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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상념] 왕년 타령을 늘어놓는 기성세대의 착각
법원에서 22년간 근무하다가 퇴직하고 변호사로 새 출발을 시작한 지 5년이 넘었다. 법조경력 27년이라고 하면, 뛰어난 실력으로 어지간한 사건에 대한 문제점을 즉시 파악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젊은 변호사들의 도움이 없다면, 나 혼자서 결코 풀어나갈 수 없는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에 실무를 담당한 법원 부장판사들을 만나면, 연수원을 갓 수료한 신임 법관들의 법률기초가 엉성하고 legal mind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불평을 한다. 로펌(Law Firm)에 들어오니 Senior Lawyer들이 Associate Lawyer들에 대하여 같은 불평을 한다. 

시대를 불문하고 기성세대의 눈에는 젊은이들이 한없이 버릇 없고 세상을 살아나갈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미숙한 인간으로 보인다. 부모의 눈에 자식이, 선생님들의 눈에 학생이, 상사의 눈에 부하직원이 그런 취급을 당한다. 그러면서 “내가 너만 할 때는…”하면서 ‘왕년 타령’을 늘어 놓는다. 

기성세대의 왕년 타령은 심리적인 착각에서 비롯된다. 과거에 있는 그대로 회상하지 못하고, 현재에 근거하여 재구성한다. 현재 자신이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이유로 과거 젊은 시절에도 자신이 그렇게 성실한 인간이었다고 잘못 기억한다. 자신의 과거를 왜곡해서 회상하기 때문에 방황을 하고, 실수투성이였던 과거 모습이 잘 생각나지 않을 뿐이다. 한마디로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요즘 젊은이들의 실력은 우리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의 실력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체력이나 열정, 창의력 역시 기성세대보다 더 뛰어나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빌 게이츠(Bill Gates), 주커버그(Mark Zuckerberg),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e) 등 위인들이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긴 때의 나이를 생각해 보자. 세상을 바꾼 위인들은 젊은이들이다. 

실수와 실패가 허용되는 시기가 있다. 젊은 시절이다. 이때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언제든 새 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실패를 두려워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젊은 시절의 빠른 성공은 오히려 실패보다 더 무서운 함정이다. 

새 출발을 시작하는 젊은 법조인들이 느끼는 불안과 걱정은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증거다. 불안이 찾아오는 것은 삶에 대한 의지와 욕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삶을 포기한 사람에게는 불안이 찾아오지 않는다. 불안하다는 것은 어떻게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의 시그널이자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징표다. 

나는 내가 과거에 태어난 것이 너무 고맙다. 지금의 뛰어난 젊은 세대와 경쟁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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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 변호사
사법시험 제27회(연수원 17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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