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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미술] 실크로드를 가다 - 제18편
14. 중국 타슈쿠르간 - 카라쿨 호수

2001. 8. 3. 13:40 쿤자랍 고개를 넘어 중국 땅에 첫발을 내딛었다. 중국 쪽의 동파미르는 해발 4천여 미터의 공항 활주로처럼 넓은 고원인데, 잘 닦아 놓은 넓은 직선도로를 아무리 달려가도 통행하는 차량도 없고 인적도 없다. 중국의 국경초소에서 앳된 중국군 병사의 싸늘한 검문을 받고, 다시 달리기를 몇 시간, 군인들의 기합 소리 요란한 피랄리(Pirali)에서 엄중한 세관통관 및 입국절차를 마치고, 어두워진 다음에야 해발 3,300m, 인구 3만 명의 작은 국경도시 타슈쿠르간(Tashkurgan)에 당도했다. 

이 한적한 도시는 실크로드의 요충으로, 한나라 때에는 푸리(蒲犁)왕국의 중심지이었고, 그후 사리콜(色勒)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당나라 때 고선지와 혜초가 이곳을 지나갔으며, 이곳에서 번영했던 석두성(石頭城)은 지금 허물어진 성벽만 남아 있다. 한랭 건조한 공기,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 고산증으로 머리는 띵하고, 가슴도 답답하다. 음식, 숙소 모두 열악하여 고통스럽다.

아침 7시에 산책을 하려고 호텔을 나서려니, 해가 안 떠서 사방이 캄캄하고 호텔문은 굳게 닫혀 있다. 중국 전역은 베이징 표준의 단일시간대이며, 타슈쿠르간의 실제 시간은 베이징보다 2시간 이상 늦다. 시계바늘은 7시지만 실제는 5시도 안 되었던 것이다.

어제 대륙의 분수령을 넘고 나니, 오늘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천, 인종, 주거, 묘지, 생활양식은 하루 사이에 확 달라져 있다. 거주민의 90%가 이란계 타지크족과 투르크계 키르기스족이라니. “여기는 중국 땅이래도 중국이 아니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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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91 ‘얼음산의 아버지’ 무스타그 아타, 해발 7,546m
ⓒ Anthony Maw,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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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92 콩구르 타그 ‘곤륜산’, 해발 7,719m
ⓒ Jialiang Gao, 위키피디아


카라쿨(Karakul) 호수

야크와 양과 말들이 풀을 뜯는 넓은 초원을 지나고 황량한 불모의 고원 너머 우측에서 장엄한 설산들이 가까이 다가온다. 거대한 순백의 얼음덩어리가 한낮의 햇빛을 반사하여 유리알처럼 번쩍이는 장엄한 산 무즈타그 아타(Muztag Ata , ‘얼음산의 아버지’, 7,546m)(도판91)와 쿤룬산맥(崑崙山脈)의 최고봉 콩구르 타그(Kongur Tagh, 7,719m)(도판92)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붙어있는 콩구르는 중국에서 제일 높고(히말라야 제외) 체적이 엄청나게 커서,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이 산을 ‘곤륜산(崑崙山)’이라 부르며 세상에서 가장 높고 큰 산으로 인식해 왔다. 

위 두 산과 그 사이에 있는 콩구르 튜베(Kongur Tiube, 7,530m)에서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이 모여 카라쿨(Karakul) 호수(키르기즈어로 ‘검은 호수’)를 이루고, 흑경 같이 검은 수면에 다시 설산이 비쳐 환상적인 비경을 자랑한다(도판93). 이 호수는 수면 해발 3,914m, 넓이 364㎢, 깊이 30m(최대 깊이 236m), 밖으로 흘러나가는 하천이 없고 1년 중 반은 얼어붙는다. 카슈가르를 향해 조금 북상하니, 거울 같은 호수 건너편에 눈이 내린 듯한 하얀 모래산이 나타난다. 흰 모래가 바람에 날아와 쌓인 백사산(白沙山, 3,400m, 일명 쿰타흐 Kumtagh)이다. 그 하얀 산이 백사호(白沙湖)에 비쳐, 사산사호(沙山沙湖)의 경관(도판94)이 꿈 속의 환영인 양 몽롱하게 보인다. 조금 더 가면 기이하게도 산 전체가 붉은 산도 나온다(도판95). 북쪽으로 멀리 또 하나의 장엄한 설산 연봉이 눈에 들어온다. 톈산산맥(?山山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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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93 ‘검은 호수’ 카라쿨 호수에 비친 무스타그 아타 
ⓒ 중국 신장 카슈가르 지구 관광국 브로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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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94 백사산 백사호(白沙山 白沙湖)의 몽환적인 경치 
ⓒ See 58,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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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95 붉은 산
ⓒ Colegota,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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