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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종식 변호사 인터뷰


Q.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과 같은 집합건물 분쟁 실무에서 다수의 자문 및 소송을 수행하여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법무법인 라움의 부종식 변호사님을 만났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사법연수원을 37기로 수료하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만 14년 차 변호사 부종식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러한 인터뷰 제안을 주셔서 황송하네요. 제가 인터뷰에 응할 위치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저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2년간 로펌 소속변호사로 일하다가 2010년 개업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개업 후 ‘맨땅에 헤딩’한다는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변호사 생활을 해 나갈지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동대문시장의 쇼핑몰 분양사기사건을 맡아 해결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동대문 쇼핑몰 소유자분들의 소개로 하나둘 쇼핑몰 자문과 소송을 하다 보니 집합건물이라는 것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당시 ‘집합건물’이라는 용어도 생소하고 또 참고할 만한 판례나 문헌이 거의 없던 터라, 소송을 하면서 변론과정에서 재판부와 거의 스터디 하듯 하면서 배우고, 판결문 하나 받으면 금지옥엽처럼 여기면서 사용하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종전에 집합건물 분야를 다루던 분이 없다 보니 처음으로 연구하는 재미도 있었고, 또 새로운 길을 간다는 데 나름 보람이 있었습니다. 종전에도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의 관리비나 관리권 등을 둘러싼 분쟁들이 있어 왔지만 제가 처음 소송을 할 때만 해도 법적 분쟁화된 사례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상가, 오피스텔의 가치가 아파트 못지않게 올라가고 신도시에 다수의 오피스텔이 생기다 보니 분쟁이 늘어나 저 역시 자문이나 사건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10여 년이 넘게 흘렀네요.

Q. 집합건물의 경우, 다수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법률관계도 복잡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분쟁 실무에서 변호사로서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 오셨는지요?

 집합건물은 적게는 몇십 개, 많게는 천 개 이상의 구분소유권이 한 개의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여기에 신생 건물의 경우, 시행사와 관리회사의 이해관계까지 겹쳐 이러한 이해관계를 정리하고 각 당사자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관리단을 구성하고 대표 임원들을 선임하는 과정은 현재까지도 가끔 폭력행위가 벌어지는 등 조금 살벌(?)하죠. 마치 건물 하나를 놓고 수성과 공성이 교차하여 공성전이 벌어지는 느낌도 자주 갖습니다.

 제가 자문하는 측의 상대방 측에서,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과 손 떼 달라는 회유, 업무방해가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요, 사실 상대방 측의 도발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제가 자문하는 측이 오히려 단합되지 못하고 의견이 나뉠 때는 난감해서 이때는 제가 큰소리도 내고, 어르기도 하면서 해결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잦은 회의에다가 지속적인 자문 요청과 관련 소송까지 해야 해서, 확실히 이 분야가 책상에 앉아서 깔끔하게 서류작업만 하는 분야는 아니죠.

