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롯 가수 김호중이 음주 후 운전을 하던 중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잠적했다가 추가로 술을 마시고 경찰에 출석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김호중이 음주 후 운전을 한 것과 관련하여 음주운전으로 기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수사기관은 김호중의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없었고, 결국 검찰은 음주운전 부분은 기소하지 않았다. 

 김호중 사건으로 음주운전과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실무상 자주 문제가 되었던 부분에 대해 살펴보겠다. 

 우선, 김호중 사건과는 달리 음주운전 후 추가 음주가 없는 사건에서도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음주측정은 도로주행 중 음주단속 중인 경찰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음주운전 종료 시점과 음주측정 시점이 근접하기 때문에 혈중알코올농도 특정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음주운전 종료 시점과 음주측정 시점이 근접하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 있다. 예컨대, 음주 후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대기하던 중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한 경우, 음주 후 주차를 하고 귀가하였는데, 음주운전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음주측정한 경우가 그와 같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대략 30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음주 후 30분 ∼ 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만약 운전을 종료한 때가 상승기에 속하여 있다면 실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운전 종료 후 약 30분 지나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0.04% 미만인 경우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초과 상태에서 운전하였다고 인정되기 어렵다. 특히 하강기에는 시간당 약 0.008% ~ 0.03%(평균 약 0.015%)씩 감소하지만, 상승기에는 시간당 상승률이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실무에 있어서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고 기소가 이루어지고, 앞서 본 사정을 고려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된 사건이 상당수 발견된다.

 다음으로, 김호중 사건과 같이 운전 종료 후 추가 음주가 있는 사건에서도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사건에서는 대체로 음주측정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에서 추가 음주에 따라 높아진 혈중알코올농도 추산치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기소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추가 음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는 위드마크 공식으로 계산한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량 × 술의 농도 × 알코올 비중 × 체내흡수율] / [체중×위드마크 상수 × 10]으로 계산되는데, 위 공식에서 위드마크 상숫값은 남자의 경우 0.52부터 0.86까지 분포되고, 알코올의 체내흡수율은 70% 내지 90%이다. 일반적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경우 위드마크 상수를 0.86, 체내흡수율을 70%로 하는데, 이는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지 못했을 때 음주량, 체중 등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되, 음주자에게 유리한 수치를 적용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가급적 낮게 측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추가 음주의 경우 이와 같이 계산하면, 추가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가 낮게 산정되어 음주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된다. 수사기관은 추가 음주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낮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고 이를 공제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불리한 음주 수치로 기소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위와 달리 위드마크 상수를 0.52, 체내흡수율을 90%로 적용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정하고, 음주측정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에서 위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한 산정치를 공제한 나머지 혈중알코올농도가 0.03%를 초과하는 경우에 유죄로 하고 있다. 

 이처럼 음주운전의 경우 정확한 음주 수치를 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소가 이루어지고 법원에서는 무죄판결이 선고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 되지만,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를 넘지 않은 경우, 또는 0.03%를 넘었다고 확신할 수 없는 경우라면 앞서 언급한 요소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상황에 맞는 변론이 필요하다. 

전상범 변호사 ● 법무법인(유) 로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