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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정에 가 보셨나요


 군사법원은 헌법 제110조에 근거하여 제정된 군사법원법(제정 당시에는 군법회의법이었습니다)에 따라 설치된 군대 내의 군인, 군무원을 대상으로 형사재판을 하는 법원입니다.

 오랫동안 묵혀왔던 군 사법개혁의 논의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입니다. 일차적으로 사단을 기본단위로 조직되었던 보통군사법원(1심 법원)을 군단 단위 이상으로 통합하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내년에는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올해 수많은 군내 사건사고가 터지더니 ‘성범죄사건’과 ‘군 입대 전 범한 범죄’에 대하여는 민간법원으로 관할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군사법정

 군사재판은 지역 관할이 아닌 인적 관할 원칙이기 때문에 각 피고인이 소속된 부대의 군사법원에 관할이 있고, 필자가 근무하던 과거 2000년대 초반에는 육군의 경우 35개 사단과 9개 군단, 8개 사령부, 그리고 국방부에 보통군사법원이 설치되어 있어 1심 형사재판을 담당하였고, 2심에 대하여는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육해공군 사건 모두를 담당하였습니다.

 과거 50여 개의 보통군사법정이 존재하던 시기에 군법무관 생활을 하였던 필자로서는 상전벽해와도 같은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 셈입니다. 군사법정이 많다 보니 사건사고가 많지 않은 사단의 군사법원은 1년에 처리하는 사건 수가 50건에도 이르지 않는 법원도 있었고, 그런 법원에서는 한 달에 잘해야 1 ~ 2회 정도 재판이 개정되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은 사라진 심판관 제도라는 게 있어서 재판장(심판관)을 군법무관이 아닌 일반 장교 중에서 매 재판 때마다 섭외를 하고, 각 사단급 법원에 상주하는 판사가 있어 주심을 맡았으며, 배석 판사는 인접 사단 판사가 담당했었습니다.

 법정이 개정되면 정병(헌병 병과 교도 담당 병사)이 방청석을 향하여 ‘일동 기립’을 외치고, 뒤돌아서 재판장을 향하여 거수경례를 하며 재판 준비가 되었음을 보고하고, 심판관인 일반 장교 출신 재판장이 재판이 시작되었음을 알린 후 이후의 모든 절차를 주심 판사가 진행합니다. 당시 군사재판은 즉일 선고가 원칙처럼 운용되어서 재판 당일에 변론이 종결되면 재판장님을 모시고 주심, 배석 두 판사가 머리를 맞대고 형량을 논의하다가 당일의 모든 재판이 끝나면 선고를 하였습니다. 물론 부인사건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등의 절차가 있어 재판이 한 번에 끝나지 않지만, 자백사건의 경우는 거의 하루 만에 결론이 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지만 과거의 군사법정에서는 변호인의견서나 변론요지서를 미리 제출하지 않고 당일에 모든 증거나 서면을 제출하는 엄격한 공판중심주의가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판사의 입장에서는 그 모든 자료를 당일 받아 재판 중이나 쉬는 시간에 모두 읽어 보고 판단을 해야 하니 쉬는 시간도 길어지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자백사건의 경우에는 심리가 충실하지 못하게 이루어질까 피고인 입장에서 불만일 수도 있겠으나, 부인사건에 있어서는 넓은 기일 간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건 수가 적어서 충분한 심리와 고민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의 군사법정

 2021년 현재 군사법정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단 단위 군사법정이 모두 폐쇄되고, 군단급 이상의 부대에 군사법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심판관 제도도 폐지되어 군법무관 3인으로 구성된 재판부에서 재판을 담당합니다(군사재판은 단독심이 없습니다).

 얼마 전 장호원 소재 모 군단 군사법정에서 육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의 재판을 했는데, 피고인은 다른 사단 소속이고 병사 피고인이기 때문에 인솔 간부가 인솔하여 출석하여야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10시 재판이 시작되기에 변호인과 부모님은 30분 전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1시간이 지나도록 피고인이 도착하지 않아 재판을 시작하지 못하고 애를 태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유인즉 재판통지를 받은 인솔 간부가 지난 기일과 다른 법원에서 재판을 하는 것을 잘못 보고 지난 기일에 재판이 열렸던 이천 소재 군사법정으로 찾아갔던 것이었습니다. 인적 관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군사법정을 통폐합하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민간법정에서 검사나 판사 모두 가까운 사무실에서 법정으로 재판을 하러 가는 것과 달리 군사법정은 판사도 출장, 검사도 출장, 변호인도 출장, 피고인도 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제 내년 7월이면 없어지겠지만, 고등군사법원은 현재까지 군사법원 중 유일한 2심 재판 담당 법원입니다. 육해공군 전국 각지의 사건들의 항소심이 모두 용산에 있는 고등군사법원에서 열리기 때문에 1심과 달리 민간법원과 비슷한 상시성이 있습니다.

 이제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고 군 사법개혁이 가속화되면 지금까지의 군사법정은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를 겪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뭔가 색다른 군사법정만의 매력이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군사법정을 처음 가는 변호사를 위한 tip.

 변호인으로서 처음 군사법정을 출입하게 될 때 위병소에서 출입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면 당황하게 됩니다.

 지금은 출입절차 없이 법정에 드나들 수 있는 별도의 출입문을 두고 있는 법정도 생기고 있습니다만, 고등군사법원을 제외하고는 재판 전날까지는 미리 법원에 전화하여 출입신청을 해 두어야 합니다. 얼마 전 육군본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재판선고가 있었는데, 미리 출입신청을 하지 않은 피고인 가족들이 법정에 들어가지 못하고 재판선고 이후 1시간 가량을 위병소 앞에서 기다렸던 일도 있었습니다.

 

심형훈 변호사
● 법무법인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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