Q. 약 14년 이상 분쟁의 현장 한가운데서 지내 오시면서 기억에 남는 사례나 경험, 보람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집합건물을 다루는 법인 집합건물법은 연혁으로 따지자면 1984년 제정된 매우 오래된 법이지만 조항이 총 66조밖에 없습니다. 이 말은 곧 실무에서 문제되는 분쟁에 있어서 법이 정해 주는 부분은 매우 한정적이고, 대부분 판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다 보니 법원의 태도도 각각일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건물에 있는 임차인들이 서면으로만 결의를 해서 소유권자들의 단체인 관리단의 대표자를 뽑을 수 있는지’의 쟁점이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이 쟁점에 대해 1심부터 패소했던 사건을 맡아 결국 대법원 파기환송까지 이끌어 낸 게 최근 기억에 남는 사례입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이 어느 해에는 집합건물의 일종인 분양형 호텔 사건이 집중적으로 수임되고, 또 어느 해에는 지식산업센터 사례가 쏟아진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많이 지어져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은데, 이러한 사건 중 특히 분양형 호텔은 제주, 인천, 부산, 여수, 목포, 강릉, 속초 등 주요 관광지가 많아 자문이나 소송을 하면서 여행 가듯이 사건 현장을 오가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과 같이 집합건물에는 많은 소유자, 임차인들이 있기 때문에 한 건물에서 업무가 성공적으로 잘 마쳐지면 이분들이 연이어 자문이나 사건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러한 소개를 업무 성공에 대한 그분들의 마음의 표시로 생각해서 이 점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부종식 변호사의 집합건물 분쟁 114』라는 책을 집필하셨는데, 관련 법령, 판례들, 연구 논문, 분쟁 유형별로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 등이 실려 있어 실무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개업 후 집합건물인 동대문 쇼핑몰 분양사기사건을 맡아 수행하면서 참고할 만한 판례나 문헌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행했던 사례와 기본 판례를 모아 2014년 3월에 처음 출간을 했는데, 현재 4판까지 개정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당초 집필 의도는 집합건물 관련 분쟁에 대해 문의하시는 건물 당사자분들에게 참고용으로 드리려고 출간했던 것인데, 직접 자문이나 소송을 담당하시는 실무가분들도 많이 참고하신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위 책을 출간하기 전까지는 주로 서울, 경기권에서 사건의뢰가 들어왔다면, 위 책 출간 이후부터는 전국적으로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Q. 부동산 이외에도 노동, 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연구와 실무를 함께 하시고 계신 것 같은데, 계기가 있는지요?

 원래 연수원에서는 의료법이나, 사회보장법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속변호사로 있을 때 소속 로펌 파트너 변호사님의 배려로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해서 의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개업해서는 박사과정을 사회법(노동법, 사회보장법)으로 진학했습니다. 이후 이러한 학문적 전공을 바탕으로 모교 대학과 대학원 강의를 의뢰받아 8년 정도 강의했고, 현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법 연구와 실무는 저의 집합건물 분쟁 실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 결국 투 트랙으로 병행하고 있습니다.

Q. 2018년에 설립된 법무법인 라움의 대표변호사이신데, 법인 대표로서 가진 운영 철학과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노력이 있을까요?

 라움(Raum)은 영어의 룸(room)과 같은 어원의 독일어인데요, 독일어 라움은 영어의 룸보다는 넓은 공간을 의미하고, 이 넓은 공간 안에서 의뢰인과 변호사 간, 그리고 라움 변호사들 간 소통하고, 해결책(솔루션)을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통과 해결책의 바탕은 당연히 변호사로서 추구할 ‘정의’뿐 아니라 그 정의보다 더 넓은 의미인 ‘공정함’까지도 되어야겠다는 것이 저희 법인의 운영 철학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너무 거창한가요? (웃음)

 저희 법인은 ‘원팀’을 강조합니다. 구성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각자의 전문분야, 예컨대, 집합건물 이외에 부동산, 가사, 행정, 노동, 형사, 일반 민사 담당 변호사를 정하여 사건을 집중적으로 배정해서 라움이라는 공간 안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고, 또 구성원은 맡은 사건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전문가는 같은 사건을 많이, 그리고 반복해야만 되는 것이니까요.
 


Q. ‘부종식변호사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신데요. 집합건물법 관련 Q&A나 OX 퀴즈, 노동법 강의, 가상화폐 Q&A 등 법률적인 콘텐츠 이외에도 슬기로운 로펌생활, 쾌변(快辯) Mr. Boo 등 다양한 소재의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라움법률TV코너에서 아나운서, PD 등이 출연하는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는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변호사로서 유튜브 채널을 어떻게 활용하시는지요?

