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지난달 17일 논평을 내고 “변호사 과잉 공급으로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법률시장 상황을 고려해 유사직역 통폐합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법무부는 16일 제1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규모를 1,745명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응시자 대비 53.03%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이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5년 넘게 1,700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은 꾸준히 상승해 올해는 87%에 달한다.

 서울변회는 “소송과 법률분쟁을 다루는 법률서비스 특성상 변호사 시장 규모는 변동폭이 크지 않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변호사 숫자는 14,000여 명에서 33,000여 명으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며 “단기간에 이토록 많은 자격사가 늘어난 직역은 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고용 환경과 시장 여건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격사 배출 규모를 무리하게 확대하면, 서비스 품질 악화는 물론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인한 여러 폐단이 속출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 출범 당시 변호사 배출 규모를 늘리는 대신 유사직역 규모를 감축하고, 법률사무를 다루는 직역을 변호사로 일원화하겠다고 선언한 정부 약속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여러 가지 우려사항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변회는 “변호사 업무 범위와 중첩되는 유사직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변호사 공급을 무리하게 확대할 경우, 불필요한 직역 갈등으로 인한 소모적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며 “국민의 생명과 자유, 재산을 다루는 법률사무의 무게를 고려할 때 법률시장 혼란으로 인한 후과는 국내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정확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유사직역 감축과 통폐합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