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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영화감독 인터뷰


Q___ 이번 ‘인물 탐방’에서는 김지훈 영화감독님을 모셨습니다. 저희 회원분들 중에는 김지훈 감독님 하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화려한 휴가> 감독님 하면 아마 다들 아실 것 같아요. 감독님,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4월 말에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개봉한 김지훈 감독입니다. 이렇게 찾아 주셔서 영광입니다. 저는 한양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 후 줄곧 충무로에서 영화를 하는 영화쟁이입니다. 연출작으로는 <목포는 항구다>, <화려한 휴가>, <타워>, <싱크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있고, <코리아>라는 탁구 영화도 제작했습니다.

Q___ 감독님의 작품 중에서는 아무래도 <화려한 휴가>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대체로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사회상과 연결되는 부분들을 주제로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개봉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제작하시게 된 계기나 사연 같은 것이 있는지요?

 그동안 영화 <화려한 휴가>를 제외하고는 주제적으로나 사회적인 의미를 두고 연출을 하지 않았습니다 (웃음). 영화 작업은 통상적으로 3년에서 5년 정도 제작 기간이 필요합니다. 영화 <타워> 이후 스스로 충전시간을 가지려고 여행도 많이 했고, 가족이랑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에서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의 학교생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들이 점점 ‘가해자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학교폭력 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을 때인데, 때마침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던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접하게 된 후 영화화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원작이 연극인데요, 영화가 많이 각색되고 윤색되어서 연극하고는 상당히 다릅니다. 연극도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Q___ 최근 코로나 때문에 영화계도 많은 타격을 입었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어떤 변화를 겪으셨나요?

 사실 이번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작품은 미투 사태로 개봉이 4년이나 미뤄졌습니다. 그리고 영화 <싱크홀>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이나 개봉이 연기되었고요. 사실 코로나로 가장 피해를 본 감독 중 한 명입니다.

 팬데믹 이후 영화계는 여러 산업 중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플랫폼 기반의 OTT는 아마도 영화산업의 미래를 강제적으로 변화시키고, 거대한 영화산업 시스템의 종식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많은 영화인들이 OTT로 이동 중인데, 조만간 저도 강제적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___ 감독님께서는 2004년 <목포는 항구다>라는 영화로 장편 영화감독으로 입봉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 영화를 전공하셨었나요?

 중학교 때 배창호 감독님의 영화 <깊고 푸른 밤>을 보던 중 그랜드캐니언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아, 영화감독하면 외국을 갈 수 있구나’라는 막연한 망상 같은 것이 오늘의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을 갖게 한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티브는 정상적인 시스템보다는 다소 엉뚱한 프로세스가 만들어내는 것 같은데 저도 그랬던 거 같네요.

 지금은 전국 대학에 130개의 영상 관련 학과가 생길 정도로 핫하지만 저희 때는 연극영화학과가 5개 정도 있었어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니까 선배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너는 두 번 운 좋은 놈이다. 한 번은 5억 개 이상의 아버지의 정자의 경쟁률을 이겨낸 놈이고, 또 한 번은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경쟁률을 이겨낸 놈이다.”

 막상 사회에 진출해 보니 감독 입봉하는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여기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늘 꿈인가 생시인가 싶습니다. 그 후 경쟁사회와 피로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때 그 선배 말이 상당히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Q___ 작품활동을 하시다 보면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작품 섭외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를 어떤 방법으로 푸시나요?

 작품 기획을 거의 제가 직접 하기 때문에 다른 제작사나 다른 투자사의 작품을 연출할 일이 잘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저에게 맞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별로 스트레스는 없습니다만, ‘고슴도치도 제 눈에는 제 자식이 예쁘듯’ 제가 기획한 것에 있어서 나르시시즘에 빠지지 않도록 늘 애쓰고 있습니다.

Q___ 저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영화를 두 번 보았는데요, 작품 중에 나오는 법정 장면이 이전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실제와 가깝다고 보였습니다. 작품 중에 법정 장면이나 소송 관련 소재가 있을 때 자문을 따로 구하시는지요?

 법정 장면은 연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장면이었습니다. 법정이 주는 공간의 생소함이나 판사와 검사, 그리고 변호사의 말투나 동작, 법정의 시스템을 제가 전혀 알지 못해서 자문도 많이 얻고 법정도 방청했는데, 생각보다는 재미는 없었습니다(웃음). 그래서 영화적으로 재해석해야 했고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법정 장면은 늘 영화에서 가장 하이 텐션 공간이고 카타르시스 공간이기도 합니다. 관객들이 요구하는 완성도가 있는데, 제가 그걸 잘 표현한지는 모르겠지만 법조계 관계자들께서 배려심을 가지고 영화를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___ 끝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학교 시절 녹두거리에서 살았는데요. 그냥 그때가 저의 화양연화였던 것 같습니다. 고시공부하던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과 신사리(신림사거리), 봉사리(봉천사거리)를 누볐던 추억들... 식권 식당, 비디오 가게, 학원들 그리고 공중전화 앞에 줄 서서 전화하던 고시생들.... 그 시절을 함께 하였던 변호사님들을 보면 남 같지 않습니다.

 독재 시절 정의로웠던 변호사님들과 지금도 어디선가 사법 정의를 위해 전진하는 그분들을 존경합니다. 영화 소재로도 자주 등장하시는 분들이고요. 앞으로도 계속 사법 정의를 지켜 주시길 바라며, 한국영화도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심형훈 주간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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