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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문 변호사 인터뷰


Q. 공익법률연구소 대표 정순문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공익법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순문 변호사라고 합니다. 대학교 때 공인회계사 자격을 먼저 취득하였는데, 조금 더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로스쿨에 진학하여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변호사 커리어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세종에서는 주로 조세팀 변호사로 일을 하였고, 이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설립한 공익법인인 동천으로 이직하여 공익변호사로 활동하였습니다. 지금은 제 개인 사무실인 공익법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대형 로펌 조세팀에 계시다가 공익변호사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소속해 있었던 로펌은 업무의 질과 강도, 역량 있는 선배들, 좋은 대우와 근무환경 등 변호사로서 커리어를 쌓고 성장하는 데 최적의 직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로펌 소속의 변호사는 업무가 지나치게 전문화되어있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면서도 본래 제가 변호사가 되고자 했던 동기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자주 생각했습니다. 여러 고민 끝에 사회적 기여라는 목표 실현을 위해 퇴사를 한 다음 동천으로 이직하여 공익변호사로 새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Q. 공익법률연구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공익법률연구소는 기업재단, 시민사회단체, 국제구호단체, 사회복지법인 등 비영리단체들과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조직들의 설립과 운영 관련 법률, 세무, 회계 분야의 자문 및 소송지원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 자체는 통상적인 기업법무와 다를 바가 없지만 주요한 협력 단체들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무실 이름을 공익법률연구소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네이밍 센스는 썩 없는 편이어서...(웃음)

Q. 지원하고 계신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소셜벤처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사회적 경제’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생소하신 변호사님들도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사회적 경제란, 말 그대로 경제적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방식의 경제활동을 의미합니다. 사회적 경제라는 분야가 아직 법제상 정의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통 사회적 경제 분야를 소개할 때는 사회적 경제를 구성하는 개별 조직형태를 중심으로 설명을 드립니다. 사회적 경제를 구성하는 조직형태에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소셜벤처 등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의 근거 법인 사회적기업 육성법은 2007년부터 시행되어 비교적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제도이며, 사회적기업의 수도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2,700여 개의 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농업협동조합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설립 분야가 제한된 개별법상 협동조합은 역사가 길지만, 금융업 외에 협동조합 설립 분야의 제한을 두지 않는 협동조합 기본법은 2012년에 제정된 비교적 젊은 법률입니다.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현재 협동조합은 무려 21,000여 개가 설립되며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의 질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소셜벤처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과 달리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으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을 하는 기업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용어였습니다. 실무상 사회적기업의 인증 요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조합원들의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협동조합 방식의 거버넌스가 사업 운영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경제적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함에도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의 형태를 굳이 갖추지 않는 기업들이 주로 이에 해당하였습니다. 얼마전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상 소셜벤처에 관한 근거조항이 신설되며 정식으로 소셜벤처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 ESG나 가치 소비 등의 열풍을 타고 점차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 하고 있습니다.
 


Q. 카카오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하시고, 공익법률연구소 블로그도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해 주신다면요?

 본래는 과거 공익법인들을 대상으로 자문 등을 했던 업무사례를 아카이빙하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공익법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문내용이 다른 공익법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로써 공익목적사업을 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개업을 한 이후에는 위와 같은 업무사례와 함께 변호사로서의 활동 내용을 함께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브런치는 사실 변호사 업무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유로 개설한 것인데요. 몇 년간 네이버 블로그에서 포스팅을 해 오다 보니 블로그에 개인적인 경험이나 책을 읽고 난 독후감 같은 글도 가끔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라는 플랫폼이 개인적인 기록을 올리는 데 적절한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늘 고민이 있었습니다. 대단한 글을 포스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중해서 쓴 글에 대해 조금 더 어울리는 옷을 입히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카카오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을 알게 되어 브런치 작가로 응모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전에 써둔 칼럼들이 꽤 되어서 작가 신청은 한 번에 통과했고, 브런치에도 제 이름의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는 독서에 관한 글이나 업무에 관한 에세이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브런치측에서 가끔 제 글을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에 노출해 주기도 해서, 변호사로서 문서를 작성할 때와는 또 다른 글 쓰는 맛을 깨닫고 있습니다.

Q. 로펌, 공익재단에서 나와 개인 사무소를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의사결정을 할 때 조직 내부의 보고 절차를 따를 필요가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불규칙한 수입에 대한 불안감, 업무와 사생활 분리의 어려움, 조직 없이 혼자 일한다는 외로움 등의 단점도 느낍니다.

 저는 개업의 장점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개업이라는 선택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특히 공익법인이나 사회적경제조직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제가 원하는 분야에서 원하는 협력 파트너들과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반적인 기업들에 비하면 많은 수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나름의 공익활동을 풀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공익활동에 관심 있는 변호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변호사가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익전담변호사가 되는 길입니다. 요새는 시민단체들뿐만 아니라 로펌에서 설립한 비영리법인, 공공기관 등에서 공익적 활동을 전담하는 변호사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다만 특별한 소명의식이나 신념이 없다면 수입이 크지 않은 공익전담변호사의 길을 선뜻 선택하시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공익활동에 관심 있으신 변호사님들께서는 현재 하시는 일을 계속하시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공익소송에 참여하거나 공익법률연구, 상담활동을 일부 병행하시는 방향을 권해드립니다. 변호사는 공익활동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업무를 하시면서 공익활동 시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자는 정도로 시작해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공익활동을 이어가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어떻게 되시나요?

 변호사로서 엄청난 돈을 번다거나 성공해서 명예를 얻는다는 등의 거창한 포부는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되돌아보았을 때 제가 하는 일이 공익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조직들에 도움이 되었고, 그로써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면, 변호사로서의 인생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인터뷰/정리 : 이희숙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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