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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건물 독립정산제에 관하여(2)


상가협의회의 임의단체적 성질에 따른 문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상가 독립정산제 약정’에 관한 정의가 내려지기는 하였으나, 상가 독립정산제에 따라 상가관리처분계획안을 독자적으로 수립하게 될 상가협의회가 도시정비법상 단체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하나의 정비구역에 복수의 재건축조합이 존재한다는 것은, 같은 사업에 여러 공행정주체가 존재하는 것이 되어 도시정비법 제31조 제1항, 제2항의 취지에 반하고, 대법원 판례 역시 하나의 정비구역 내에 조합 설립을 위한 복수의 추진위원회 설립을 금지하고 있는바(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두12297 판결 참조), 상가 소유자들은 재건축조합원에 속한 조합원들이고, 이들이 별도로 구성한 상가협의회는 법정단체가 아닌 임의단체에 불과합니다. 이에 따라 상가협의회가 수립한 상가관리처분계획안은 아무런 행정 권한도 없는 임의단체가 작성한 가안일 뿐이어서 사실상 유명무실할 우려가 있습니다.

 하나의 정비구역 내에 복수의 상가협의회가 설립되어 충돌하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일례로 상가 독립정산제를 수행할 상가협의회가 도시정비법에 따른 단체로 인정을 받지 못하니, 기존 상가협의회에 반발한 상가 소유자들이 별도의 상가협의회를 설립하였고, 재건축조합이 기존 상가협의회와 체결한 상가 독립정산제 약정에 따라 기존 상가협의회가 수립한 상가관리계획안을 반영하여 관리처분변경계획안을 통과시키자, 신설된 상가협의회는 기존 상가협의회가 상가관리계획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상가 소유자들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반발하였고, 이에 사업이 장기간 중단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립정산제 및 상가협의회가 도시정비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아, 상가협의회의 정관은 통상적인 재건축조합의 정관의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상가조합원들의 결의와 관련하여서도 일관된 해석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상가 소유자들을 배제하는 현상의 발생

 ‘상가 독립정산제 약정’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 보니, 재건축조합 측이 처음부터 상가 소유자들과의 분쟁을 회피하고자 상가를 재건축에서 배제하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67조 제1항 제2호, 제35조 제3항에 따르면, 재건축조합의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려는 때에는 주택단지의 공동주택의 각 동(복리시설의 경우에는 주택단지의 복리시설 전체를 하나의 동으로 봅니다)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2019년 개정 전까지는 4분의 3 이상의 동의)와 주택단지의 전체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4분의 3 이상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시장 · 군수 등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동의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토지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위 규정에 따라 최근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토지분할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뒤 상가건물을 재건축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상가 소유자들과 재건축조합 간의 분쟁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어느 재건축정비사업구역의 경우, 상가 소유자들은 재건축조합이 토지분할 청구 없이 상가 대지를 사업구역에서 제외한 상태로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하고 관할관청이 이를 인가하였다는 이유로 조합설립인가 무효확인 및 사업시행계획, 관리처분총회결의 무효확인 청구의 소를 잇달아 제기하였고, 위 각 소송에서 제1심법원은 상가 소유자들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하지만 항소심법원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위 각 인가처분 및 계획, 총회 결의 당시를 기준으로 토지분할 청구의 전제가 되는 ‘하나의 주택단지’의 해석에 관한 판례나 학설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아니하였고, 아파트와 상가건물이 1979. 9. 18. 하나의 사업계획으로 승인받아 건축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인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대장 등은 각 인가처분이 있었던 때로부터 약 25년 전인 1978년 내지 1980년경에 작성되고 최근까지 국가기록원에서 보관 중이었으므로, 아파트와 상가가 하나의 사업계획으로 승인받아 건설되었다는 사실관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당연무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두57957 판결 참조).
 

시사점

 현재 재건축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정비구역의 경우 대부분 1970 ~ 1980년대에 건축된 아파트단지들로서 상가건물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상가 소유자들의 수가 아파트 소유자들에 비해 열세에 있어 그동안 상가 소유자들의 이해관계가 조율되지 아니한 사업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되어왔고, 분쟁이 격화되었습니다. 재건축조합 측은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상가 소유자들 또는 이들을 대표하는 ‘상가협의회’와의 사이에 ‘상가 독립정산제 약정’을 체결하였고, 대법원 판례에 의해 그 정의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나, 도시정비법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 아직도 일관된 해석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대한 재건축조합의 총회 결의 및 정관을 통해 ‘상가 독립정산제 약정’과 관련하여 세부적인 내용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 분쟁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힘찬 변호사
●  LKB 부동산건설그룹(도시정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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