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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재개발, 재건축사업과 현금청산 관련 재판관할권 문제
재개발, 재건축사업과 현금청산 관련 재판관할권 문제
- 서울 고등법원 2015. 5. 21. 선고 2014나2033343 판결 -


Ⅰ. 서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함) 제47조는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등에 대한 조치”라고 칭하며 현금청산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재개발, 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법상의 각종 개발사업과정에서 사업주체로부터 분양을 원치 않는 조합원에 대해 현금으로 청산하기 위한 방법 즉, 재개발·재건축사업 등 정비사업 시행과정에서 소유권을 시행자(조합)에게 이전하고 조합의 법률관계에서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조합원이 분양권을 포기하고 현금청산을 받으면 해당 물량은 일반분양 몫으로 전환되어 부동산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현금청산이 늘어날수록 조합과 시공사의 자금부담이 커진다. 2014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부동산가격 급등시기였던 2006년 서울에서 제기된 현금청산금소송이 1건도 없었지만 2012년에는 16건으로 늘어났다. 전국적으론 2006년 4건에서 2014년 60건으로 15배 증가했다. 집단소송 형식으로 진행된 경우 1건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실제로 현금청산소송에 나선 조합원은 그보다 더 많다. 이처럼 현금청산소송이 늘어난 이유는 재건축, 재개발사업의 수익성악화에 대한 우려로 조합원이 현금청산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남에도 청산금 지급여력이 없는 조합이 현금청산자에게 사업비 일부를 부담시키거나 청산금액을 시세보다 낮게 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현금청산 관련 분쟁과 관련하여 관할권에 관한 중요판결을 내린 바 있어 살펴보고자 한다. 

Ⅱ. 현금청산의 의의
도시정비법 제47조 제1항은 ①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조합원, ② 분양신청기간의 종료 이전에 분양신청을 철회한 조합원, ③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조합원에 대해서는 그 토지, 건축물 또는 그 밖의 권리를 현금으로 청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토부 표준정관 제44조 제4항, 5항에서는 ①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 ②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 ③ 관리처분계획에 의해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자, ④ 관리처분인가 이후 분양계약 미체결자를 현금청산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2항은 사업시행자는 제1항에 따른 기간 내에 현금으로 청산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정관 등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토지등소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시행령 제48조(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등에 대한 청산절차)는 사업시행자가 법 제47조의 규정에 의하여 토지등소유자의 토지·건축물 그 밖의 권리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하는 경우 청산금액은 사업시행자와 토지등소유자가 협의하여 산정한다. 이 경우 시장·군수가 추천하는 「부동산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감정평가업자 2인 이상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하여 산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협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내용으로 보건대 현행 도시정비법은 종래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으로서 분양신청을 거쳐 대지 또는 건축물을 분양받을 수 있는 잠정적인 지위에 있다가 그 지위를 후발적으로 상실하게 되는 자를 ‘현금청산대상자’라는 범주로 편입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Ⅲ.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와 현금청산의 관계
주택재건축사업에서는 조합설립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그 사업에 동의한 정비구역 내의 건축물 및 그 부속토지의 소유자, 정비구역이 아닌 구역 안의 일정한 주택 및 그 부속토지의 소유자와 부대·복리시설 및 그 부속토지의 소유자만이 조합원 지위를 취득한다(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나.목, 제19조 제1항). 이는 정비구역 내의 토지 등 소유자는 모두 조합 설립에 동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조합원으로 편입되는 이른바 ‘강제가입제’를 채택하고 있는 주택재개발사업의 경우와 대비된다. 이처럼 주택재건축사업의 시행에 있어서 토지 등 소유자는 조합설립단계에서부터 조합원과 비조합원으로 나뉘고, 원시적으로 조합원으로 편입되지 않는 토지 등 소유자에 대해서는 도시정비법이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취득한 조합원의 지위를 후발적으로 상실한 경우와 처음부터 조합원에 편입되지도 않은 경우를 동일하게 규율할 수는 없다.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를 보면, 상실사유에 조합원의 제명, 탈퇴가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나, 분양신청을 하지 않거나 분양신청기간 종료 전에 분양신청을 철회하는 등으로 도시정비법 제47조 제1항에서 정한 현금청산대상자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도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게 되는지 여부는 다툼이 있었다. 

