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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틸다온 가족이 즐겁게 웃을 수 있는 가족영화


 영화 <마틸다>(MATILDA)는 대니 드비토 감독이 제작한 1996년 미국의 어린이 판타지 코미디 영화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내 친구 꼬마 거인> 등의 저자인 로알드 달의 1988년작 소설 <마틸다>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마틸다라는 어린 천재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참고로, 영화 마틸다에 나오는 마틸다의 엄마, 아빠는 실제 부부로 감독 겸 아빠 역인 대니 드비토와 엄마 역인 레아 펄만의 연기는 진짜 리얼 그 자체였는바, 사기꾼인 것과 육아에는 관심 없는 모습들을 어찌 그리 웃기게 잘 연기하는지, 영화 몰입강도를 더하기엔 딱이었다.

 영화는 소설 속 어린 여주인공의 통통 튀는 매력을 스크린으로 완벽하게 재현해 냄으로써, 원작의 팬들이 마틸다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특히, 마틸다 역을 맡은 배우 마라 윌슨의 맑고 순수한 연기는 코미디 장르 특유의 과장된 연출을 상쇄시키고, 영화의 분위기를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만들었다. 참고로 마라 윌슨은 현재 배우보다는 작가로 활약 중이며, 2016년 미국 올랜도 총기 난사사건의 피해자들을 후원하는 기부 캠페인에 적극 앞장서기도 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최근 SNS 트윗에 자신이 바이섹슈얼 / 퀴어임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모든 부모가 그들의 아기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마틸다의 부모는 아니다. 그들은 아기를 기르는 것을 매우 성가시고 고통스럽다고 여기며 마틸다를 병원에서 데려온 이후부터 쭉 방치해 왔다. 아무튼 태어날 때부터 남달리 깜찍하고 총명한 소녀 마틸다에게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가족이다.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아버지는 사기꾼에 가깝고, 어머니는 돈에만 관심 있는 허영으로 똘똘 뭉친 여자다. 이들은 마틸다의 천재성을 발견하기는커녕 그녀에게 바보 같은 TV를 억지로 보게 하고, 읽고 있는 책마저 빼앗아 던져 버린다.

 마틸다는 또래의 감수성을 가지면서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자 아이이다. 하지만 마틸다의 가족들에게 그녀는 그저 ‘귀찮은 아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마틸다는 너무 어린 나이 때부터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가기 시작했다. 만 두 살 때부터는 핫케이크 반죽을 직접 해 먹으면서 집안의 모든 책들을 탐독했다.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어진 마틸다는 10블록(대략 1 ~ 2킬로미터 사이)이나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공공도서관에 가서 매일 책을 읽었고, 저녁이면 다시 10블록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책 속의 주인공과 벗하며 꽃이 만발하고 나무가 우거진 예쁜 집에서 그네를 타며 사는 꿈을 꾼다. 이런 마틸다의 모습이 너무나 기특했던 도서관 사서는 회원증을 만들어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대출해 갈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 줬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그 길을 다녔던 마틸다는 학교 울타리 넘어 또래 친구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고 마음 한곳의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집에서도 아빠의 독단적 명령으로 책 대신 TV를 봐야만 하는 마틸다. 그 순간 마틸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TV는 스파크를 일으키며 폭발하고 만다. 희미하게나마 마틸다는 자신의 힘을 느끼기 시작한다. 같은 가족의 구성원으로 태어났지만 물과 기름처럼 전혀 섞일 수 없는 마틸다의 가족들은 마틸다에게 있어 이미 가족이 아닌 ‘단순한’ 식구로 한집에 머무르는 관계였을 뿐이다.

 식구(食口)란, 말 그대로 ‘밥을 같이 먹는 사이’를 말하는 것으로 가족과는 다른 의미이다. 가족(家族)이란, ‘혈연, 혼인, 입양 등으로 관계되어 같이 일상의 생활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공동체) 또는 그 구성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에서 본다면 마틸다와 가족과의 관계는 남보다 못한 불행한 관계이다.

