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소영, 김서연, 박희영, 신동칠, 이강준, 구숙영, 이선영, 남가영, 이진형

 서울시는 시민들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임대차 관련 상담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를 서소문청사에 개소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피해자 지원의 첨병에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를 찾았다.

Q. 안녕하세요. 사무실 안에 많은 분들이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를 대표해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서울시청 주택정책과 전세피해지원팀 정소영 변호사입니다.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는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설치된 임대차 상담실이에요. 2012년 ‘전월세보증금 지원센터’로 시작되었습니다. 2023. 2. 1. 에 전세사기 피해 지원과 관련한 기능을 추가해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로 확대 개편되었고, 2023. 10. 4.에는 ‘서울특별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조례’에 센터의 설치 및 운영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상주 변호사인 저를 포함해 총 9명의 인원이 근무 중이며, 외부전문가로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분들께서 무료로 전문상담을 지원해 주고 계십니다.

Q.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에서는 어떤 업무들을 수행하고 계신가요?

 서울시의 임차인 보호 및 전세사기 피해 예방 등을 위한 정책을 수행하면서 시민들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한 임대차 관련 상담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깡통전세 · 전세사기 관련 피해 지원 상담, 일반 주택임대차 상담, 금융지원 상담,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제도 및 조정위원회 등 주택임대차와 관련한 폭넓은 분야별 법률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떻게 상담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을까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상담들이 진행되었을지 궁금합니다. 

 먼저, 누구나 예약 없이 방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운영 시간 중 전화 또는 방문 상담이 가능하고, 방문이 어렵거나 비대면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서울시 주거포털홈페이지 온라인 상담실 또는 서울시 응답소 민원답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AI 비대면 채널인 ‘챗봇(서울톡)’ 채팅을 통해 전세사기 대응절차 및 예방방법 등도 안내하고 있어요.

 전화상담은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구술로만 파악되는 제한적인 내용만을 토대로 상담이 이루어진다는 한계가 있죠. 그래서 사안이 복잡하거나, 더 정확하고 자세한 상담을 원하시는 경우에는 직접 센터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것을 권유 드리고 있습니다. 

 2012년 센터가 개소한 이후 지금까지 임대차 상담 343,018건, 금융지원 상담 113,349건 , 분쟁조정 상담 59,298건, 전세사기 상담 5,777건, 기타 등으로 누적 552,034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세사기 피해가 20 ~ 30대 신혼부부, 청년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생업 및 학업 등으로 상담서비스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및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2023. 5. 8.부터 센터의 운영시간을 평일 9 ~ 20시, 토요일 10시 ~ 16시까지로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야간과 주말에도 상담업무가 계속되고 있군요. 상담 진행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상담은 정말 매순간 어려운 것 같아요. 깡통전세 ·전세사기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는 어렵게 승소하더라도 집행 단계에서 자신이 입은 유무형의 피해를 온전히 회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피해자분들이 고통에서 벗어나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죠. 그러니 주저하지 마시고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이미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상담을 진행하지 않고, 구두 상담 외에 문서를 작성해 드리는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 등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상담에 임하시면 법률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소중히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조금 더 효과적으로 상담을 받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님들은 특히 공감해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상담을 받기 전에 자신의 사안에 관련된 문서나 자료를 사전에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법률상담을 받을 때 계약서나 등기부등본, 기타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나 서류들이 있다면 더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겠죠. 

 그리고 자신의 상황과 문제에 대해 가능하면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유형의 사건들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당사자의 의사, 질문자의 상황 등에 따라 대응 방안 등이 달라질 수 있잖아요. 그러니 자신의 상황에 대해 추정이나 의견이 아닌 정확한 사실 위주로 전달한다면, 내실 있는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제도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제도는 2016. 11. 30.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소송 제기가 곤란한 소액 분쟁사건에 대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고, 집행력까지 부여받을 수 있는 유용한 제도입니다.

