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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상념] 처음 방문한 일본에 대한 소회

소속 회사의 주된 작업장이 있는 경상남도 거제도에서 3년 넘게 근무하다가 최근에 다시 서울 본사로 복귀하였다. 요즘 샐러리맨들의 삶이 그렇듯이 직장 내 소용돌이 속에서 부대끼면서 많이 지쳐있던 차에 서울 복귀를 기념하고, 나 자신의 온전한 휴식을 위하여 연수원 동기 변호사와 함께 짧은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껏 숱하게 많은 해외출장 경험이 있지만 지리적으로 제일 가까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왜 이제서야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을까 하는 자문을 해 보니 이십 여 년 전 일본의 외국인 지문날인제도에 대한 거부감과 우습지만 몇 푼 되지 않을 여행경비를 일본 경제에 보태고 싶지 않은 막연한 반일감정에 몇 번의 방일 기회를 스스로 거부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해외 유학 중 알게 된 일본 법조인들과 최근 위안부 문제로 도발하는 아베 총리대신 등 매 사안마다 알 듯 모를 듯한 일본인 및 일본의 태도를 보면서 제대로 알고 싶다는 호기심에 나고야행 티켓을 끊었다. 

이번 일본 북알프스 지방의 트래킹 여행을 위해 지나쳤던 시골동네들의 디테일, 대중교통시스템의 꼼꼼함, 자연환경 보존 노력 및 보통사람들의 투철한 직업의식 등을 경험하면서 아시아의 유럽이라는 일본의 내공이 헛말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되었지만 한국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활력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점에서 우리가 좀 더 노력한다면 일본을 뛰어넘는 국력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다소 막연한 희망도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은 강한 힘이 곧 정의라고 인식하는 사회라고 보는바, 이러한 희망은 단순히 반일감정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그런 일본에 대한 관계에서 민족의 자존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극일(克日)은 현안인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 및 독도에 대한 한국 소유권 인정 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노력을 해야 위 현안들에 대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최근 잇달아 불거지는 일본 정치인들의 위안부 문제, 독도 관련 망언에 관한 한국인들의 격렬한 반응 등에 대하여 일본인들은 한국인은 지나치게 감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짐작하건대 그들이 말하는 “감정적”의 속뜻은 “비이성적” 또는 “근거가 없이”라는 부정적인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은 “열정적이거나 인간적인 한국인”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면서 일본인들은 오히려 “소극적이거나 이중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을 해 보면, 이러한 평가들은 국민성이나 기질에 관한 것일 뿐 양 국민들의 논리적 사고력 수준과는 평면을 달리 하는 것 같다. 즉 “감정적이지만 논리적인 사고”도 얼마든지 가능한 개념이다. 위에서 예시된 논란들에 대해서 언론에 나타나는 한국인의 일반적인 반응은 각자 상처받은 감정을 격앙된 어조로 여실히 토로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것을 넘어 논리적으로 한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논리와 증거를 찾는 것은 일부 한국인의 몫인 양 치부되는 것 같다. 가끔 언론에 소개되는 그러한 사람들은 대개 대학 교수이거나 대학생 단체 또는 연예인이다. 기억상으로는 한국의 법조인이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없다. 짐작하건대 법조인은 분쟁의 해결사로서의 역할에는 익숙하지만 직접 분쟁의 당사자가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회피본능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다. 논리적 사고로 무장된 법조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 날 토요타자동차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올 때, 삼성의 재벌 3대, 효성 및 롯데의 재벌가, 포스코의 박태준 등 일본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한국의 巨人들은 그 상당수가 일본에서 유학한 사람들이었다는 친구의 설명은 큰 시사점을 주었다. 흔히 회자되는 손자병법의 “知彼知己면 百戰不殆”라는 구절이 얼마나 진리인가를 깨달았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한국사회의 40대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앞으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향후의 일본 탐구를 통해 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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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중 변호사
사법시험 제43회(연수원 33기)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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