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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원법 개정에 대한 단상


 군사법원 군판사를 마지막으로 23년간의 군법무관 생활을 마치고 2022년 2월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마침 군 사법개혁 차원에서 작년에 매우 급박하게 개정 작업이 진행되었던 「군사법원법 (법률 제18465호, 2021. 9. 24., 일부개정)」이 22. 7. 1.부터 시행되게 되어, 22. 7. 1. 이후 범해지는 성폭력범죄(아청법상 아동 · 청소년대상 성범죄 포함), 군내 사망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 입대 전 범죄는 민간 사법기관에서 수사, 기소, 재판을 담당하게 되고, 22. 7. 1.부터는 모든 군 형사사건에 대한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군사법원법을 개정하다 보니 적지 않은 문제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군 성폭력 여군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국민적 공분 때문에 ‘군내 성폭력범죄’를 민간 사법기관으로 넘기게 된 것인데, 군인 등이 일과 후 또는 휴가 중에 저지른 카메라등이용불법촬영죄도 군 사법기관이 아닌 민간 사법기관이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군 의문사’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군내 사망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를 민간 사법기관으로 넘기게 되었고, 군에서 폭발물 폭발사건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에도 수사부터 재판까지 민간 사법기관이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사건들은 피고인의 신분 또는 사건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군 사법기관에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한 사건들인데, 이러한 점들에 대한 신중한 검토 없이 군사법원법이 개정된 것입니다.

 한편 군사법원의 양형이 민간법원의 양형보다 가볍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이미 꽤 많은 군 형사사건이 민간법원에서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이 맞는지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육군의 경우 병사들의 복무기간이 18개월이기 때문에 상관모욕죄를 저지른 병사가 구속되지 않고 전역하는 경우에는 군검찰 단계 또는 군사재판 중에 민간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군간부들의 경우도 늦어도 항소심 단계에서는 징계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피고인이 파면이나 해임의 중징계를 받는 경우에는 군인 신분을 상실하여 민간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상관모욕범죄나 성폭력범죄에 대한 군사법원과 민간법원의 판결을 개별 사건의 양형 사유까지 분석하여 비교해 본다면 대체로 군사법원의 양형이 민간법원의 양형과 비슷하거나 무겁다는 의견이 법조계의 중론인 것 같습니다.

 ‘우문현답’이라는 건배사가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뜻입니다. 군검찰과 군사법원은 지리적 격오지에 위치하거나 존재 목적과 조직 · 기능상의 특수성이 있는 군(軍)이 법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특별히 설치된 검찰 및 법원입니다. 따라서 군사법에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에는 법제도에 원인이 있는지 또는 그 운용에 원인이 있는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 후에 대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군(軍) 현장’으로부터 먼 곳에 존재하는 사법시스템은 현장보존 등 초동수사의 실패 가능성, 지휘관들의 부대 관리 및 지휘 · 감독 관련 권한 및 책임의 모호성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피의자(피고인)와 참고인 등의 수사기관 또는 법정 출석을 위한 이동 문제, 군과 민간 사법기관 간의 갈등 문제 등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게 됩니다. 군내 사망사고 또는 성폭력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현장으로부터 떨어져 있고 업무 과부하에 걸려 있는 민간 사법기관들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동시에 군의 임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끝으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과 군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규정이 형사소송법과 군사법원법이 다른 문제, 군사재판 사건의 피해자들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 배상명령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문제, 민간 검찰이나 법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프로스나 코트넷과 같은 시스템이 군검찰과 군사법원에는 없는 문제, 군법무관의 열악한 인력 수급 및 교육 시스템 등에도 국회와 정부가 관심을 가져 군 사법개혁이 내실 있게 진행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형동 변호사
● 법무법인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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