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과 쟁점

 택시운전기사인 원고들은 재직중 택시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만을 피고인 택시회사에 최종납입하고 이를 재원으로 고정급을 받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정액사납금제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원고들이 퇴직 후 받은 퇴직금에는 위 초과운송수입금이 평균임금산정의 기초로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데, 이를 평균임금산정의 기초로 하여 퇴직금에 반영할지 여부가 쟁점이다.

판결의 요지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은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되는 부분 또한 그 성격으로 보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사납금을 초과한 초과운송수입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 다만, 평균임금 산정기간 내에 지급된 임금이라 하더라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을 산출함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퇴직금 출연에 예측가능성을 기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관리가능하거나 지배가능한 부분이 아니면 그 범위에서 제외하여야 하므로 운전사들이 초과운송수입금을 개인 수입으로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 그 개인 수입 부분의 발생 여부나 그 금액 범위 또한 일정하지 않으므로 운송회사로서는 운전사들의 개인 수입 부분이 얼마가 되는지 알 수도 없고 이에 대한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도 없다고 할 것이어서 운전사들의 개인 수입 부분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운전자가 총운송수입금을 전부 피고회사에 납부하는 경우에는 초과운송수입금을 개인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와 달리, 회사로서는 초과운송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 · 특정할 수 있어 초과운송수입금을 관리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회사가 운전사로부터 납부받은 초과운송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하였고,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1. 25. 선고 2022나51190 판결도 위 판결을 원용하여 초과운송수입금을 반영하여 수정된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을 계산한 뒤 기지급 퇴직금과의 차액지급을 명하였다.

판례 평석

 대법원은 전액관리제를 실시하기 이전에 초과운송수입금이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였다(1998. 3. 13. 선고 95다55733 판결). 그러다가 운송수입금 전액을 택시회사에 납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액관리제가 1997. 9. 1.부터 시행된 이후에 초과운송수입금도 평균임금산정의 기초로 포함시키도록 하는 판례가 나왔다(대법원 2002. 8. 23.선고 2002다4399,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

 그러나 과거 사납금제하에서는 사납금만을 회사의 매출액으로 보아 과세를 하였으므로, 기사들이 자신들에게 귀속시킨 초과운송수입금은 사실상 비과세 소득이었다. 최근에는 카드결제비중이 높아졌고. 카드매출액만으로도 사납금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하여 기사들이 운송수입금 중 현금은 굳이 회사에 입금할 필요가 없게 되었는데. 운송수입금으로 받은 현금까지 회사에 입금할지 여부는 기사 개인의 성향이나 습관 등이 작용하였고, 기사마다 일정치 않다. 운행기록 저장장치인 타코미터(Tachometer)의 기록 역시 기사의 실수 또는 인위적인 조작의 가능성이 있어 수입액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굳이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산정의 기초로 한다고 하더라도 전액관리제가 법률상 강제적으로 시행되고 초과운송수입금도 급여로 신고하도록 된 2020. 1. 1.부터를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기업의 부담을 감안하면 그때를 기준으로 퇴직금중간정산을 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였어야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들은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고, 사용자의 퇴직금 출연에 예측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회사에 한번 입금되었다는 우연한 사정(입금된 돈은 대부분 카드매출금으로 구성됨)만을 가지고 초과운송수입금에 대한 지배 및 관리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이를 평균임금에 포함시키고 있어 부당하다. 대상판결 이후에 나온 대법원 2023. 5. 18.선고 2020다255986 판결은 대상판결들에 대한 필자의 지적을 받아들였는지 현금수입금 중 대부분은 기사가 직접 자신의 소득으로 귀속시키고 카드매출액만으로는 사납금을 맞추기에 부족한 경우에나 현금매출금을 회사에 입금한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을 회사가 지배관리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타코미터의 기록도 액면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고 보아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산정의 기초로 포함시킨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오승원 변호사 ● 법무법인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