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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변호사의 조언] 김관기 변호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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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기 변호사

1985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1987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1991 사법연수원 20기

1991~1997 판사(수원, 서울, 제주지방법원)
2001 버지니아대학 법과대학원(법학석사)
2006~2007 서강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2010 아주대학교 로스쿨 겸임교수
2011~ 서강대학교 로스쿨 겸임교수
2007~ (사)한국세법학회 이사
2009~ (사)한국도산법학회 이사
2009~ (사)도산법연구회 이사
2010~2011 법무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개정 위원
2010~2012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 위원
2010~2012 국토해양부 자동차손해배상보장사업채권정리위원회 위원
2011 법무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태스크 포스 위원
2012 서울중앙지방법원 회생 위원



1. 도산법 분야의 전문변호사 중 한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산법과 관련한 업무를 하면서 명과 암을 이야기해 주실 수 있는지요. 

전문이라니 사실 낯간지럽습니다. 남보다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사건처리를 1위로 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알고 있는 것, 느끼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하다 보니, 허명(虛名)이 있을 뿐입니다. 도산 변호사의 명과 암이라야, 대략 다른 변호사와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그러면서 본인 자신도 생업을 할 수 있으니까 그것이 좋은 것이고, 그렇다고 이것으로 부자가 되지는 못하는 것이고, 의뢰인이 받는 정신적인 압박을 다 받는 것이니까요.
도산(파산)절차는, 개인 사건의 경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 살 길을 찾게 해 준다는 점, 기업 사건의 경우 재무적 파탄에 이른 기업을 재조직할 시간을 주고 기업인이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단을 하나 더 제공해 준다는 점에 장점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 궁지에 몰린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보람 있는 일입니다. 나아가 파산과 관련하여 남용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으나 5%를 가려내기 위하여 95%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나름 전문가로 알려지면 수입이 됩니다만, 그렇다고 이것으로는 많은 수입을 보기도 어렵고, 의뢰인이 한 번 가면 적어도 몇 년 동안은 다시 안 오니 지속적인 고객 확보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파산의 경우 주변의 여러 사람이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아 고객의 확산 가능성은 높습니다. 


2.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개인 파산/회생 업무 등을 하면서 도산법을 업으로 하는 변호사들에게 많은 타격이 있다고 예상합니다.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변호사 업무에 대한 개입이 실제 업무 분야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 부분은 보통은 당사자에게 비용의 내부화가 가능한 영역입니다. 빚을 진다는 것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비용을 일반적으로 대겠다고 나서지 않아도 되는 영역입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 무료 서비스를 하는 것은 어려운 사람이 쌀 사기 힘들다고 정부가 국영 쌀 가게를 열어 정부미를 싼 값에 방출하는 것과 비슷한데, 그러면 쌀 가게가 많이 도산할 것입니다. 변호사도 똑같습니다. 정부에서 변호사를 무료 공급해 주면 상당 부분 민간 변호사 자리는 없어집니다. 또, 실제로 법률구조공단에서 파산 등의 업무를 하는 사람은 변호사 얼굴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변호사법 위반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듭니다. 쌀 장사에서 이러면 쌀 장사 협회에서 들고 일어나 못 하게 할 겁니다. 변호사 단체에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문제는 정부법무공단에도 있습니다.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사건을 여기에서 거의 독점적으로 취급하게 한다더군요. 그 조직원이 되는 일부 변호사들을 위하여 변호사 일반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이지요. 물론 정치적 결단이겠습니다만, 이와 같은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예전에 변호사 단체 선배들이 후배들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였다고 봅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국가의 변호사 시장에 대한 지배 문제인데 변호사 단체는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문제 제기를 함이 타당할 것입니다. 


