화(standardized), 체계화(systematized), 상품화(commoditized)로 세분화하여 설명하였다. 맞춤화, 표준화 영역은 위임계약에 의한 소송 대리 등의 전통적인 법률 서비스를 뜻하며, 이는 현재 변호사 공급의 과잉, 본인 소송 증가로 인한 수요 감소 상태로 이제는 체계화, 상품화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체계화, 상품화한 법률 서비스란 기존에는 변호사들이 진출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법률 마케팅, 법률 정보 사업, 법률 교육 사업, discovery(증거개시) 관련 사업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이러한 영역에서 법률 서비스 비용을 낮추되 법률 서비스를 상품화함으로써 대중(public)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변호사 업계에 대한 분석도 곁들여졌다. 최근 변호사들의 취업 추이를 보면 전통적인 법률시장이었던 로펌, 법률사무소에 취업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일반 사기업, 법률 관련 사업 등 다른 법률 서비스 영역(all other legal services)에 진출한 변호사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였다. 다른 법률 서비스 영역에 변호사들이 진출함으로써 전통적인 법률시장의 수요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법률 서비스 영역을 다양화하고 대중화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보다 친숙하고 다가가기 쉽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법률 서비스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답하였다. 따라서 전체 법률 서비스 시장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변호사들의 직역 확대가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변호사 업계의 위기’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공론화 하고 다양한 분석과 의견을 들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들이 제시한 해결책이 과연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우리나라에서도 적절한지는 미국의 양상을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미국 변호사 업계의 추세와 문제점은 최근 우리의 변호사 업계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들이 제시한 해결책을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III. 보스톤 한인변호사들과의 간담회 
 
보스톤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미국시민협회장인 김성군 미국 변호사, 정선진 미국 변호사를 만나 미국의 청년변호사 취업 시장에 관하여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들로부터 듣게 된 미국 청년변호사들의 취업난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미국 전체 로스쿨 졸업생의 10% 정도만 졸업연도에 취업이 된다고 한다. 심지어 규모가 작은 로펌임에도 하버드 로스쿨 졸업생으로부터 취업 자리를 부탁하는 전화가 온다며 그런 전화를 받을 때 상황이 심각한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하였다. 하버드 로스쿨 졸업생들 마저 취업난을 겪는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청년변호사 취업난이 이렇게 심각한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들도 청년변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직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에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리걸 마인드를 갖춘 변호사들이 업무를 담당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일 처리를 할 수 있는 직역이 많고, 실제로 보험회사의 손해사정 부서와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들이 월등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점차 다른 기업들도 일반 부서에 변호사들의 채용을 확대하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의 움직임을 국가 차원에서도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이 사내변호사를 채용하며 법무 부서가 아닌 일반 부서에 배치하기도 하는데, 일반 부서에서 변호사가 능력을 발휘한다면 이 역시 변호사 채용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V. 마치며 
 
이번 출장 기간 동안 미국 변호사 업계의 현실을 보고 들으며, 이들이 제시하는 대안책이 미국의 현실과 너무나도 닮아있는 우리 변호사 업계에도 답이 될 수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새로운 법률 서비스 시장 확대’란 이들의 이야기가 답일 수도, 전혀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미국은 변호사 업계의 위기를 공론화하여 법률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변호사 업계는 지금까지 이 위기의 타개 방안을 공론화시키지 못하고 변호사 개인의 몫으로만 맡겨 두었는데 이제는 변호사 업계 차원의 연구분석을 통해 다각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수정됨_사무차장  박주희.jpg
 
 
박주희 변호사
사법시험 제52회(연수원 42기)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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