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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회사분할과 고용관계의 승계
회사분할과 고용관계의 승계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4282 판결-


1. 사안과 쟁점
원고는 2009년 4월경 법인사업에 관해 상법상 회사분할을 하여 신설된 회사에게 이전하였다. 참가인 근로자는 1988년경 원고에 입사하였는데, 업무의 이전으로 신설회사로 소속이 변경된 근로자이고,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다. 원고는 회사분할을 계획하고 노조에게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자, 근로자들을 상대로 그 필요성과 고용승계 등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원고는 근로자들에게 인사명령 또는 개별통지는 하지 않았다. 
신설회사는 2009년 4월경 고용보험자로 신고하고 임금도 지급하자, 참가인은 소속의 변경은 부당하다며 원고에게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지노위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여 기각당하자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노위는 이를 인정하였다. 그러자 원고회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항소심까지 패소하였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받아들였다. 
이 사안에서 쟁점은, 첫째, 상법상 회사분할로 인해 종전 회사에 근무하던 근로자의 고용관계가 분할된 신설회사에 승계가 되는지, 둘째, 고용승계가 된다고 하여도 해당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고 존속하는 회사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셋째, 원고회사에서 전적이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 없이 포괄적으로 이루어진 노동관행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2. 판결요지
원심법원은 “회사분할로 근로관계는 신설회사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나, 예외적으로 근로자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 승계대상에서 제외된다. 거부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자는 회사분할 시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사회통념상 거부권 행사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 원고회사에서 개별 근로자의 동의 없이 근로관계가 이전되는 노동관행을 인정할 수 없다.”라는 취지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회사분할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는 근로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경우 허용된다. 회사분할이 해고의 제한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령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경우라면 근로자는 사회통념상 상당한 기간 내에 반대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승계를 거부할 수 있다. 원고회사는 회사분할과 관련하여 노조에 협의를 요구하고 약 5개월에 걸쳐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으므로,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의를 제기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회사분할로 신설회사에 승계된다. 

3. 평석
1) 1998년 상법에서 회사분할 제도를 도입했으나 고용관계의 승계 여부에 관해 특별한 규정이 없으며, 근로기준법 등에서도 규율하는 내용이 없다. 일본에서는 회사분할과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하려고 근로계약승계법이 제정되어 있어 그 해석론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분할에서 고용관계가 신설회사에 승계되는지 또는 거부권이 인정되는지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변경되는 전적, 영업양도 등에서 고용관계의 승계 여부가 문제되므로 회사분할에서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적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예외적으로 동의가 없는 경우라도 이를 대체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관행이 있는 경우에는 전적이 정당할 수 있다. 합병과 달리 영업양도에서는 입장대립이 있으나, 판례는 영업양도로 인정되면 고용관계의 승계를 인정한다. 

2) 그동안 노동법 분야에서 회사분할과 고용승계에 관한 논의는 세 가지 입장으로 요약된다. 첫째, 회사분할로 사업이 이전되는 경우 근로자의 동의를 통해서 고용관계가 승계된다는 해석이다. 이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장점이 있으나, 특정 근로자의 동의에 의해서 기업분할이 좌우되는 문제점이 있다. 둘째, 고용승계를 인정하되 이를 원하지 않는 자는 거부권을 행사하여 존속회사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해석이다. 이것은 영업양도에 관한 해석론과 유사하다. 셋째, 고용승계가 인정되며, 경영상 해고를 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판단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승계를 원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거부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종전 판례는,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고용관계가 승계된다는 취지로 판결하거나, 고용관계는 승계되지만 근로자에게 거부할 권리가 인정되며 이를 위해 상당한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한 경우로 나뉘어졌다. 

3) 대상판결은 회사분할에서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신설회사에 고용관계가 승계된다고 하였는데, 그 조건은 주로 절차적 정당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근로자들에게 이해와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일본의 근로계약승계법과 유사한 절차를 요구하였다. 또한, 고용승계에 대한 거부권은 해고회피 등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로 한정하여, 종래 판결보다 그 범위를 제한하였다. 누가 이러한 사정을 증명해야 하는지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만약 해당 근로자가 입증해야 한다면 거부권이 인정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 것이다. 대상판결은 회사분할 제도의 효력을 근로계약관계까지 확대해석하였고, 근로자의 보호를 소홀히 한 판결로 평가된다. 대상판결이 확정되면, 회사분할은 활성화될 수 있겠지만, 근로자들은 취업한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로 소속이 변경되어 본인이 원하지 않는 회사에서 근무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파기환송절차에서 최종적인 결론이 주목된다(고등법원에서 대상판결과 같은 취지로 판결하자 참가인이 상고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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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변호사
사법시험 제28회(연수원 18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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