3. 요즘은 전문변호사라는 개념으로 변호사 단체나 언론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전문변호사라는 것은 무엇이고 전문변호사라는 인증이 필요한 것인지, 전문변호사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전문변호사의 개념 요소는 ‘일반’ 변호사에 대한 우월함을 대외적으로 표시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공적인 인증이 부가된다면, 전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 일반 변호사들과의 경쟁에 있어서 앞서 나가려는 것을 권력으로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적 지대는 국회에 전속된 입법에 의하여 규정할 사항입니다. 쉽게 전문 인증을 붙이는 변호사에게는 장점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변호사에게는 경쟁 제한으로 다가옵니다.
전문인지 아닌지는 시장이 평가합니다. 까다로운 의뢰인들은 나름 변호사를 조사하고 옵니다. 이것은 누가 잘 하고 못 하고의 문제가 변호사 단체의 인증이 아니라 자율적 광고와 시장의 영역에 의하여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전문인증은 심사 기준에 대한 문제, 독점권의 문제, 거부 시 불복 문제 등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전문 인증을 하기 위하여는 이러한 문제 등에 대한 체계적 규정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4.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영혼이 있는 변호사’라는 개념을 개인적으로는 좋아합니다. 변호사 사무실의 대형화 추세에 반하여 오히려 대형 로펌에서 나오셔서 개업을 하셨습니다. 대형 로펌과 개업 후 개인 사무실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대형 로펌 경험은 극히 잠시인데, 제가 어떻게 감히 논평하겠습니까? 개인 사무실은 고유 의미의 변호사라는 점입니다. 국가 권력, 대기업에 맞서 약한 개인을 옹호할 수 있는 것을 대형 로펌은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대형 로펌에 근로자, 조합원으로 들어가면 수입의 안전성은 일단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안정’이라는 것은 근거 없는 신화입니다. 대형 로펌에 들어가서 오랜 기간 있었던 저희 동기생들도 요즘 많이 나와서 혼자서 사무실을 여는 예가 많이 있습니다.
조직은 사람을 생산요소로 인식합니다.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의 충성과 기여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충성해도 언젠가는 사람도 용도 폐기되게 마련이지요. 물론 그만두고 싶을 때 뒷정리를 놓아 두고 그저 걸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일 수 있겠습니다. 개인 사무실은 그만두려고 해도 사건 빚이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로펌 소속변호사의 경우 그나마 노동유연성이 있는 것 아닐까요? 


5. 파산/회생과 사기와의 구분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후배 변호사님들을 위해서 도산을 했을 때 이를 구분하는 감각(?)을 전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금융채권자는 형사사법절차에서 채무자의 신용을 심사할 능력이 없는 재무적 바보로 가정됩니다. 그들은 나중에 갚아 주겠다는 약속을 무조건 믿습니다. 채무자는 자신이 나중에 변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표시하지 않은 한 신용을 얻을 때 채권자를 속인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채무의 이행지체가 있을 때, 채무자는 사기죄를 범한 것이 됩니다. 채권자가 채무자 자신의 무자력을 잘 알고 있었고 그가 동정심에 의하여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주관적인 용태까지 엄격하게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채무자는 사기죄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을 면하기 힘듭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한 파산은 모두 사기라고 볼 겁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이데올로기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전통을 받드는 사람은 결코 구분할 수 없습니다. 거의 모든 금융채무 불이행은 사기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인 패러다임은 틀렸습니다. 국민 중 상당수를 범죄자로 규정하게 되니까요. 예를 들어 금융채무 연체자가 400만, 500만 명이라면, 그들을 모두 단죄하려고 한다면 교도소를 많이 지어야 할 것이고, 경찰도 판·검사도 많이 늘려야 할 겁니다. 기망, 착오, 처분행위라는 인과관계에 대하여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다면 보통의 채무불이행이 사기로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도산법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형사실무에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사기죄를 쉽게 인정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결국 전근대와 근대의 충돌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고금리 대출을 받은 자 자체가 피해자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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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파산관재인의 문제에 대하여도 언급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현재 파산관재인 제도와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가끔 자신의 개인적 선호, 이익을 위하여 파산관재인의 사명을 잊는 사람이 눈에 띕니다. 특히 채무자에 대하여, 그들을 대리하는 동료 변호사에 대하여 노골적인 적의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요. 5년 동안이나 사건 처리를 하지 않고 미루어 놓고 그 책임을 채무자에게 떠넘기는 자도 보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채권자 대리인 역할을 하는 쪽에서 돈 내 놓으라고 하는 이야기도 들어오고요. 
결탁이라고밖에는 생각하지 못하겠습니다. 그것은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기회에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무엇인가 민주적인 통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정치적으로 연방파산관재인을 지역마다 임명하고 그가 개별 사건의 파산관재인을 감독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방식은 심판을 담당하는 법원이 선수를 감독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어서, 감독으로서 선수와의 계속적 관계가 심판에까지 영향을 줄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감독으로서는 법원은 무능할 수밖에 없지요.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는 행정기관에서 관리 감독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7. 도산법 분야는 고정고객을 생성하기 어렵고 계속적으로 힘든 사람을 만나는 업무이다 보니 고객 관리 또한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도산법 분야의 고객 확보, 고객 관리와 관련한 비법(?)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오래 하면 고객기반이 조금씩 생깁니다. 참고 열심히 해야지요. 


