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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지켜야 할 법정 예절에 대하여

 저는 법학전문대학원 초창기에 겸임교수로서 수도권 소재 여러 법학전문대학원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제일 마지막 강의 시간을 할애하여 “변호사가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정 예절”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강의했는데, 이는 제가 법정에서 소송 수행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변호사들의 소송 수행 방식 및 법정에서의 행동 등과 관련하여 안타까웠던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는 분들이 법정에서 소송 수행을 할 때 특히 유의해 주길 바라는 점에 대해 당부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199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판사로서, 1999년부터 현재까지는 변호사로서 총 31년여의 법조인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법정에 섰습니다. 그동안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것 중 변호사가 이것만큼은 꼭 지켜주었으면 하는 부분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보고자 합니다.


법정 출입 시 재판부에 대한 인사

 따로 관련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변호사가 기일 출석을 위하여 법정에 들어가거나 재판 종료 후 나올 때 각 재판부를 항하여 목례 수준의 인사를 하곤 합니다. 제가 알기로 이는 우리나라 법정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관행인데, 변호사 입장에서 재판부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입니다. 변호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함께 법정에 출석하던 의뢰인이 제가 위와 같이 인사하는 것을 본 후 법정 밖에서 제게 왜 인사를 하는 것인지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위 취지를 설명하자 그 의뢰인은 다음 변론기일 법정에 출입할 때 저와 동일하게 재판부를 향해 인사했는데, 이는 아마도 그분이 제 설명 취지를 이해하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재판부에 대한 신뢰나 권위는 어찌 보면 사소하고 작은 인사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위와 같이 변호사가 솔선수범하여 인사한다면 소송 당사자인 일반인들도 재판부를 신뢰하고 권위를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준비서면, 증거신청서 등 소송 관련 각종 서면의 변론기일 전 제출 시점 

 소장에 대한 답변서의 경우 소장을 송달받고 30일 이내에 제출하여야 하고, 2심 항소이유서의 경우 기록이 2심에 도착한 후 2심 재판부가 석명준비명령을 통하여 일정 기한까지 제출하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소송 수행을 하다 보면 상대방 변호사가 위 기한이 지나도록 해당 서면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위 답변서의 경우 피고가 소장을 송달받고 30일 이내에 제출하지 아니할 경우 재판부는 무변론 판결 선고기일을 지정하게 되는데 그 기일통지서가 피고 측에 송달되면 그때서야 답변서를 제출하고 이로 인하여 1회 변론기일의 지정이 지연됨은 물론 재판부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판결 선고기일 지정 및 그 취소 등을 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위 항소이유서를 위 기한 내 항소인 측에서 제출하지 아니할 경우 재판부가 직권으로 변론기일 지정을 하여 그 기일통지서가 항소인에게 송달되면 그때서야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어 이 또한 소송 지연의 원인이 됩니다. 준비서면의 경우 통상 최소 변론기일 7일 전에는 제출하여야 재판부가 변론기일 전에 미리 검토하여 석명권 행사 등 소송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데 준비서면을 변론기일 전날 오후나 심지어 변론기일 당일 오전에 법원에 제출할 경우 재판부는 그 내용을 검토하는 것이 시간상 불가능하여 불필요한 변론기일 속행으로 이어지거나 변론종결 후 다시 변론을 재개하여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상대방 측 변호사 입장에서도 그 준비서면의 내용을 미리 검토하지 못하여 결국 소송지연으로 귀결되게 됩니다. 증인 등 각종 증거신청서 역시 변론기일 최소 7일 전에는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재판부가 증거채부 결정을 변론기일 법정에서 할 수 있고 상대방 변호사 입장에서도 증거채부에 대한 의견 진술이 변론기일 법정에서 가능한데, 이러한 증거신청서 역시 변론기일 전날 오후나 심지어 변론기일 당일 오전에 법원에 제출하거나 변론기일 당일 법정에서 구두로 신청할 경우 변론기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불필요한 소송지연이 발생합니다.


변론기일 법정 출석 시간의 엄수

 약 10분 단위로 세분하여 변론기일 시간이 지정되는 현재 재판 현실에서 단 2, 3분의 법정 지각도 재판부는 물론 상대방 측에 상당한 불편과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만일 불가피하게 법정 출석 시간에 지각한 경우 재판 시작 전 재판부와 상대방 대리인에게 구두로 간단히 지각하여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법정 예절인데 현재 법정에서는 이러한 간단한 사과조차 거의 없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변호사가 위와 같은 법정 예절만 잘 지키더라도 변론기일 법정은 효율적인 재판 진행이 되면서  소송지연도 없어지고 재판부, 양측 소송 당사자 및 그 대리인들 모두 즐겁게 재판 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재판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입니다.
 

황상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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