 개업 초기에 했던 고민은 과연 내가 영업이란 것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영업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다고 해도 사 갈 수 있도록 진열도 잘하고 광고도 해야 팔리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개업 후 저의 첫 사건이, 제가 소속변호사로 있을 때 로펌 홈페이지에 글을 하나 올린 게 있었는데, 그 글을 보고 찾아오셔서 사건을 의뢰하셨던 것이고 그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때 사람을 만나면서 영업하지 말고 차라리 인터넷에 글을 올려야겠다고 마음먹고 그때부터 블로그를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처음 몇 년간은 블로그에 글을 올려도 사건으로 연결되지 않았는데, 블로그 글이 쌓인 지 4 ~ 5년차 되던 때부터 블로그 글을 보고 조금씩 수임이 되더니 이후 블로그를 통한 사건 수임이 기존 의뢰인 사건 수임을 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지내다 갑자기 상업성 블로그가 많아져서 2018년경부터는 아무리 글을 올려도 노출이 안 되고 블로그를 통한 수임도 급감했습니다. 집합건물 분야를 하시는 변호사님도 많아졌고요.

 그래서 블로그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유튜브였습니다. 처음에는 동영상 찍는 것도 쑥스러웠는데, 그냥 짧게라도 직접 얼굴 보이면서 분쟁의 해결 방안을 전달하자는 마음으로 촬영을 했고, 곧바로 편집하고 업로드까지 직접 하는 게 익숙해지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습니다. 현재는 저의 사건 수임의 80% 이상이 유튜브를 통한 수임입니다.

 다만, 유튜브로 일반적인 민사, 형사, 가사의 내용을 올려도 수임과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저의 전문분야인 집합건물에 대한 콘텐츠가 수임과 직결되었습니다. 예비 의뢰인이 제 영상을 보고 수임을 결정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구독자 수나 조회 수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1만 명이 본 영상이라해도 단 한 건도 수임이 안 되었는데, 고작 20여 명이 본 영상인데도 같은 영상을 보고 몇 건이 수임된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유튜브를 영업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하면서 올리고 있습니다.

 결국 일반인 접근이 쉽지 않은 독창적인 분야에 대한 내용, 콘텐츠가 수임과 연결된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맞추고는 있는데, 제 전문분야 이외에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도 조금씩 올리고 있습니다.

Q. 제3자의 시각으로 보면, 변호사님은 전문성뿐 아니라 동료변호사, 실제 의뢰인, 잠재적 의뢰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하고, 고려대학교에서 석탑강의상을 수회 받을 정도로 가르치는 재능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과찬이십니다. 저 역시 단점이 많고 더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 모두 일을 하셨기 때문에 항상 바쁘셔서 외할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꼬맹이가 할머니와 어르신들의 대화를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옆에서 듣고 자꾸 참견하다 보니 어린 시절 별명이 ‘참석 과장’이었습니다. 이때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의뢰인이 방문하셔서 2시간이든 3시간이든 하소연하셔도 그냥 들어 드리는 게 저로서는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음 일정 때문에 자주 그렇게는 못하지만, 이런 점이 변호사 직업으로서는 아무래도 장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업 초기에 의정부에서 서울 교대까지 내려와 정말 2 ~ 3시간 말씀만 하시다가 돌아가시는 노부부가 계셨습니다. 당시 개업해서 사건도 없는 터라 오시는 것도 고마워서 말씀을 다 들어 드렸는데, 몇 개월 뒤 그 노부부가 백억 대가 넘는 자산가라는 것과 이 많은 재산과 관련된 사건이 10개가 넘게 있다는 사실을 직접 말씀하셔서 알게 되었고, 그 사건을 전부 수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개업 초기에 집합건물 사건을 계속해서 진득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노부부가 맡겨 주신 사건을 해결하면서 고정적인 수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잘 듣는 것’이 변호사의 덕목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후배변호사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전에 사법시험 볼 때 어떻게 하면 합격할 수 있을지 너무나 고민이 되었는데, 선배가 1천 명이 합격하면 1천가지의 합격 방법이 있는 것이니 합격 방법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말고 독자적인 방법을 찾으라는 말을 듣고 위로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각자 원하는 변호사상이 다를 것이고, 그 방법 또한 다양할 것입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로 어느 분야 전문가로서의 변호사는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unique)한 분야’에서, ‘승소율이나 성공률이 높은’ 변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독특한 분야를 찾기 위해서는 내 수임사건, 사회경제적 이슈, 주변 선배나 동료변호사들의 조언 등에서 찾으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박승길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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