Ⅳ. 현금청산금 관련 소송의 관할 문제
서울고등법원은 주택재개발사업의 조합원이 조합을 상대로 청산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현재 일반적인 실무와 달리 민사법원이 아닌 행정법원 관할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13. 4. 17. 선고 2012나94843 판결). 과거 청산금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민사소송으로 보았으나 위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도시정비법에 규정된 청산금지급청구권은 공법상 권리이므로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해 행정법원이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즉, “주택재개발조합은 공익법인으로서 재개발사업이라는 공공사업의 시행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그 지위에서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등의 일정한 행정작용을 수행”하므로 “재개발조합이 시행하는 사업의 여러 절차에 있어서 그 조합원과의 관계를 규율하는 도시정비법의 조항들은 공법관계를 규율하고 있으며 이에 기한 청구권은 공법상 권리”라고 판시하면서 재개발사업에서의 현금청산 소송은 행정법원 관할이라는 것이다. 

한편, 최근 서울고법은 조합원 박 모 씨가 “청산금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주택재개발조합을 상대로 낸 분양잔금반환소송 항소심(2015. 5. 21. 선고 2014나2033343 판결)에서도 사건의 관할이 민사가 아닌 행정법원 관할이라면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행정법원으로 사건을 이송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개발사업에서 조합원에 대한 청산금은 재개발사업의 과정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공적인 법률관계이며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개발사업은 실체적·절차적인 면에서 강한 공공성을 띠는 공공사업이므로 그 공익성과 사업절차, 재개발조합에 대한 행정관청의 관리·감독, 조합의 법적 성격 등을 고려했을 때 조합사업의 절차와 관련한 조합원과의 관계를 규율하는 도시정비법에 의한 청구권은 공법상 권리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아직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은 없는 것으로 보여지나, 적어도 재개발사업의 경우에는 우리 판례가 현금청산금 관련 소송의 관할을 민사법원이 아닌 행정법원으로 보는 것은 굳어진 듯 하다. 대법원은 과거 민사사건으로 분류하던 사건 중 공법적 성격이 강한 권리에 관해서 행정사건으로 관할을 지속적으로 변경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09.10.15, 선고, 2009다10638,10645 판결, 대법원 2013. 3. 21. 선고 2011다95564 판결 등)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재개발사업보다 공공성의 강도가 다소 약하다고 볼 수 있는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리라 전망된다. 왜냐하면 공공성의 강도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주택재건축조합 역시 재개발조합과 마찬가지로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즉시 도시정비법에서 공법인으로 의제됨과 동시에 공공행정기관으로서의 설권적 권능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행정법원 2013. 5. 2. 선고 2012구합6292 판결 【청산금지급 청구】 사건 등에서 서울행정법원은 피고 서울 동작구 B아파트 재건축사업조합을 상대로 조합원인 원고가 제기한 청산금지금청구소송에서 비록 청구기각을 한 바 있으나, 관할권 없음을 이유로 각하하지 아니하고 본안 판단에 나아간 사실이 있는 점에 미루어보건대 법원 실무는 주택재건축, 재개발을 불문하고 청산금관련 사건은 행정법원 관할로 보는 것이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조합 측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금전지급청구 역시 행정법원 관할로 봄이 상당하다. 즉,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자인 조합은 도시정비법 제61조 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정비사업비와 정비사업으로 인한 수입과의 차액을 토지등소유자에게 부과·징수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조합원이 도시정비법 제47조 등의 요건을 충족하여 현금청산대상자가 된 경우에는 더 이상 조합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도시정비법 제61조에 따른 경비 부과는 불가능하고, ‘현금청산대상자가 현금청산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발생한 경비로 인하여 얻은 이익 또는 비용 중 일정 부분을 조합원 지위 상실시 반환하여야 함’을 정관이나 결의 또는 약정 등으로 미리 규정해 둔 경우 등에 한하여, 도시정비법 제47조에 규정된 청산절차 등에서 이를 청산하거나 별도로 그 반환을 행정법원에 구할 수 있을 것이다(서울행정법원 2014. 7. 8. 선고 2013구합63704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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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중탁
사법시험 제44회(연수원 34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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