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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차 변호사의 단상


 2022년이 되었다. 2009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으니, 14년째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다. 처음 변호사가 된 시절을 돌이켜 보면, 처음 갖게 된 명함 한 장에도 무척 설렜던 반면, 그전까지 대부분 서면으로만 보던 일을 실제 현장에서 경험하며 당혹스러움도 몹시 컸었다. 담당하게 된 사건의 의뢰인 상담, 변론, 증인신문, 구치소 접견 등 모든 과정에서 신입이라 혹여 실수하지 않을까, 변호사니까 뭐든 척척 다 알고 전문성이 돋보여야 할 텐데, 모르는 것을 물어 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던 것 같다. 최선을 다해 밤새워 작성한 서면을 제출하고 ‘이 사건은 내가 이겼다’는 오만방자한 희열을 맘껏 느끼고 있다가, 상대방의 반박 서면을 받아 보고는 곧바로 그전의 의기양양함은 다 어디로 가고 패소할 것 같은 두려움에 망연자실하며, 서면 공방의 진행 과정에 따라 일희일비했으니, 그 당시 누가 나를 보면 정서불안으로 보지 않았을까 싶어 웃음이 난다. 그때는 10년 차를 넘긴 선배변호사님들을 보면 모든 것에 자신감이 있고, 여유가 있어 보였다.

 어느새 나도 10년 차를 훌쩍 넘긴 변호사가 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 소속과 역할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끝도 없이 늘어난다. 다행인 것은 예전처럼 전문가니까 다 알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나 불안감은 감소했고, 대신 모르는 것은 질문하여 사실관계를 빠르게 확인하고, 선례를 찾고, 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잘 해결할 방안을 찾을 여유가 조금은 생긴 것 같다. 또한, 업무뿐만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을 살피는 여유도 함께 갖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나의 변호사 생활을 뒤돌아보니, 회사도, 업무도, 결국은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융, 부동산, 공정거래, 이혼 등 어떤 특정 분야로 전문성을 키우면 좋을지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내가 그 분야를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거나, 하기 싫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신입 시절부터 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씁쓸한 현실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실망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좋은 회사의 기준도 각자 다르고, 회사가 바라는 인재도 각각 다르다. 어느 시점 그것이 상호 맞아떨어질 때, 인연이 시작되고 삶의 방향도 바뀐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 에너지 분야로 전문성을 키워보겠다는 결심을 스스로 한 적은 없었는데, 한국전력공사 법무실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 분야에 대한 법률자문과 소송을 계속 수행하게 되었고, 현재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에너지기술개발(R&D)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 업무를 계속하게 되니, 의도하지 않아도 관련 정보를 많이 듣게 되어 관심도 늘고, 만나는 사람도 그 분야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시 합격 이후 “내가 다시 시험 보는 공부를 하나 봐라” 하고 굳게 다짐했건만, 그린뉴딜, 탄소중립시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니, 결국 올해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에너지환경정책 분야를 공부하기로 했다. 어쩌다 업무에 이어 학업까지, 에너지 분야의 인연은 계속될 것 같다.

 지난해 이직을 하고, 처음으로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을 마주했다. 새롭게 알아 가야 할 부분이 또 늘어났다. ‘얼마나 연차가 더 쌓여야 진정한 고수가 될까’ 궁금하면서도, 연차가 얼마가되었든, 모든 변호사들은 자신들의 현안에 대해 끊임없이 배우고 고민하고 배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위안이 든다. 대한민국 변호사님들 파이팅!

 

신영인 변호사
●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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