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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상념] 당신은 무슨 전문변호사입니까?
바야흐로 전문변호사 전성시대이다.

특히 로스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누구나가 한 해에도 수천 명씩 쏟아지는 변호사들 가운데 각광을 받으려면 자기 자신만의 전문분야가 한두 개쯤을 꼭 있어야 한다고들 얘기하고, 저마다 전문분야를 등록한다. 아니면 홍보한다고 난리가 아니다. 

한 번은 친한 선배 변호사와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전문변호사 얘기를 하게 되었다.

“정변! 정변은 요즘 의뢰인들이 물어 보면 무슨 전문변호사라고 해?”

조금은 멈칫하며, “글쎄요. 아무리 전문변호사 시대라고 하지만, 의뢰인이 원하면 그게 민사사건이건, 형사사건이건, 행정소송사건이건, 이혼사건이건 다 해 줘야 하는 게 변호사의 자세 아닌가요?”
“그래. 그것도 틀린 태도라고는 할 수 없지. 그래도 ‘나는 무슨 전문변호사다’라는 확실한 답은 갖고 있어야 하는 거 아냐?”
개인적으로 형사, 토지소송, 행정소송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선뜻 이게 전문이라고 내세우기에는 좀 그렇기도 하고, 약간의 반발심도 생겨, 
“너무 전문만 강조하다 보면 다른 분야 사건은 전혀 못 하는 변호사로 오해받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 그 말도 맞는 얘기지! 그리고 내 세대에 변호사 시작한 사람들이 무슨 전문이 따로 있나? 변호사는 만능이어야 했으니까. 근데 말이야. 난 자신 있게 무슨 전문변호사라고 할 수 있는 답이 있어. 정변이 생각하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는 명답일걸!”
아니 그런 명답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자못 궁금해져 의자를 바싹 당겨 앉으며, 침을 삼켰다. 
“아니 그런 답이 뭐가 있나요?”
“답을 듣고 내 말에 동의하면 오늘 맥주값은 정변이 내는 거야? 하하”
“한 번 들어 보고요.”
도대체 무슨 답이길래 이렇게 뜸을 들이시는 걸까 몹시 궁금했다.

“응, 나는 누가 무슨 전문변호사냐고 물어 보면, 항상 ‘승소 전문변호사’라고 대답해 줘. 하하”

듣고 보니 “앗!” 하는 느낌이 온다. 하지만 그냥 동의해 줄 수는 없었다.
“에이. 그건 진짜 전문성이 없어 보이는데요?”
“어쨌든 ‘최선을 다해 이겨 드리겠다’는 의지는 강력히 어필한 거 아니야? 그럼 된 거지. 하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맞는 말이다. 저마다 전문분야를 홍보하고, 무슨 출신이다, 어떤 분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며 각기 전문성을 내세우지만, 결국 변호사는 자신이 한 번 맡은 사건에 혼신의 힘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자세요,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변호사협회에 애기해서 얼른 ‘승소’를 전문분야로 등록신청을 해야겠다. 그런데 도대체 몇 퍼센트나 승소해야 “승소 전문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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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희 변호사
군법무관시험 제12회
법무법인 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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