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위 2차 토의에는 홍승기 변호사님과 주경철 교수님이 추가로 참석해 주셨는데, 난상토론식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먼저 정지연 위원님이 103명을 대상으로 적정 변호사 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주셨는데, 현재의 변호사 수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63%, 지금의 수를 유지하거나 더 많이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80%로 변호사들이 체감하고 있는 것과는 아주 다른 양상이었다. 현행 법률서비스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비싼 가격이라는 의견이 49%임을 고려할 때, 변호사시장에 수요-공급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믿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는 현재의 이슈인 사시존치와 로스쿨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공정성 확보와 계층 간 이동 통로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사시존치가 이야기되고 있으나, 변호사 숫자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지 않느냐는 논의 또한 있었다. 즉, 사시폐지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로스쿨이 정착될 것이라면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사시와 로스쿨이라는 출신에 따른 내분을 종식하는 것이 중요할뿐더러, 오히려 과거 천기흥 대한변호사협회장 시절 대한변협이 ‘합격자를 1,000~1,200명으로 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로스쿨 도입에 찬성했었음을 상기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유사 직역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에서의 로스쿨 체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면서 심각하게 왜곡되어 정작 로스쿨 졸업생들이 속하게 될 변호사단체와의 긴밀한 협조는 온데간데없어짐으로써 적정 인원에 대한 변호사단체의 의견 개진의 통로가 원천 봉쇄되었을뿐더러, 로스쿨이 지향하는 실무교육이 부실화되고 있으며, 일부 이론교수들의 기득권 강화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존재하며, 따라서 로스쿨 자체적으로 현재 로스쿨의 파행적 운행 형태에 대한 겸허한 자기 비판과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논의를 좀 더 확대해서 대학 전체 범위에서 로스쿨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는데, 학부 성적이 좋아야 로스쿨 입학이 유리하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으나, 학부 공부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로스쿨 진학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학부 교육의 형해화를 가져올 수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변호사를 예전처럼 소수 선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바에야, 앞으로 변호사들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은 주어진 것이다. 차회에는 변호사 숫자의 증가를 전제로 하여 향후 변호사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기로 했다.
김학웅 변호사
사법시험 제41회(연수원 32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