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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전하는 말 - 조용필

바람이 불어오면 귀기울여봐
작은 일에 행복하고 괴로워하며
고독한 순간들을 그렇게들 살다갔느니
착한 당신 외로워도 바람소리라 생각하지 마


 이 노래는 내가 좋아하는 마종기 시인의 ‘바람의 말’이라는 시를 양인자 선생이 개사해서 덧붙인 곡이다. 마종기 시인은 아동문학가 마해송 씨의 아들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중 시인 박두진의 추천을 받아 1959년 현대문학에 쓴 시 ‘해부학 교실’로 등단했다. 하지만 1965년 한일협정 반대 시위로 인해 수감생활을 하게 되었고, 부친 마해송 씨도 이 충격으로 1966년 작고하였으며, 마종기 시인은 출소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한평생을 해외에서 떠돌게 된다.

 마종기 시인은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면서 계속 시를 발표하는데 떠나간 고향과 그리움에 대한 감성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 실린 ‘옥저의 삼베’라는 시를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위 노래의 모티브가 된 원래의 시는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이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착한 당신’은 마종기 시인이 어릴 때 살던 서울 종로구 명륜동 3가 143 - 3 단독주택을 말한다. 해외를 떠돌며 어릴 적 살던 옛집을 그리워하는 시이다. 이 집은 아직도 마종기 시인이 살던 예전 모습 그대로의 기와집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원시에는 없는 양인자 선생이 추가한 부분이다.


타버린 그 재 속에 숨어있는 불씨의 추억
착한 당신 속상해도 인생이란 따뜻한 거야


 누구나 마음속에는 저마다의 불씨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활활 타오를 수도, 재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 불씨가 있어서 인생이 따뜻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재가 되었다고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이현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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