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어머, 이런 책이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Bravo! 멋지다 연진아!”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극 중 박연진이 자랑스러운 동문에 선정되자, 문동은이 목청껏 외쳤던 이 대사를 혹시 기억하는가? 현실의 모순을 꼬집는 이 외침은 올더스 헉슬리가 공상 속 미래 세계를 그리며 책의 제목으로 정한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의 외침과도 닮았다. 

 1932년에 출간된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이 소설은, 기계문명과 생명공학의 극단적인 발달이 선사하게 되는 안락하지만 섬뜩한 미래의 풍경을 보여준다. 다섯 가지의 계급별로 맞춤화되어 대량 출생하게 되는 인류, 세뇌를 통한 자유 의지의 상실, 노화도 책임도 없는 피상적인 쾌락으로 운용되는 그러한 신세계... 우연한 계기로 원시지역에 살고 있던 야만인 존이 이 세계에 발을 들인 후, 통치자에게 반기를 들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저는 불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 총통이 말했다.
“우리는 여건을 안락하게 만들기를 좋아하네.”
“하지만 저는 안락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원합니다.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를 원합니다.”
“그러니까 자네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 그래.”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야만인은 반항적으로 말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309p.)


 사실 『Brave New World』라는 책의 원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템페스트에서 차용된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와 외딴섬에서 살던 미란다가 난파선에서 내린 사람들을 찬탄하며 “O, Brave New World”(오 멋진 신세계)라고 말하는 부분이 그것인데, 내린 사람들이 사실은 자신의 아버지를 해치려고 했던 인물들이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첨단 과학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고찰하며, 우리가 현재 목도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급속한 발전을 암시적으로 예측한다. 실험실에서 탄생한 인간, 유전적으로 조정된 사회 계층은 기술 발전이 자유와 자율성을 어떻게 위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공한다 - 고 우리의 챗지피티 선생님이 이 책에 대하여 친절하게 평하여 주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짬을 내어 책을 완독했다. 마침 공휴일을 마감일로 하여 서평을 보내주기로 한 나의 ‘불행해질 권리’를 더해 이렇게 공상하고 사색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100여 년 전에 써진 이 소설을 읽으며, AI를 비롯한 여러 용감하고 새로운 도구들로 우리가 앞으로의 세계를 얼마나 영광스럽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이어가다 보면, 아직까지는 그래도 덜 멋진 이 세계가 제법 소중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다.

박주완 변호사
● 리마크 법무법인

박주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