 만 6살이 되던 해 마틸다를 성가시다고 느낀 그녀의 아버지는 딸을 이상한 학교에 입학시킨다. 이 학교는 한마디로 공포 분위기 그 자체다. 왕년의 올림픽 투포환 선수였던 트런치불 교장은 아이들을 툭하면 어둡고 좁은 방에 가두는가 하면, 공처럼 집어던진다. 하루는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놓고 학생들 중에 식탐이 가장 많은 뚱보 친구를 앞으로 불러냈다. 자신이 먹으려고 둔 맛있는 초코케이크가 없어졌는데, 분명 그 친구가 먹었으니, 그에 대한 벌로 교장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3단 초코 범벅 케이크 먹기를 강요한다. 교장 선생님의 단순한 억측에서 나온 광기였다. 불려 나온 친구는 그 자리에서 정중하게 사양하지만 통할 리 없었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케이크를 꼬마 친구에게 먹이는 것은 훈육을 가장한 학대이자 고문이었다. 거의 마지막까지 왔을 때 그 친구는 정신이 혼미해졌고, 그 순간 마틸다가 의자에 올라가 ‘할 수 있어’를 외친다. 다른 모든 친구들도 교장 선생님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채 함께 그 행동에 동조한다.
 


 마침내 친구들의 외침에 힘을 얻어 그 거대한 케이크를 다 먹고야 만다. 교장은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한 채 이 일을 선동한 마틸다를 대신 쵸키에 가두어 버렸다. 그러나 세상에는 밝은 면도 있는 법이다. 착하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틸다의 담임 선생님 미스 허니와 친구들 덕분에 마틸다는 학교생활이 즐겁기만 하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척척 푸는가 하면 가끔 초능력을 발휘해 교장을 골탕 먹이기도 한다. 한편 허니 선생님은 불행한 과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교장인 트런치불이 자신의 이모이고, 그녀가 허니 아버지의 모든 재산과 학교마저 다 빼앗아 버린 것이다.

 이제 마틸다는 친구들과 함께 아이들을 귀찮고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하는 트런치불 교장 쫓아내기 작전을 편다. 먼저 마틸다가 초능력을 발휘해 그녀를 혼내주고 친구들이 모두 힘을 합쳐 총공격한다. 결국 악명 높은 트런치불 교장은 떠나고 학교는 드디어 제 주인을 찾는다. 이제 마틸다도 진정한 가족을 찾을 때, 마틸다는 죄를 짓고 급하게 떠나는 한심한 부모로부터 입양 허락을 받아 낸다. 마틸다가 꿈꾸던, 꽃과 나무가 우거지고 뜰에 그네가 있는 집에서 미스 허니와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 이제 마틸다는 비로소 식구가 아닌 가족을 얻게 된다.

 ‘입양’이라는 관계로 마틸다와 담임선생님은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피를 나눈 사이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고 배려하는 관계가 참된 가족이 아니던가?

 어쩌면 이젠 고전에 가까운 영화 마틸다는 이 가을밤에 웃음을 찾아 단순 시간을 때우기로 보기 참 좋은 영화다. 잠깐의 시간을 즐기는 영화가 심오하고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영화보다 더 좋은 것도 자연스럽다. 다만, 단순히 웃기는 코믹함 뒤에 숨겨져 있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는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직해서 부자 되니?”, “대학? 여자는 좋은 남편과 집이 있으면 돼.” 등 주인공이 부모에게 듣는 이 대사들은 부도덕함과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했던 과거와 오늘의 모습을 여전히 반어한다. 하지만 마틸다는 이러한 통념에 굴복하지 않으며, 잘못된 인식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한다. 어떠한 억압에도 언제나 쾌활한 마틸다의 모습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성인들에게 잠시나마 동심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말 그대로 딱 이렇게 끝날 정도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10월 연휴가 많은 날들인데, 어딘가 여행을 할 일이 있거나 온 가족이 즐겁게 웃으며 2시간 정도 시간을 때워야 한다면 이 영화를 꼭 추천한다. 하지만 영화를 진지하게 보며 영화를 위해 시간을 비우는 사람이라면 비추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다면 <마틸다>를 통해 짧지만 긴 통쾌함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

 

성중탁 교수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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