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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의경매로 인한 물상보증인의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와 구상금 채권의 사후적 회수불능으로 인한 후발적 경정청구- 대법원 2021. 4. 8. 선고 2020두53699 판결 -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원고는 2010. 10. 29. A에게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를 10억 원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A로부터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A의 요청으로, 2011. 8. 12. 이 사건 토지에, 채권최고액을 20억 8,000만 원으로, 채무자를 A가 대표이사로 있는 B회사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그러나 B회사는 이후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였고 이후 원고 소유 토지는 근저당권을 실행하기 위한 경매절차에서 20억 8,555만 원에 매각되었다.

 과세관청인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20억 8,555만 원에 양도했다고 보아, 2017. 10. 31. 원고에 대하여 2016년 귀속 양도소득세 804,929,460원을 추가로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부과처분에 대하여 불복을 제기하였다. 원고가 불복을 제기하던 중 2020. 6. 30. B회사에 대하여 파산이 선고되어, 원고가 B회사에 대해 보유한 구상금 채권이 사후적으로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이러한 사유가 이미 성립한 양도소득세에 대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이 위법하다는 점을 추가로 주장하였다.
 

법원의 판단

 원심(항소심 법원, 수원고등법원 2020. 10.21. 선고 2019누10418 판결)은 납세의무의 성립 후 소득의 원인이 된 채권이 채무자의 도산 등으로 인하여 회수 불능이 되어 장래 그 소득이 실현될 가능성이 전혀 없게 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되었다면, 이는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양도소득의 대상은 경락대금이고 이는 물건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 구상권의 행사가 사실상 불능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양도소득의 성부에 아무 영향이 없[다]”는 약 35년 전에 선고한 판례의 법리(대법원 1986. 3. 25. 선고85누968 판결)를 재확인하면서, 비록 물상보증인의 구상금 채권이 회수 불능임이 사후적으로 확정되었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양도소득세에 대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되지않는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 하였다.


대상판결의 시사점

 대법원은 국세기본법상 후발적 경정청구 제도와 소득의 성숙 · 확정 이론을 서로 유기적으로 이해하여, 비록 납세자에게 발생한 소득에 일부 불확실한 부분이 존재하더라도 소득을 비교적 조기에 일단 인식하되, 사후적으로 조기에 인식한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 납세자는 비교적 넓은 범위에 서 후발적 경정청구를 제기하여 구제받을 수 있다는 입장에 있었다. 예를 들어 대법원은, ① 회사의 부도에 따른 회생계획 인가결정에서 배당금 채권이 면제됨으로써 회수불능이 된 경우(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8810 판결), ② 피상속인의 연대보증채무를 상속한 상속인들에게 채권자가 연대보증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8두10133 판결), ③ 회생절차가 개시된 회사가 그 임원 등에 대한 급여와 퇴직금을 미지급한 상태에서 그에 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이후 위 급여와 퇴직금 채권을 면제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이 인가된 경우(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0471 판결), ④ 사업상의 정당한 사유로 당초의 매매대금이나 용역대금을 감액한 경우(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두1245 판결) 등이 모두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해 왔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에 대법원은 이와는 다른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대법원은, ① (범죄 수익이 몰수 · 추징된 경우와는 달리) 범죄주체가 얻은 위법소득을 자발적으로 반환하는 경우(대법원 2016. 9. 23. 선고 2016두40573 판결)나, ② 채권자 취소권이 행사되어 수익자가 채무자에게 재산을 원상회복한 경우(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4두46485 판결)는 국세기본법상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대상판결 역시 이처럼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를 다소 엄격하게 해석하려는 최근 대법원 판결의 입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도 추정된다.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대상판결의 결론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찬반이 대립한다. 찬성하는 견해는 양도소득의 원인이 된 매매대금 채권과 구상금 채권은 서로 별개의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였으며 이에 더하여 서로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반대하는 견해는 물상보증인에게 임의경매로 인하여 소득이 발생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이나 법 감정에 반한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사견으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반대 의견도 충분히 경청할만하다고 생각된다.

①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업자의 직원이 사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매매대금을 횡령하더라도, 사업자가 대리인에 대하여 횡령금 손해배상 채권을 행사하여 횡령금을 회수한 이상, 회수한 ‘횡령금’은 ‘사업소득’으로 과세가 가능하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17두41108 판결). 즉 매매대금 채권과 횡령금 손해배상 채권은 법적으로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것은 물론 완전히 무관한 채권들임에도 불구하고, 세법상 경제적 실질과세의 관점에서는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것이다.

② 민법에 따르면 물상보증인이 ‘소유권을 잃은 때(=양도소득이 발생한 때)’ 구상금 채권을 비로소 보유하게 되므로(민법 제341조), 두 채권은 민사법적으로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③ 참고로 미국 판례 중에서도, 물상보증인이 자신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매도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채무자의 채무를 대신 변제했더라도,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해당 지출액은 세법상 손금 인정 여부라는 관점에서는 투자손실(Capital Loss)로 정의된다고 판시한 것도 존재한다[Siple v. Commissioner, 54 T.C. 1(1970)].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경제적 관점에서 물상보증인의 소득의 원인이 되는 채권으로서 기능하는 구상금 채권이 사후적으로 회수가 불능인 것으로 확정된 이상, 물상보증인은 후발적 경정청구를 제기하여 이미 납부한 양도소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한병기 변호사
● 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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