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기획
제28회 오사카변호사회와의 교류회의를 마치고
  • 김경수, 김기현
  • 승인 2022.01.03 16:36
  • 호수 610
  • 댓글 0


 저는 작년 10월 11일 제28회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오사카변호사회와의 원격 교류회의에서 ‘형사재판/절차의 IT화’를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작년부터 국제위원회 일본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교류회의를 준비하게 되었고, 발표 주제 선정 당시 형사재판과 절차의 전자화에 관한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형사절차전자문서법)’ 제정안이 논의되고 있는 등 시의성이 있었고, 실무에서도 형사사건의 전자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던 터라 발표를 맡았습니다.

 일본에 관한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어렸을 때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갔는데 아버지가 일본어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어렴풋이 일본어에 관한 관심이 생겼던 것 같고, 고등학교 때 일본 드라마(일드) 등에 대한 흥미로 본격적(?)으로 일본어 독학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어를 습득한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일본어 교재를 공부하는 것 외에 여러 번 일본으로 여행을 가고, 일드나 만화 등을 보면서 천천히 익혀 나갔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봤던 작품들의 주인공 중에 변호사 외에도 검사, 경찰, 판사, 검시관, 피고인 등이 포함된 것을 보면 형사사건을 주제로 한 것들을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저는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에 의대를 다녔는데, 본과 4학년 때 학교 사이 교류로 도쿄대 의대 신경과에서 4주간 실습을 하였습니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영어보다는 일본어로 대화하는 것이 저와 의사 선생님들 모두에게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하기 전에 외국 병원에 좀 더 있어 보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게이오대 의대 혈액(종양) 내과에 2주간 파견을 신청하여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실습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인지, 몇 년 전에 몇 차례 밤 비행기와 전철 막차를 타면서 일본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해 합격하여 일본 의사면허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일본의 행정 체계와 공무원분들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교류회의 주제로 돌아오자면, 전체적으로 전자소송 부분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은 작년 법무성에 ‘형사 절차에서 정보통신기술 활용에 관한 검토회’를 설치하고 올해 3월까지를 예정으로 한 달 정도 간격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본 변호사분들의 관심도도 높았고, 제가 받은 사전 질문만 15개 정도였습니다. 다만 현시점에서 향후 실제 어떤 모습으로 운영될지는 예상이나 추측의 영역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까지는 드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2024년 시행을 목표로 수사와 형사소송 등을 전자적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고, 법무부와 경찰 등도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구축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형사기록의 열람 등사를 전자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변화가 될 것 같습니다. 그와는 별도로 작년 11월부터는 형사소송에서 증인신문과 피고인이 참석하지 않는 공판준비기일은 영상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사례들이 언론상으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저도 형사사건은 아니지만, 인터넷을 통한 영상재판에 출석한 적이 있는데, 매우 편리했습니다. 보편화되면 법원에 직접 출석하는 빈도가 낮아져 업무 환경도 상당히 변하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발표를 준비하면서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재작년에 발간한 『형사 전자소송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와 작년 9월에 개최한 전자소송에 관한 심포지엄 발표 부분을 많이 참고하였고,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해당 자료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분들께서 많은 의견을 주시고 그러한 의견들이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교류회의를 마치고 소규모로 방을 나누어 캐주얼 미팅을 하였고, 간단한 소개 후에 양국 변호사의 수와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에 관해서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내년에는 양국의 변호사님들이 직접 만나 좀 더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김경수 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바른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오사카변호사회 간의 교류회의는 지난 28년간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위원회 일본소위원회가 진행하여 온 공식적인 연례행사로서 2021년에 제28회차를 맞게 되었습니다. 위 교류회의 주관은 한국과 일본이 번갈아 맡아 왔으며, 일본에서 교류회의를 주관할 경우에는 오사카에서, 한국에서 교류회의를 주관할 경우에는 서울에서, 각 교류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교류회의 주제는 당해 이슈가 되었던 법률적 쟁점 중에서 양국이 2 ~ 3개의 항목을 각각 제안하고, 교류회의 3 ~ 4개월 전 양국의 협의로 최종 확정됩니다. 2020년(서울지방변호사회 주관), 2021년(오사카변호사회 주관) 교류회의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교류회의로 대체 진행되었습니다.