8. 도산법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는 소위 ‘파산팀/회생팀’이라는 브로커들과 변호사들의 명의대여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직접 경험하신 문제나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익이 박한 분야인지라, 신규 진입해서 단기간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 직영하지 않고 그저 팀에 자리를 내 주는 정도로 안정적 수입을 얻으려는 유혹에 많은 분들이 빠지는 듯합니다. 즉 변호사는 고객과 직접 부딪쳐야 하는데 이것을 원하지 않고, 또 도산 분야는 소위 치킨게임이 심한 분야이며 대한법률구조공단과 같은 문제가 함께 위협이 되다 보니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도산법 분야는 여러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고정비용이 증가하고 손쉽게 직원과 변호사가 이익을 분배하는 유혹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변호사 자신의 문제입니다.


9. 도산법 분야에 관심이 있는 후배 변호사님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은 있으신지요. 

다른 영역과 똑같이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외에 없습니다. 꾸준히 하면서 자신을 알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같은 업자끼리 우애를 가지고 협력해야 합니다. 다만 개인이든 기업이든 채무자를 대리하는 경우에는 경제적 약자, 가난한 자에 대한 동정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 상대방은 돈도 권력도 풍부한 금융산업이니까요. 
그렇다고 다른 변호사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과 잘 지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최근에 읽은 책에 나오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아무런 적도 없는 변호사는 십중팔구 겁쟁이거나 아첨꾼이다. 훌륭한 적을 갖고 있는 변호사는 종종 가난한 사람, 후원을 받을 수 없는 사람, 사회에서 비판 받는 사람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는 문구(저자 앨런 더쇼비츠, 심현근 옮김, 『미래의 법률가에게』, 40면)가 의미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10. 요즘에는 기업회생/파산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회생/파산과 기업회생/파산의 업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차이점과 주의점이 있는지 알려 주십시오. 

기업 사건의 경우에는 회사법적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재무위기 상황에서는 채권자가 위험을 지게 되니 기업의 주인이 바뀐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사실 파산법이라는 것이 별 것이 아닙니다. 집합적 채권추심이 본질입니다. 이에 부수하여 추구하는 목적이 개인과 기업의 경우에 약간 다릅니다. 정직하지만 불운한 개인은 신선한 새 출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은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때 새로운 자본구조를 취득할 수 있어야 하고, 생존가능성이 없는 기업이라면 효율적으로 업무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고자 하면, 기업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즉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실체이고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것이 도산법의 본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 후기 
변호사업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이다. 더욱이 도산법 분야의 고객은 더욱 그러하다. 도산법은 권력이 있는 채권자의 일방적인 채무자의 괴롭힘에서 벗어나 법원에서 채권자끼리 다투게 함으로써 일방적인 채권자의 권력에서 채무자가 벗어나게 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는 김 변호사님의 말씀은 도산법의 본질을 꿰뚫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변호사가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무엇을 하겠는가. 게다가 경제적으로 매우 아픈 도산법 분야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욱, 결국 사람 이야기 아니겠는가.

인터뷰/정리 : 김형준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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