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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1일의 감사일기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세줄일기’라는 앱을 이용하고 있어, 사진 1장을 첨부하고 3줄만 쓰면 된다. 짧으면 3분 남짓, 길어도 10분을 넘지 않는 시간들이 차곡차곡 모여 있다.

 12월 마지막 달을 앞두고 감사일기를 돌아보니, 2021년 어렵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감사한 일이 많았다. 순간순간 그리고 매일의 삶에는 불안과 걱정의 문제가 있었는데, 감사일기에 적으면서 감사로 전환, 승화되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지금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이 3개월, 아니 3주 후에는 무엇 때문에 고민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별거 아닐 거야, 내려놓고 감사를 올려 드린다.”라며 일기를 쓴 날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이때 무엇 때문에 고민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21년 3월 9일 봄날의 일기에는 “봄이 오고 있는 날, 출근길 다른 길을 선택해 봄을 조금 느꼈다. 나를 사랑해야 가족도 일도 사랑할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바쁜 일상 속 출근길에 지름길보다 조금 돌아가 봄을 느꼈던 날이었다.

 2021년 8월 3일 여름날의 일기에는 “셋째의 돌, 단유... 감사와 미안, 그러나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이 되길, 셋째의 식습관 개선, 잠의 질 개선 힘낼 수 있도록 기도”라고 기록되어 있다. 단유 과정이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서로 잠의 질이 좋아졌고, 만성피로의 문제도 많이 좋아졌다.

 2021년 9월 9일 초가을의 일기에는 “게으름 잘하고 싶은 사람 기대치를 낮추어 우선 시작하자. ‘별님, 엄마와 아빠와 헤어지지 말고 계속 살게 해 주세요.’라는 첫째의 기도, 기특하면서도 찡함. 오랜만에 순천 재판 날 사랑해 주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순천지원에 기차를 타고 가 초가을을 느꼈던 날. 변호사 13년 차가 되어도 여전히 재판이 힘들고 서면 쓰기가 힘든데, 완벽히 잘하려고 해서 그렇다는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에 기대치를 낮추고 ‘우선 시작하자, 날 사랑해 주자’라며 다독였던 날이었다.

 실패와 실수를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고 괴롭지만 ‘감사일기’를 통해 나의 연약함을 마주하고 들여다보고 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마음으로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일을 천천히 꾸준히 해 내고 싶다.

 2021년 12월 31일의 감사일기를 미리 적어 본다. ‘올 한해 건강히 살아온 것 감사. 부족한 엄마, 아내, 동료, 대리인을 믿어 주어 감사, 2022년 1월 1일이 다가올 것에 감사.’

 

정희선 변호사
●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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