 임대차 분쟁조정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법령 정비를 비롯해 국민들의 인식 개선, 증거 조사의 문제, 위원회 확대설치에 관한 문제 등 다각도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겠죠. 하지만 존경하는 전국의 조정위원님들과 변호사님들, 각지에서 노력하고 계시는 조사관님 이하 직원분들, 상담원분들 덕분에 양보와 화해의 미덕이 있는 분쟁해결 기관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앞으로 당사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주거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부동산은 용어나 개념, 법리가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들이 많을 텐데, 상담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쉽게 설명하는 비결이 있다면?

 법령에서 사용되는 한자식 용어와 생활용어가 달라 이를 이용한 전세사기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상담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법령용어를 시민이 가능한 알기 쉽게, 그리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순화해서 안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임대인을 집주인으로, 임차인을 세입자로, 차임은 월세, 전세대출의 차주는 대출을 받은 자로서 보증금을 상환할 책임을 지는 사람, 보증금에 대한 질권설정이란 보증금에 대한 권리를 질권자(은행 등)에게 주는 것, 근저당권설정이란 돈을 빌리고 주택 등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 등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여 법령용어와 국민생활과의 현실적 괴리를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Q. 다른 기관들과 연계하여 시민들을 지원하는 업무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나 대한변호사협회와 연계하는 업무도 진행 중에 있을까요?

 조례 개정 논의 사항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임기 중에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대한법률구조재단과 협업하여 전월세 종합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소송 대리 및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지원 등을 연계하고 지원하는 법률지원 서비스가 도입될 수 있도록 제안해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관련 변호사협회 등과 함께 협업을 통해 시민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임대차 정책을 함께 발굴하고 이를 통해 협회와 서울시의 발전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Q. 업무의 특성상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누구보다 탁월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성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어떤 분야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업무에 임한다면 누구든지 전문성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특히 저희는 서울시 주택정책의 현황에 대한 분석과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학습조직인 ‘주진모(주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구성하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서울시만의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이에 따른 성과로 지금까지 다양한 임대차 상담 사례집, 주택임대차보호법 가이드북, 청년 ·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지원사업 가이드북 등을 편찬하였고, 이를 적극 공유 및 홍보하면서 업무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Q. 많은 어려움과 동시에 그만한 보람이 있는 업무가 되실 것 같습니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사안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3년간 근무하면서 수행한 상담 건수가 약 5,301건 정도 되는 것 같은데요. 저는 공적 보호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권리 구제를 돕고 나아가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연구하는 법조인이 되고자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임대차 분쟁은 대표적인 생활 속 법률문제이고,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인적 신뢰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소송 절차까지 가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소송 전 효과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다 보면 법률상담과 동시에 인생(?)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저희에게 도움을 받은 시민의 마음을 되돌려 받을 때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아요. “덕분에 잘 살다가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시민분들의 추천을 통해 2021년 서울특별시장 표창인 ‘칭찬받은 민원공무원’을 받게 되어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계획 중인 다른 사업이나 목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클린임대인’ 제도를 소개하고 싶어요. 전세사기의 여파로 임차인들이 연립 · 다세대주택 · 빌라 등을 위험자산으로 인식해 전세계약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클린임대인’ 제도는 이런 주택시장 불안 현상을 완화하고,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임대차 계약문화 정착을 위해 계약 체결 전 임차주택의 권리관계뿐만 아니라 임대인의 금융 · 신용정보를 확인해 안심하고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클린임대인 및 클린주택을 인증받고 싶은 임대인을 2024. 6. 24.부터 11. 22.까지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에서 방문 및 우편으로 모집하고 있어요. 서울시는 올해 11월까지 시범사업을 추진 후 결과 분석 및 성과 평가 등을 통해 재조정하거나 확산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로 임대인, 임차인 모두 안심하는 계약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로 확대 개소한 이후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전세사기 피해 대응의 1년을 되돌아보면 서울시 차원에서는 25개 자치구로 피해지원업무가 확대되었고, 개별 자치구 실정에 따라 임대차 상담소 또는 법률상담소가 설치되어 시민들이 더 많은 기관에서 손쉽게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 같습니다. 

 하지만 1년간 전국 약 17,593명이 피해 인정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피해자 접수 및 상담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 않아요. 앞으로도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방안이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인터뷰/정리 : 김유중 본보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