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 “변호사의 의미 또는 지위”와 지금의 변호사의 그것은 도저히 같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런 변호사들에게, 특히 예전의 좋은 것들은 거의 사라지고 개척할 난제만 산적한 청년변호사들에게 있어서는 그 타결책을 인터넷을 통하여, SNS 등을 통하여 자신의 장점과 변호사로서의 강한 의지를 알리고 홍보하는 것 즉, 광고에 대하여 긍정적인 검토를 먼저 해 보게 된다. 그런데 막상 변호사법이나 대한변호사협회 광고규정을 보면 규제가 너무 심하다. 그래서 이번 토의 주제는 변호사업무 광고규제 완화를 잡아 보았다. 내실있는 토의를 위하여 변환봉 서울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 겸 사무총장을 초청하여 변호사 광고의 현주소를 들어 보았다.
변 사무총장은 청년변호사들의 직역확대라는 관점에서 광고문제도 접근을 하고 있었다. 즉, 광고를 하지 않아도 생계에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넉넉했던 과거 선배변호사들의 상황과 달리 최근에는 변호사 숫자의 증가보다 더 훨씬 빨리 그리고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수임사건 수를 고려할 때, 젊은 변호사회 집행부라고 할 수 있는 나승철 전 집행부, 김한규 현 집행부에서는 청년변호사들을 위하여 광고에 대한 규제 완화를 위하여 노력하여 왔고, 앞으로도 완화 시도를 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변 사무총장은 청년변호사들을 위한 경쟁력 강화 관점이 아닌 법조계의 골칫거리의 하나인 법조브로커 퇴치를 위해서도 변호사의 광고가 광범위하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즉, 법조브로커가 판을 치고, 없어지지 않는 것은 변호사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에게 적절한 변호사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 변호사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광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법조브로커가 발붙일 수 없는 생태계를 만들고, 숫자가 과도하게 늘어 과당경쟁이 발생할 수 있는 변호사업계에서 이 광고의 자율화가 자유로우면서도 공정한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다.
물론 변 사무총장은 광고규제를 완화했을 경우, 법조 시장이 자본의 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광고의 완화가 청년변호사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국민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광고규제 완화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지금 집행부에서 광고규제의 완화라는 기본방향은 잡고 있으나 이것이 변호사법과의 관련문제, 대한변호사협회와의 협의문제 등도 함께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느리게 갈 수밖에 없음에 대하여 이해를 구했다.
변 사무총장의 기본적인 설명을 들은 이후에 박형연, 나지수, 이지은 변호사는 광고허용이 과연 청년변호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또는 과연 광고허용이 법조브로커의 활개를 막을 수 있는 실요적인 방법인지에 대하여 부정적, 회의적인 입장도 피력을 하였다. 특히 한국의 실정이 변호사란 직업을 순수한 상인으로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광고의 허용이 청년변호사들에 대한 기회의 제공이 아니라 더욱 청년변호사나 개업변호사들을 어렵게 하는 조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광고문제를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도 등장하였다.
항상 변호사들끼리 모여서 토론을 하다 보면 등장하는 문제인, 결국 모든 문제가 시장에 비하여 변호사 숫자가 너무 급하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여기에서도 나왔다. 즉, 변호사의 광고문제도 변호사 숫자가 너무 급속하게 많이 늘어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변호사 숫자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를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금의 광고규제는 광고와 영업이 필요없고,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라 선비라는 예전 변호사의 개념을 기초로 하고 있는 규제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규제 완화는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의 의견일치를 보았다. 논의를 조용히 지켜보던 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역시 소비자의 입장에서 쓴소리를 해 주었다. 우선, 변호사들이 수임료가 너무 싸지다 보면 적절한 법률자문의 한계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호사수임료가 여전히 비싸고, 싸질수록 국민들에게는 좋은 것이 아니냐는 아픈 지적으로 말을 시작하였다. 소비자들에게 변호사들의 최저생계비 보존개념의 수임료는 확보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역시 먹히지 않았다.
정 사무총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법률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변호사를 수임하여야 하는지, 찾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제대로 제공하여 주는 기관이 없어 법률문제를 당한 국민들이 서둘러서 잘못된 정보에 바탕을 두고 변호사를 제대로 못 고르는 것이 제일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을 해 주었다. 특히, 변호사 수임료는 다른 상품의 가격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싼 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선임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대한 갈증도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광고를 통하여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것이 아니라(그렇게 한다면 변사무총장이 지적한 것처럼 자본의 논리에 국민들이 말려들 가능성이 높다), 대한변호사협회나 지방변호사회에서 변호사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승소율, 전문분야 수임건수 기타 등등)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제안 내지 요청하였다.
역시 변호사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처럼 변호사의 광고문제도 정답은 없었다. 그렇지만 변호사의 광고에 대한 규정들, 즉 변호사법 제23조, 변호사업무광고규정(2009. 9. 최종 개정), 변호사업무광고기준에관한규정(2008. 7. 전면개정)은 현실화되고, 선진화되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참여자들끼리 공유하였다.
이번 5차 토론을 끝으로 미소위 토의를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어려운 현실을 뒤로하고 다양한 변호사의 미래를 점쳐 보고 싶었지만 현재의 어려움이 너무 목에 차올라 신선한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것이 또다른 현실인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다만, 변호사가 아니면서 이 소위에 참여하여 준 주경철 서울대 사학과 교수, 홍승기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이 이 소위에 참여한 경험과 변호사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느낀 점을 변호사들의 미래예측을 위하여, 우리 미소위의 유종의 미를 위하여 기고하여 주기로 하였다.
● 참석자 : 나지수, 박형연, 이지은, 정지연 위원, 변환봉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
박형연 변호사
사법시험 제29회(연수원 19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