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보편집회의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고 자진해서 나섰다. 공정한 것은 아니다. 내가 서점에서 직접 고르고 감동을 받은 책이 아니라, 그 동안 후배에게서 수없이 들었던 장재덕 경감을 만났고, 그에게서 선물로 받은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 “참 좋은 인연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라고 써 주었다. 나도 그런 마음이기에 우리의 소소한 인연을 소개하고 싶었고, “무작정 상경한 산골소년이 서울역 화장실 수돗물로 굶주린 배를 채우며 숱한 역경을 딛고 강력계 경찰관이 되기까지 기적 같은 Life Story”가 후배변호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사족으로 나와 저자와의 소박한 인연을 소개하면, 사실 법조인들이 판사, 검사는 많이 알아도 경찰관을 알기는 쉽지 않다. 나도 친분을 가지고 연락하는 경찰관은 딱 한 명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친한 후배가 나와 저자를 서로 소개해 주고 싶다 해서 같이 저녁을 한 번 먹은 것이다. 지금 법무부에서 일반직으로 일하고 있는 후배 임성진과 그는 1986년 검정고시학원에서 만났고, 나는 1990년 법무관시절 방위병인 후배를 만났다. 법률상담을 했는데 고아 출신으로 사회보호시설에서 살고 있던 임성진은 군대에 올 필요가 없었는데도 군생활을 하고 있었다. 규정을 찾아 그를 제대시킨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그를 만나고 있다. 건대 법대에 진학하고, 고시에 도전하고 실패하고, 7급 법무행정교육직에 지원하고, 서울구치소를 거쳐 현재 법무부에 근무하고 있다. 장재덕 경감과 임성진 교감은 서로 정말 어려운 시절 수도학원의 동문이라서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성진과 내가 지금까지 친한 것은 그가 항상 나에게 연락하고, 손을 내밀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항상 고맙고 그래서 나도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친동생처럼 앞장을 서려고 한다.
1960년 경북 영주 출신. 겨우 초등학교 졸업. 76년 16살에 무작정 상경하여 노숙까지 하면서 세상의 25개의 막장직업 전전. 중졸 학력이 요구되는 방범대원이 되기 위해서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결국은 1989년 순경시험에 합격, 현재 수사경찰로 출세하여 경감으로 있다. 그의 이러한 파란만장한 삶을 책으로 쓰라는 소설가의 권유로 쓰여진 것이 『산골소년 세상의 중심에 서다』이다. 다만, 나에게 관심을 끈 것은 자수성가 스토리가 아니라 책의 서문에 나오는 이 말이다. “핏자국이 낭자한 범죄현장에서 밤을 새운 적도 많습니다. 너무도 범인을 잡고 싶은 나머지 꿈이라도 꿀 수 있을까 하는 바람에서였지요.” ‘이런 자세로 살아서, 저 학력, 경력으로 경감으로까지 승진을 하였구나. 결국 가진 것이 없는 우리는 열심히 사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구나.’ 한때 가장 좋은 배우자감으로 인기 있던 변호사가 먹고살기도 힘든 직업이 된 지금의 후배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일은 내 일을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박형연 변호사
사법시험 제29회(연수원 19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