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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절차에서 면책된 채무를 별도로 변제하기로 한 약정의 효력


회생ㆍ파산절차와 면책

 회생, 파산, 개인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채무자는 지급불능의 상태에서 벗어나 경제적 재기와 회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도산절차를 통한 재기의 핵심 메커니즘은 채무자가 기존 채무에 대한 무제한의 책임에서 벗어나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해진 변제금을 지급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는 ‘면책제도’ 덕분입니다. 채무자의 소득이나 재산으로부터 채권자들 사이의 적정하고 공평한 만족을 받아야 하는 도산절차에서도 채무자의 경제적 갱생은 도모돼야 하기 때문에, 채무자에게 오로지 채무 변제를 위해서만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극단적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는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면책의 효력과 시기

 면책이라 함은 채무 자체는 존속하지만 채무자에 대하여 이행을 강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면책된 채권은 통상의 채권이 가지는 소제기 권능을 상실하게 됩니다(대법원 2019. 7. 25.자 2018마6313 결정 등).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 명칭 생략) 제2편의 회생절차에서는 법원이 별도의 면책결정을 하지 않지만, 회생계획에 대한 인가결정이 있으면 채무자는 회생계획에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관한 책임에서 면책되나(제251조), 제3편의 파산절차, 제4편의 개인회생절차에서는 환가된 재산에서 배당이 완료되거나 변제계획 수행이 완료된 후 법원의 별도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나머지 파산채권, 개인회생채권에 대하여 면책의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제566조, 제625조). 따라서 파산절차나 개인회생절차에서 면책결정을 따로 받지 못하면 채무자는 강제집행의 위험에 계속 노출되므로 경제적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됩니다.
 

채무재승인약정과 면책의 효력범위

 그런데 채무자에 따라서는 도산절차 진행 중에 또는 면책결정까지 확정된 이후에도 채권자와 사이에서 별도의 약정으로 파산채권 또는 개인회생채권을 변제해 주기로 하는 약정(이른바 채무재승인약정)을 해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채무재승인약정이 일괄적으로 무효라고 보지는 않으나, 법이 인정한 면책제도의 취지에 반하거나 이를 잠탈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 그 효력을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파산절차에서 면책결정이 있은 후 체결된 채무재승인약정에 대하여, 채무자가 면책된 채무를 변제한다는 점에 대하여 충분히 인식하였음에도 자발적인 의사로 채무를 변제하기로 하였다는 사정과 그 약정으로 인해 채무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2021. 9. 9. 선고 대법원 2020다269794 판결), 개인회생절차에서 변제계획 수행 중 채권자에게 잔액을 변제하겠다는 채무재승인약정(이행각서)을 작성한 경우, 원채무의 일부 변제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실질적으로 개인회생채무와 동일성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채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면책결정의 효력이 재승인채무에도 미친다고 판단하였습니다(2021. 9. 9. 선고 대법원 2020다277184 판결). 이와 같이 면책의 효력이 미치는 채무재승인약정에 기한 이행청구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의 대상이 됩니다.

 

김장훈 변호사
● 김·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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