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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의 광고와 그 한계

1. 서언
가끔 모 법무법인으로부터 우리 집으로 내 이름이 적힌 우편물이 오거나,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이름까지 대가면서 모 법무법인을 소개하는 전화가 온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섬뜩하다. 내가 이주대책 대상자인지 여부는 나 스스로 잘 안다. 나는 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미 동네 분들에게도 이래 저래 말씀을 드렸다. 되는 분이 있고 안 되는 분이 있다고. 그리고 나는 구를 고문하고 있어 계약상 서울특별시의 어느 구를 상대로 해도 소송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수임은 할 수 없다고 간곡히 말씀드린 바 있다. 

2. 변호사의 광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가끔 의사 의뢰인이 광고 규정과 관련한 문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사의 경우 광고 규제가 엄격하고, 의료법령 자체에서 허용되지 않는 광고의 경우를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의료광고를 심의하는 기관도 존재한다. 그런데 막상 변호사는 광고를 어디까지 허용하여야 할까? 그리고 현재의 광고 규정이 현실에 맞는 것일까? 인터넷을 잠시만 검색해도 기소유예 형사 전문 변호사니 성범죄 전문 변호사니 하는 ‘전문’을 사용할 수 없는 영역의 변호사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변호사의 인터넷 광고를 보면 한숨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변호사 스스로 작성한 콘텐츠가 아니라 광고대행업자를 사용한 내용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는데, 전문 영역이라고 표시할 수 없는 부분을 전문 영역이라고 기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도 적지 않다. 

3. 변호사의 상인성과 광고의 한계
그렇다면 변호사는 상인인가? 물론 대법원 판례는 변호사의 상인성을 부정한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은 변호사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권력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자? 수임료에만 관심 많은 자? 즉 사람들이 변호사의 지위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서 변호사의 상인성 여부 및 그에 대한 광고의 한계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1977년 미 연방대법원의 Bates v. State Bar of Arizona, 1978년의 1978년 Ohralik v. Ohio State Bar Association 사건의 각 판결 내용은 변호사에 대한 징계와 관련하여 변호사의 광고에 대한 한계를 판단하고 이에 따른 판단을 한 바 있다. 판결에서 중요한 점은 변호사가 직접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도 약사도 법령상 고객유인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상인성을 부정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위 미국의 판례와 각 전문 직역에서의 법령은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4.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 vs. 자본의 논리의 침투
한편 광고의 허용 범위와 관련하여는 정보의 비대칭성의 해소라는 관점과 자본의 논리로 인한 소비자의 폐해라는 관점이 부딪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변호사 시장의 왜곡이 심한 경우, 시장에 처음 들어서는 변호사는 광고를 통하여서라도 자신을 알리고 싶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광고에는 자본의 논리가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인터넷과 같이 정보의 검증이 부족한 곳에는 오히려 정보 비대칭성이 심화될 수도 있다. 즉 변호사 광고로 인한 순기능도 있지만 그 폐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광고로 인하여 의뢰인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변호사 직업에 대한 신뢰가치의 폄훼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변호사 그리고 변호사단체의 자정 작용
송무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송무시장은 기본적으로 의뢰인과의 신뢰를 전제로 한다. 한 번 인연을 맺게 되면 의뢰인이 좋건 싫건 간에 6개월이건, 1년이건, 2년이건 같이 연락하고 살아야 한다. 전술한 연방대법원 판례에서도 본 바와 같이 이제는 우리네 변호사 업계도 자정 작용을 강화할 때가 된 것 같다. 물론 좁은 업계에서 서로 아는 사람이 겹치는 변호사들끼리 고발을 장려할 수도 없는 일이고 딜레마는 많을 수밖에 없겠지만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에 대한 신고는 철저히 보호해 주었으면 좋겠다. 

6. 결어
그러나저러나 내 이름까지 써서 우편물을 보낸 그 법무법인의 노력은 가상하나 변호사 광고 규정은 위반한 것 같다. 담당자란에 사무장의 이메일과 전화번호가 떡하니 써 있는 것을 보니 불쾌할 뿐만 아니라 마음이 갑갑하였다. 다른 사람의 부당이득을 지적하기 전에 변호사 스스로 법을 지키면서 광고하면 안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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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변호사
사법시험 제45회(연수원 3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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