 제28회 오사카변호사회와의 교류회의는 2021. 10. 11. 오후 13:30부터 18:00까지, 세션 1에서는 ‘법률시장에서의 플랫폼 사업’, 세션 2에서는 ‘형사재판/절차의 IT화’라는 주제로 개최되었습니다. 저는 세션 1 ‘법률시장에서의 플랫폼 사업’이라는 주제에 관하여 발표를 하였으며, 동일 주제에 관하여 오사카변호사회에서는 마루타니 고스케, 스기이 히데아키, 하세가와 게이치 변호사가 각 발표를 하였습니다. 교류회의를 통하여, 한국은 전체 변호사 중 소수만이 법률플랫폼에 가입되어 있는 반면, 일본은 하나의 법률플랫폼 (뱅고시닷컴)에 일본 변호사 전체 43,000여 명 중 21,000여 명이 가입되어 있고, 해당 법률플랫폼(뱅고시닷컴)은 2015년에 상장하여 현재 시가총액이 1,589억만 엔(한화 1조 6천억 원)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플랫폼 사업의 본질적인 특성인 네트워크 효과, 락인현상에 따른 승자독식 구조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거대 법률플랫폼이 법률시장 전체를 장악할 위험이 있고, 이를 사업자의 도덕적인 책임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각 지방변호사회 간의 토론과 협의를 통하여 법적, 제도적, 기술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고, 오사카회 변호사들은 법률플랫폼이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이를 통하여 사건을 주선(알선)하고 변호사 명의를 빌려서 업무를 하거나, 변호사들 간의 과다경쟁으로 인하여 부적절한 광고 문구로 의뢰인을 유도하는 등 부정적인 면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편 2021년 온라인 교류회의에서는, 2020년 온라인 교류회의와는 달리 양국 변호사들 간의 친선교류의 시간을 갖고자 ‘캐주얼 미팅’ 세션을 추가로 신설하였습니다. 각 주제에 대한 질의응답과 같은 공식적인 절차가 종료된 후, 각국 변호사들은 온라인에서 자기소개를 포함하여, 코로나19, 영화, 음식, 여행과 같은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온라인의 특성을 감안하여 4개의 온라인 방을 개설하였고, 각 방에는 통역자를 포함한 7 ~ 8인의 서울회 및 오사카회 변호사들이 1시간 동안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속하였던 대화방에서는 코로나19로 술을 못 먹으니 형사사건이 줄어서 아쉽다는 이야기, 오징어 게임(넷플릭스),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감소 등과 같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었습니다. 사실 저는 온라인 캐주얼 미팅의 효과에 대하여 의심을 했었는데, 막상 해 보니 자기소개를 할 때의 어색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서로 화면을 보면서 농담과 웃음소리를 듣다가 1시간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비록 2021년 오사카변호사회 교류회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지만, 함께한 일본소위원회 위원님들의 도움으로, 저에게는 오프라인과 다름없는 지식과 친목교류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교류회의 일정을 총괄한 반형걸 일본소위원회 위원장님과 송영욱 국제위원회 위원장님, 통역을 맡아 주신 서연숙 변호사님, 발표안에 관하여 좋은 의견을 주신 대한변호사협회 허중혁 국제이사님, 교류회의 자리를 빛내 주신 서울지방변호사회 김정욱 회장님을 비롯한 서울회 집행부, 그리고 교류회의 발표과정 마지막까지 도와주신 서울회 이혜련 주임님과 사무처 국제팀 직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서 한국과 일본 변호사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교류회의를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김기현 변호사
● 법무법인 정세

김경수, 김기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