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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상념] 영장심질심사법정 밖의 풍경
“야! 판사가 네 말 들어 주니까 곧 나갈 것 같지? 미친 XX. 꿈 깨. 이거 아주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XX네. 판사가 바보냐? 네 말 다 믿어 주게.” 사복을 입은 경찰관은 화를 참지 못하고 수갑을 채우고 포승을 묶으면서 자신이 조사한 피의자를 향해 한동안 욕설을 퍼부었다. 겁을 먹은 피의자는 꽉 조여진 수갑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아무 말 못 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난 5월 영장실질심사 사건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 밖 복도에서 두 시간 가량 기다리면서 비슷한 일을 두 번이나 목격하였다. 아마도 피의자가 판사의 심문에 답하면서 자백을 번복하거나,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진술한 것을 들은 담당 경찰관이 화를 참지 못하고 피의자를 호송하기 위해 경찰 장구인 수갑과 포승을 사용하면서 발생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경찰관의 행위는 경찰장비의사용기준등에관한규정 제3조(경찰장비는 통상의 용법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이를 사용하여야 한다) 위반, 상해, 모욕 등 위법의 소지가 많아 보였다. 위와 같은 인권 침해적 법집행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일은 피의자를 직접 수사했던 담당 경찰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방청하고 직접 호송업무까지 집행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직접 영장을 청구한 사건의 경우, 담당 검사가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는 경우가 드물고 법정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더라도 호송업무는 교도관이 집행하므로 장구를 과하게 사용한다거나 피의자에게 욕설을 하는 일은 발생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 및 동법 규칙의 규정상 영장실질심사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피의자 이외에 검사와 변호인만 출석이 가능하며, 예외적으로 판사의 허가를 받아 피의자의 가족 등이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을 뿐 사법경찰관의 방청을 허용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다.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96조의16 제7항은 “판사는 심문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호송경찰관 기타의 자를 퇴실하게 하고 심문을 진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경찰은 피의자를 호송한다는 명목으로 비공개심문을 방청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를 호송하는 업무에서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을 배제한다면 위와 같은 위법의 소지는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사소한 일에서 발원하는 경우가 많다. 호송업무와 수사업무를 분리하는 간단한 조치로 인권 침해적 요소를 사전에 제거한다면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수_사진(윤규상 변호사).jpg


윤규상 변호사
사법시험 제49회(연수원 3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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