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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미술] 실크로드를 가다 - 제15편
11. 훈자 3 -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1)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세계 일주 여행자들은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 1순위로 훈자를 꼽는다. 또한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다합(Dahab), 태국 방콕의 카오산 로드(Khaosan Road)와 더불어 여행자가 한번 들어가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세계 3대 ‘블랙홀’의 하나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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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76 훈자계곡의 비경
ⓒ 조성훈,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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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77 살구꽃으로 뒤덮인 카리마바드
ⓒ 임생규,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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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78 구 왕궁 알티트 포트의 가을 
ⓒ ibnazhar, 위키피디아



배낭여행자들은 훈자의 빼어난 자연경관(도판 76)과 저렴한 물가, 높은 하늘과 맑은 공기, 쾌적한 기후,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 봄의 꽃향기(도판 77)와 가을의 단풍(도판 78), 여기저기 많은 트레킹 코스, 세계에서 가장 친절하고 순수한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씨와 훈훈한 인심 때문에, 세상일 따위야 다 잊어 버리고 오래오래 머물고 싶어 떠나지를 못한다면서, 짧으면 1개월에서 3개월, 길면 6개월에서 몇 년씩 장기체류를 한다. 그들은 훈자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하다면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고 지내며, 훈자를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고 말한다. 

- “동네를 어슬렁거리다가 수줍은 미소를 건네는 여인들과 마주친다. 그들은 낯선 이방인을 집으로 데려가 차이(우유차)와 차파티(통밀빵), 말린 살구 등을 대접하며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예쁜 것 같다(도판 79). 귀엽고, 착하고, 잘 웃으며, 기꺼이 사진 모델이 되어 준다.”(도판 80)
- “길 가던 어린 아이가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하고 들고 있던 사과 한 알을 슬쩍 내밀곤 한다.” 
- “훈자에서 보낸 몇 개월의 시간은 아직도 내게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된다.” 
- “훈자에서의 생활은 시간을 잊어 버릴 만큼 황홀하고 즐거웠다.” 
- “지금껏 어디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오면, 그리 큰 고민을 하지 않고 ‘훈자’라고 대답하겠다.” 
- “훈자는 심한 몸살을 앓아야 빠져 나올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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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79 장차 미스 파키스탄을 다투게 될 쌍둥이 자매
ⓒ 백승훈,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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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80 천진난만한 훈자의 아이들
ⓒ 정인숙, 네이버 블로그



(2) 세계 3대 장수촌의 허와 실

훈자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에콰도르의 빌카밤바(Vilcavamba), 코카서스의 아브하지야(Abkhazia)와 더불어 세계 3대 장수촌의 하나로 꼽힌다. 훈자의 장수비결은, ① 자연과 함께 욕심 없이 소박한 삶을 산다. ② 고산지대에 살고 있어 폐와 심장이 튼튼하고 암, 심혈관 질환 등에 걸리지 않는다. ③ 죽을 때까지 즐겁게 적당한 노동을 한다. ④ 맑은 공기와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융빙수(融氷水:빙하가 녹아내린 물)를 마신다. ⑤ 차파티, 우유, 치즈, 감자, 채소, 보리, 살구, 복숭아, 사과, 호두 등 채소와 곡물, 과일 위주의 저지방, 저칼로리 자연식으로 적은 양을 먹고, 육류는 1주일에 한번 정도만 먹는다.  ⑥ 낙천적인 성격으로 가족과 함께 즐겁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훈자에 장수노인이 많이 있다고 하지만, 훈자가 무병장수의 이상향이라는 이야기는 소설(제임스 힐턴, 『잃어버린 지평선』, 1933)과 언론(라이프 매거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1971)에 의해 상당히 부풀려졌다. 훈자인들은 인구에 비해 경작지가 적어 봄이 되면 식량이 바닥나 보리가 익을 때까지 굶어야 했다. 또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영아 사망률은 약 25%나 되고, 주민의 약 7%는 요오드 결핍과 근친 번식의 결과 백치로 생존하고 있다.
1978년 KKH의 개통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몰려들자, 마을에는 호텔과 여관, 카페와 레스토랑, 여행사와 상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서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각종 차량들이 비탈을 오르며 매연을 내뿜고 있다. 
훈자인들은 1970년대까지 자신들이 생산하는 것만 먹고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훈자 밖에서 돈벌이에 종사하며 농업생산력을 떨어뜨린 결과, 먹거리의 거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자 훈자인들의 수명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그 이유를 외래식품 탓이라고 주장한다. 오랫동안 문명과 단절된 생활을 해 오던 세계에 갑자기 밀어닥친 현대문명의 폐해가 장수촌의 신화를 점점 허물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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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도 변호사
고등고시 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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