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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위헌 결정은 자구만 변경된 개정법률에도 효력을 미치는가
1. 사안과 쟁점

피고인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와 이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특가법 제11조 제1항 제6호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즉시 상고하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위 항소심판결 선고 하루 뒤인 2014. 4. 24.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본 사건의 적용법조인 특가법 조항과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개정 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은 그 자구만을 쉽게 풀어 쓴―이 사건의 경우 ‘내지(乃至)’라는 한자어를 ‘부터~까지’로 풀어 쓴 것에 불과하다― 개정법률(조항)에까지 그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및 그러한 해석권한이 법원에 속하는지 여부이다. 

2. 판결 요지 

개정 특가법 조항들은 구 특가법 조항들의 한글화, 어려운 법률용어의 순화, 한글맞춤법 등 어문 규범의 준수 및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법 문장의 구성 등의 방식으로 그 자구만이 형식적으로 변경된 데 불과하여 그 개정 전후 법률조항들 자체의 의미내용에 아무런 변동이 없고, 개정 특가법 조항이 해당 법률의 다른 조항이나 관련 다른 법률과의 체계적 해석에서도 구 특가법 조항과 다른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없어 양자의 동일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위헌 결정의 주문에 개정 특가법 조항이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그 위헌 결정의 효력은 개정 특가법 조항의 해당 부분(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판례 평석 

우선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어놓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한 학자들의 공식적인 견해도 지금까지는 전무하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입장을 옹호하는 견해부터 살펴본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이명웅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법은 제45조 단서를 통해 헌재가 해당 법률조항의 범위를 넘는 위헌 결정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는데,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법률의 근거 없이는 심판 대상 조항 이외의 것을 건드릴 수 없다는 취지이고, 법원이 법률의 근거 없이 해석을 통해 위헌 결정을 확장하는 것은 소극적인 입법을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대법원의 입장은 “헌법재판소법도 법률인지라 종국에는 그 내용, 예를 들면 위헌 결정에 대한 제47조의 의미 여하도 대법원의 해석에 달려 있는 것”이라는 양창수 전 대법관의 퇴임사에 잘 나타나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도 결국에는 법률이고, 법률의 해석은 사법의 본질적 작용으로 헌법 제101조 제1항에 의하여 법원의 권한에 속하므로 제47조의 해석 역시 법원의 권한에 속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의 해석은 이미 대법원이 오래전부터 해왔던 것이고, 헌법재판소는 한정 위헌 결정과 관련된 문제 이외에는 대법원의 위와 같은 법률해석권을 존중하여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본 사안에서는 법원의 입장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우선 법원은 ‘위헌 결정의 효력’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47조를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왔다. 즉, 헌법재판소법 명문 규정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 주문에도 불구하고 위헌 결정의 장래효에도 불구하고 소급효를 전면적으로 인정하거나, 소위 미래효를 가지는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소급효를 인정하여 왔다. 또한 야간옥외집회의 ‘주최자’ 부분에 관한 위헌 결정을 해석을 통하여 ‘단순참가자’에도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보아 그 적용을 거부하였고, 나아가 대상판례와 같이 기존의 헌법재판소가 개정 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혹은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개정 후 법률(조항)까지 그 심판대상을 확대하여 위헌선언한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위헌으로 선언되지 아니한 개정 후 법률(조항)을 위헌으로 해석하여 그 적용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당사자의 인권 보호 및 소송경제의 관점이라는 필요성에서 나아가 개정 후 법률에 의하여 판결이 확정된 자는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입장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헌법재판소가 대상판결과 같이 구법에 대하여만 위헌 결정을 하였고, 구법과 신법 모두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법정형이 높아 공소시효가 장기인 경우가 가장 비근한 예일 것이다. 이 경우 신법으로 유죄 확정된 자가 법원에 재심을 신청한 경우, 당사자에게 적용된 신법은 애초에 위헌으로 선언되지 않았기 재심사유가 없어 기각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당사자는 신법이 적용되는 타인의 형사사건에서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법원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고, 헌법재판소가 위헌심판제청된 신법을 위헌으로 선언하는 결정을 기다려 재심재판을 청구하는 방법 이외에는 도리가 없다. 만일 신법이 적용되는 다른 형사사건이 없다면 어떠한가? 이 경우 위 당사자는 영영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없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결국 대상판결에서의 법원의 입장을 옹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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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영 변호사
사법시험 제40회(연수원 30기)
단국대 법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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