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구갑)이 9월 2일 의뢰인 비밀보호권(ACP·Attorney Client Privilege) 변호사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뢰인의 승낙이 있거나 변호사와 의뢰인이 공범인 것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의뢰인을 위해 작성된 서류나 자료 등을 공개하거나 제출할 것을 요구하지 못한다. 

현행법은 변호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비밀유지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가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권리는 보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입법 공백 때문에 수사기관이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손쉽게 증거를 수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서울변회는 4일 환영 성명을 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ACP가 없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변호사가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할 수 없으면,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권리는 당연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음대로 변호사 사무실과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는 수사기관의 관행 때문에 이러한 기본권이 제대로 수호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변회는 그동안 ACP 법제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3년 6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를 위한 제도 연구’ 보고서를 최초로 출간했고, 그해 11월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 제도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2017년과 2023년에는 각각 ACP 도입을 촉구하는 토론회와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제96대 집행부 출범 이후에는 별도의 입법지원 조직을 꾸려 국민과 법조계가 상생할 수 있는 실효적인 민생법안 추진을 조력하면서 의뢰인 비밀보호권 발의에도 적극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국민 법익과 변호사의 변론권을 내실 있게 보장할 수 있는 본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 문턱을 넘어, 대한민국이 사법서비스 후진국이라는 오명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개정법률안 통과가 이루어질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했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