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92대 나승철 회장님 집행부 공보이사를 거쳐 다시 93대 김한규 회장님 집행부가 되었습니다. 92대나 지금이나 사내변호사인 저는 시간적 한계, 물리적 거리, 그리고 저의 능력부족 등으로 다른 임원님들에 비해서 회무에 기여가 적어 항상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제가 전임 집행부로서 잘한 일은 하나 있다고 자부합니다. 바로 '국제변호사'라는 잘못되고, 불법적인 용어의 사용에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장래희망이 '국제변호사'였습니다. 그때는 그런 자격이 존재하고 그 자격이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나 변호사로서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변호사가 되고 어렸을 때 가졌던 장래희망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그 단어 자체가 변호사법 위반의 불법적인 것임을 깨닫고 확인했습니다. '변호사법상 금지된 표현임에도 언론이나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되던 그 단어, 마치 변호사보다 우월한 뉘앙스를 풍기는 그 단어는 왜 사용되는 것일까?'
한 명의 변호사로서 제가 가졌던 생각은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가 되면서 구체화, 실행화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서울회에서 해당 단어를 사용하여 광고하는 외국변호사자격증자들을 고발하고, 계속적으로 언론사 등에 공문을 보내고 해당 용어 수정요청을 하고,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해당 자격증의 부존재 및 불법성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넘은 지금은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현재로 돌아오겠습니다. 지난 주말 오전 저는 가까운 한강변으로 나가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파란 하늘, 코스모스 핀 가을정취에 취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저는 어느 순간 멈칫하게 되었습니다. 반바지에 민소매, 마라톤 복장을 하고 열심히 뛰고 있는 일련의 사람들의 등번호 아래 쓰여진 문구. '생활법률은 법무사에게 -xx지방법무사회-'.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유사직역에서는 자신들을 알리고자 저렇게 생활 속에 파고들고 있는데 우리 변호사회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너무 손 놓고 있지는 않았는지... 우리 변호사들은 현재 안팎으로 격동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법률시장 개방, 변호사 숫자 문제, 유사직역 문제 등 변호사회 집행부로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그래도 하나하나 조금씩 해 보려 합니다.
공보이사로서 저는 변호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하고 법률전문가로서 변호사 이미지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그 첫걸음으로서 우리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캐치프레이즈"를 공모하고자 합니다(물론 1등 상품도 있을 것입니다. 추후 공지 드리겠습니다). 변호사, 변호사업무에 대한 긍정적이고 정확한 이미지를 주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십시오. 회원님들의 지혜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변호사 개인, 저 하나는 매우 작지만 함께 하시는 우리 집행부 임원님들이 계시고, 회원 여러분들이 저희 뒤에 계시기에 든든합니다. 93대 임기가 끝났을 때 작지만 하나라도, 회원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는 잘한 일이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5. 11.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나지수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