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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선거를 앞두고
요즘 주위 변호사들로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누가 되든 관심 없다. 먹고 살기도 바쁘다. 누가 되든 다 똑같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아마 연못 안에서 열심히 움직이는 백조의 안쓰러운 발짓을 알지 못해서, 그로 인해 겨울 연못이 얼지 않아 물 속의 고기들이 숨쉴 수 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만 명이 넘는 변호사들을 대변하며 변호사들의 위상을 높이고 직역을 확대하고 변호사들의 고민을 함께 아파하며 그 해결을 위해 많은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 보면 진정으로 나를 위해, 변호사 전체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회장후보들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누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더 적합할까.

대학 1학년 때 형사법학회에서 학회활동으로 형사모의재판을 한 적이 있다. 선배들이 문익환목사 역할을 맡을 사람으로 친한 동기를 뽑았는데 나는 절대 안 어울린다며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녀석은 그 역할을 충격적일 정도로 잘 해냈다. 친한 친구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지금도 나의 인생관을 바꿀 정도로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이후로 나는 사람들의 장단점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 사람은 안 돼”라는 표현도 되도록 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어느 후보가 더 나은가 섣불리 판단하는 대신 ‘이런 사람이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려고 한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사고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2004년 7월 서른 여섯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하여 4년 만에 합격했다. 법대를 졸업하고 일 년 정도 신림동 고시촌에 머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주로 만화책과 무협지에 탐닉했기에 그 시간은 셈에서 뺐다. 그 4년 동안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자나깨나 오로지 시험 생각만 했다. 가족의 간절한 기도와 약간의 운을 제외하고, 매우 평범한 두뇌의 소유자이며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였던 내가 합격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이다. 

제93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이처럼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변호사 전체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연구해 온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또한 세대 간 조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다양한 연령대의 지지를 받는 사람, 검찰과 법원과의 협상의 테이블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사람, 무엇보다도 公約이 空約이 되지 않도록 오랜 연구와 준비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회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회장 후보들을 직접 만나 보고 대화를 나눠 볼 기회를 가지기를 바란다. 후보들이 내걸고 있는 공약 중에서 평소 관심 있었던 부분이 있으면 구체적인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질문을 던져 보라. 짧은 몇 분 동안의 대화만으로도 그 사람이 그 문제를 얼마나 오랫동안 생각해 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가 하루 종일 생각하고 있는 것, 그것이 그 사람인 것이다 -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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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혜 변호사
사법시험 제50회(연수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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