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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주 변호사 인터뷰

Q. 자유로운 슈퍼 1인 변호사, 안현주 변호사님. 이력에 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유롭고 유연하게 일하고 살아가는 안현주라고 합니다. 사법시험 합격 후 외교부에 입사하여 한미 FTA 등 주요 통상협상에 참여하며 협상가이자 법률가로서 일했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대 로스쿨에서 LL.M.을, 코네티컷주립대 로스쿨에서 J.D.를 마치고, 미국 코네티컷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제 관심사와 가치관을 살펴보고 1인 변호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Q. 요즘 소속이나 조직에서 자유롭게 자기의 이름으로 일하고자 하는 “1인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 많습니다. 제가 알아왔던 안현주 변호사님은 도전정신이 투철하시고 기존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연한 태도로 일하는 변호사였습니다. 본인은 스스로를 어떤 변호사라고 생각하고 계시나요?

 저는 저 자신을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아가 직접 부딪히며 스스로를 증명해내는 변호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는 1인 변호사로서 조직이라는 그늘은 없지만, 더 넓은 지경을 보고 자유롭게 제 마음을 따라가며 업무 분야를 탐색하고 실행합니다.

 또한 저는 협업을 잘 하고 우리를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과거 외교부에서 국제통상협상 담당자로 일할 때, 내부 부처들과의 1차 회의를 거쳐 협상안을 마련해야 했고 상대측과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근거와 전략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강점과 약점을 적절히 고려하여 우리 팀의 입장에서 좋은 결론을 얻어내도록 협상시기를 조율해나가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팀으로 일한다는 팀웍과 조직의 일원으로서 느끼는 성취감이 특별했습니다.

 에너지 레벨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려면, 속도를 맞춰줄 수 있는 러닝메이트가 필요합니다. 혼자라면 다운되거나 방향성을 잃을 수도 있는데, 그 방향을 함께 보고 있던 사람은 좋은 조언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팀으로 일한 첫 사회생활이 이후 제가 프로젝트들에서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Q. ‘디지털 노마드’로서 일하고 있는 것도 굉장한 장점입니다. 언제 어디든 변호사로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처음에 ‘디지털 노마드’로서 변호사 개업을 했던 것은 거창하게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나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변호사로서 생존을 위해 붙들어 맨 키워드였습니다.

 미래사회는 동시에 여러 직업을 갖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습니다. 포화하는 시장에서 변호사 역시 자격증을 가진 것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일을 하는 것이 자기계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제 일을 하면서 직업의 유연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당시 화제가 되었던 디지털 노마드의 개념을 제 삶 속에 적용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미국에서 귀국한 후, 디지털 노마드 개념 자체가 흔하지 않은 광주광역시에서 개업했습니다. 심지어 무연고지이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무모한 선택이라고 많이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제 생각은 명확했습니다. 불리한 지리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찾아오는 클라이언트가 생겨야 정말 실력이 있는 변호사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요. 그리고 제가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경험을 모두 활용할 일들을 찾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일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크게 상관이 없었고 의뢰인들도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메인스트림이 아닌 변방에서 북을 울리더라도 나와 일하고 싶어서 찾아오는 클라이언트가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제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목표였고 어느 정도 이루었다고 봅니다. 그 결과 전통적인 송무자문 업무뿐 아니라 이민법인 설립, 유튜브, 영어라디오방송, 출판, 강의, 미국변호사 동영상 강의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최고급의 영어 실력을 갖춘 디지털 노마드 변호사라면 지역적 제한을 극복하고 외국인 사건도 많이 수임하셨을 것 같은데, 그 경험이 궁금합니다.

 저는 경력이 특이한 편이라 비단 송무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문 등 굉장히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제가 미국변호사이기도 해서 한국법과 미국법 개념을 모두 이해하고 한국법을 미국법 개념에 비추어 영어로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전국의 주한 외국인 사건도 많이 진행했습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일반 민사, 형사, 가사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고, 외국인 중 국내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 관련된 이슈가 있는 변호사님들이 미국법에 대하여 자문을 얻고자 연락주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주한 외국인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지리적 위치나 로펌소속 여부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고 전략을 제시해 주는 변호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어떻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었나요?

