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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보호재판에서의 승소(勝訴)란?

 소년보호재판에 회부된 보호소년이 법률상담을 하며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대체로 하나다. 

 “제가 (소년분류심사원, 소년원 등 시설에) 들어갈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2019년 3월, 청소년밀집지역에서 천막을 펼치고 청소년들을 초대하여 거리에서 만나는 ‘학교 밖 청소년 아웃리치’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학교 밖 청소년 아웃리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식사하는 이 활동은 일주일 중에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학교 밖 청소년 아웃리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로펌공익법인에서 공익전담변호사로 근무하며 공익활동을 하다가 만난 청소년단체 활동가가 ‘학교 밖 청소년 아웃리치를 하며 만나는 청소년들은 가정, 학교 내 폭력으로부터 탈출하여 거리에서 생활하며 생계형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은데, 법률지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어렵게 법률지원 연계를 하더라도 청소년은 처음 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고, 변호사 역시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적어 소통이 잘되지 않아, 평소에 청소년과 라포를 형성한 상태에서 법률지원을 할 수 있는 활동가가 있으면 좋겠다’며 활동 참여를 독려해 준 덕분이었다.

 이렇게 학교 밖 청소년 아웃리치 활동을 시작하여 2019년 5월경, 첫 소년보호재판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나에게 소년보호재판에서 승소란 보호소년이 원하는 대로 시설처분을 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시설처분이란 소년부에서 사건 심리를 하여 보호처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소년법 제32조에 따라 1호 ~ 10호까지의 처분을 할 수 있는데, 그중 6호부터 10호까지의 처분을 의미한다. 6호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소년보호시설에 위탁하는 것이고, 7호는 병원, 요양소, 의료재활소년원에 위탁, 8 ~ 10호는 소년원에 위탁하는 것으로 기간은 처분에 따라 1개월에서 2년까지 다양하다.

 보호소년이 시설처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했던 노력으로는 1) 평소 알고 있던 보호소년에 대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보호소년의 성장 과정 및 범죄를 최초로 시작한 시점 및 경위를 파악하여, 보호소년이 범죄를 시작하게 된 환경적 원인을 분석하고, 2) (이전에 저지른 범죄가 있다면) 이전 범죄와 소년보호재판에 회부된 범죄사실에 이른 경위와의 유사점 및 차이점을 파악하여 보호소년이 앞으로 같은 범행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보호소년과 함께 논의하여 제시, 3) 보호소년이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범행 당시 속마음을 물어보고 설시, 4) 범죄사실에 기재된 내용 중 보호소년이 하지 않은 일이 있다면 실질적 역할을 분리하여 적시, 5) 보호소년이 소년분류심사원에서 입소하였다면 바른 생활 태도를 응원하기 위한 잦은 접견, 6) 보호소년의 안전한 사회적 보호망의 입증, 7) 피해자들에게 사과문 전달 및 적은 금액이라도 피해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등이었다.

 같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상대적으로 보호자의 보호력이 취약한 보호소년들에게 시설처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보호력에 대안으로 보호소년과 연계된 단체나 시설 등으로부터 탄원서를 받아, 이처럼 보호소년이 온마을의 촘촘한 사회적 관계망을 가지고 보호를 받고 있고, 다양한 단체와 시설들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면, 그래도 사회로 돌아오는 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았고, 보호소년과 함께 법정에서 나오면 승소의 기쁨과 성취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청소년들이 자신과 연결된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상황이 개선되면 좋겠는데, 사회로 돌아온 청소년들은 결국 범죄가 발생했던 생활권으로 돌아가 동네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거리에서 생활하다가 또다시 범죄에 연루되어 소년보호재판에 회부되거나, 어떤 형사사건은 기소되어 청소년이 구치소에 수감되거나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도 발생하였다.

 그제서야 보호소년을 어떻게든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사회로 돌아온 청소년이 이전 소년보호재판에서 시설처분을 받았다면 형사처벌까지는 받을 일이 없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도 있었다.

 그러나 보호소년이 시설처분을 받는다고 하여 그것이 보호소년에게 진로 및 미래에 큰 도움이 될까? 물론, 시설 안에서 참된 선생님을 만나 변화하고, 성장하는 청소년들도 일부 있을 것이고, 보호소년을 원래 어울리던 친구들과 환경으로부터 잠시나마 떼어놓는 것이 효과가 있을 수는 있겠다. 그러나 대체로 시설처분이 끝난 후에 청소년이 돌아갈 곳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설처분을 통해 시설 안에서 만난 청소년들과 퇴소 이후에 SNS로 연락하고 만나다가 다시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보고 보호소년이 스스로 변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불안정한 환경에서 불투명한 미래로 불안해하고, 자포자기하는 것을 모두 청소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가혹한 것 같다.

 소년보호재판을 꾸준히 수행해 온 지 이제 만 5년이 되었다. 이제는 소년보호재판의 승소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 소년보호재판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 청소년이 범죄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꿈꾸고 이를 이루어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데, 이는 소년보호재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소년보호재판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보호소년을 위한 더 나은 답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기에, 소년보호재판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서 보호소년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피해자에게 진정한 사과를 건넬 수 있고, 그 후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유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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