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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상품 투자 손해의 현실화 시점과 관련하여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를 살펴보면, (1) 금융상품판매업자들이 설명의무 등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흔히 말하는 불완전 판매의 경우) 또는 금융투자업자가 법령, 약관, 집합투자규약, 투자설명서에 위반하여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금융투자업자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의 경우)가 있고, (2) 증권 발행인의 분식회계나 회계감사인의 감사 부실 등의 사유로 증권의 시세가 실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증권을 취득하여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위 (1)의 경우 투자자가 투자한 돈 중 회수할 수 없는 금액이 확정되는 시점을 손해의 현실적 발생 시점으로 인정하고 있고, (2)의 경우는 투자자가 해당 증권을 인수하는 때에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손해의 현실적 발생 시점을 구분함에 따라서 손해배상채권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이 달라지게 되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 (판례는 민법 제766조 제2항의 ‘불법행위를 한 날’이란 가해행위가 있었던 날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손해의 결과가 발생한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이 달라지게 됩니다.

 먼저, (1)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불완전 판매의 경우, 대법원은 금융투자업자가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권유를 할 때 설명의무나 부당권유 금지의무를 위반하여 일반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액은 금융투자상품을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한 금전의 총액에서 그 금융투자상품으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의 총액을 뺀 금액(‘미회수금액’)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금융투자업자가 설명의무 등을 위반함에 따른 일반투자자의 손해는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에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그 시점이 투자자가 금융투자업자에게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됩니다(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다19117, 19124 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다212272 판결 등 참조). 만약 금융투자상품을 취득하기 위하여 금전을 지급할 당시에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이미 객관적으로 확정되어 있었다면, 금융투자상품을 취득하기 위하여 금전을 지급한 시점이 금융투자업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5다69853 판결).

 금융투자업자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의 경우, 대법원은 집합투자업자가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액은 투자원금에서 그 투자로 취득한 수익증권에 기하여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의 총액을 뺀 금액(‘미회수금액’) 중 해당 선관주의의무 위반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부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만기일 또는 중도환매일을 기준으로 수익증권의 잔존가치를 확정할 수 없을 때에는 만기일 또는 중도환매일 이후로써 수익증권의 잔존가치 산정이 가능한 때에 확정되고 그에 따라 미회수금액도 확정되므로(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다29649 판결 참조), 미회수금액 중 선관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투자자가 입은 손해도 그때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다224238 판결).

 다음으로 (2)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대법원은,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로 사채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사채권 매입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이유로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그 손해액은 사채권의 매입대금에서 사채권의 실제가치, 즉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사채권의 가액을 공제한 금액으로서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시인 사채권의 매입 시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다90647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1828 판결 등 참조). 이 사안은 제일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투자와 관련된 사례입니다. 제일저축은행은 고정 이하 부실 대출채권을 정상 채권으로 가장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허위 분류하는 분식행위를 하여 재무제표를 작성하였고, 이 사건 후순위사채의 증권신고서에는 이러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BIS비율과 자산건전성이 허위로 기재되었습니다. 투자자는 이러한 기재를 믿고 투자하였다가 손해를 입게 되어 제일저축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대법원은 위와 같이 ‘사채권의 매입대금’에서 ‘사채권의 실제가치(증권신고서에 부실 기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사채권의 가액)’를 공제한 금액을 손해로 인정하고, 그러한 손해가 사채권의 매입 시에 이미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이 시점을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코오롱티엔에스 기업어음 사건에서도,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로 인하여 기업어음의 가치 평가를 그르쳐 기업어음을 매입한 사람이 입은 손해액은 기업어음의 대금에서 기업어음의 실제가치, 즉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기업어음의 가액을 공제한 금액이라고 인정하였고, 기업어음 매수 시점에 손해가 현실화 되었음을 인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다90647 판결).

 결국 (1), (2)의 경우를 비교하면 다음의 차이가 있습니다.

 (1)의 경우 어느 경우이든 금융투자업자 등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투자자가 실제 가치와 다른 가액을 지급하고 금융투자상품을 취득한 것은 아니고, 그러한 금융투자업자의 위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를 판단함에 있어서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에 손해가 현실화 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의 경우는 기망행위로 인하여 부동산을 고가에 매수하는 경우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매수인이 매도인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부동산을 고가에 매수하게 됨으로써 입게 된 손해는 부동산의 매수 당시 시가와 매수가격과의 차액이고, 그 후 매수인이 위 부동산 중 일부에 대하여 보상금을 수령하였다거나 부동산 시가가 상승하여 매수가격을 상회하게 되었다고 하여 매수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1828 판결). 결국 이러한 부동산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금융투자상품의 취득 시점에 손해가 발생한 것이며, 그 이후의 가격의 등락은 위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위 (1)의 경우와 (2)의 경우를 혼동하지 말고, 지연손해금의 기산점,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기산점을 주장함에 있어서 의뢰인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주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황서웅 변호사
●법무법인(유)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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