 저는 안현주 변호사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온라인에 제 경험과 지식을 업로드했고,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오픈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사무소의 위치에도 불구,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전국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요즘 클라이언트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변호사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 변호사가 어디에서 일하는지, 그 변호사를 직접 대면할 수 있는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Q. 저도 법률영어의 기초를 안현주 변호사님 유튜브를 구독하며 공부합니다. 국내법을 영어로 설명하는 것이 참 재밌더군요.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서 해외 로스쿨 가이드도 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선뜻 자신의 경험을 지식 콘텐츠화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제 지식과 경험들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하고 알고 싶은 정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가 그런 정보를 간절히 원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가 제 콘텐츠를 볼지는 모르겠지만 꼭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 비유하자면 제 지식과 경험이라는 ‘모스 부호’를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적은 노력으로 손쉽게 다른 사람을 돕자는 생각이었고 수익을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콘텐츠의 진가를 아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고, SNS 그룹에서 외국인들이 제 영어법률정보 콘텐츠를 서로 추천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조금씩 알려지다 보니 광주와 부산 영어방송국에서 각 1년 정도 법률영어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유튜브로 미국 로스쿨 및 바 시험 관련 경험과 정보를 나누었을 때는 더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데요. 성공이나 성취를 부각하여 강조하는 것이 효율적인 변호사 마케팅일 수도 있지만, 되도록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고 제가 제공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정보와 감정적 위로, 그리고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영상을 본 구독자들로부터 미국 바 시험(bar exam) 관련 강의 요청이 들어와서, 실제로 유료 강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구독자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Q. 물론 변호사님이 운영하시는 1인 변호사 그룹 ‘엘홈’도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좋은 커뮤니티입니다. 저도 개업변호사로서 ‘엘홈’을 통해 궁금한 것을 묻고 답변을 얻으며, 때론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드리면서 보람을 얻습니다.

 저희 엘홈은 전국의 개업 1인 변호사들의 모임입니다. 변호사 업무라는 것이 아무리 경력이 쌓이더라도 늘 생소하거나 잘 모르는 것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홀로 개업한 변호사들 중에 업무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것에 목마른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하며 시너지를 내고 싶었습니다. 초기에는 만약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 내가 별볼일 없어 보이는 것은 아닐까 고민도 되었지만, 모르는 것을 서로 알려줄 수 있다면 혼자서 여러 시간을 들여 고생해야 풀릴 수 있는 문제가 단 몇 분 만에 해결되기도 합니다. 도움을 받으면 다음에 똑같이 도우면 되고요. 이처럼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선순환이 일어나니 모두 빠른 성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엘홈’을 통해 받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어찌나 컸던지, 모임이 만들어진 지 약 6개월 만에 함께 1인 변호사로서 개업하며 겪어왔던 경험을 많은 변호사님들과 나누자고 의기투합하였고, 모임 결성 1년이 되기도 전에 『Super 1인 변호사』라는 변호사 개업 관련 책을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는 전 과정이 모두 비대면으로 이루어졌고, 메신저를 통해 일정을 조율하고 공동집필자의 원고를 모은 다음 역시 온라인으로 편집하였는데 힘은 들었지만, 무척 보람되고 재미있는 과정이었습니다.



Q. 저는 안현주 변호사님의 메일링 서비스도 구독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읽다 보면 홍보성 글보다는 변호사로서 잔잔한 삶에 대한 단상을 읽을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고, ‘선배변호사’라기 보다는 ‘인생 언니’로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결국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런 깊은 이야기는 누가 읽을지 모르는 블로그에 올리기보다는,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다 제한적으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메일링 신청을 받았고, 약 8개월 동안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 메일을 읽고 답장을 해주시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생각을 나누는 것이 좋고, 내용에 따라서 저를 위로해 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글을 통한 친구이죠.

Q. 안현주 변호사님과 대화하다 보니 매우 편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키워드는 ‘나눔’, ‘연결’, ‘확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휴식기를 맞이하며 삶에 관한 성찰도 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자유롭고 유연하게, 많이 웃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고, 제가 세운 기준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나누고 베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색을 잃지 말고, 원하는 삶을 살아낼 용기를 가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설령 그것이 우리 사회가 공식처럼 생각하는 성공적 삶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현재는 미국에서 지내며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업무를 계속하면서 매일 운동을 합니다. 개업변호사로서의 생활 이후에는 어떤 삶을 살면 좋을지 여러 분야를 공부하며 탐색해 보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 변호사님들께 모스 부호를 치듯이 남기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남겨주세요.

 우리는 변호사이기 이전에 나로서의 정체성이 있고 삶이 있습니다. 나의 삶이 오로지 변호사로서 하는 업무로만 평가받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말 훌륭하다 싶은데도, 간혹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변호사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아껴주고 이만하면 정말 잘해오고 있다고 스스로 격려해 주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나 자신이 행복한 변호사가 되어야 의뢰인들도 좋은 마음으로 도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삶에 있어서 변호사란 직업이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고, 나란 사람에 대해 탐구하며 삶의 깊은 의미를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인터뷰/정리 : 서유경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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