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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영화] STAR WARS와 현대 미국의 신화
2015년 초 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로스쿨에서 방문교수로 근무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청운의 꿈을 품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처음 접한 미국 캘리포니아는 그 무렵 영하 날씨가 지속되던 한국에 비해 너무 따뜻한 날씨로 우리 가족을 반겼고, 그 따뜻한 날씨와 푸르른 자연에 반해 마냥 신기하고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영어로 진행되는 미국 로스쿨 수업은 시간이 지나도 잘 들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 지루함의 연속이 이어졌다. 중간 중간 옐로스톤, 그랜드캐년, 모하비 등 미국의 대자연을 느낄 여행이 없었다면 참 견디기 힘든 타국 생활이었을 것이다.(혹자는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일상을 벗어나는 것도 아무리 길어도 두 달이면 족한 듯하다. ^^) 그렇게 2015년이 마무리 되어가던 때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였다. 이곳은 크리스마스 시절부터 완전히 ‘놀자’ 분위기이다. 마침 방학을 한 아이들이 심심하다며 영화라도 보고 싶다고 하자 사실 내가 더 보고 싶었던 <스타워즈>를 바로 선택하였다. 

<스타워즈>를 보러 온 미국인 관객들은 연휴기간 이른 아침 시간대였음에도 만원이었다. 그만큼 <스타워즈>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남다르다. 1942년 생으로 70대 중반이 된 해리슨 포드와 60이 된 레아 오르가나 역의 캐리 피셔가 등장할 무렵 관객들의 커다란 탄성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또한, 무엇보다 <스타워즈> OST를 줄곧 맡아 온 존 윌리엄스는 웅장하고 화려한 곡들을 선보이며 항상 영화 시작의 감동을 더하였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우주를 가로지르는 크레딧 타이틀과 ‘빰~! 빠바바밤밤, 바바바밤~!’으로 시작되는 익숙한 첫 장면에서부터 몰입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스타워즈> 시리즈 특유의 인트로는, 옛날 아날로그 방식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전혀 낯설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복고풍이 유행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이렇게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스타워즈>가 절정에 달한 1980년대의 향수를 선물하고 싶었나 보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났다. ‘핀’(존 보예가)이라는 낯선 흑인과 함께 등장하는 깡통로봇 R-2 역할을 대신하는 BB-8, 처음에는 깡통로봇 R-2인 줄 알았다. 이놈의 표정과 공처럼 구르면서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그리고 고물장수 아가씨 ‘레이’(데이지 리들리). 한눈에 이 젊은 여배우가 “깨어난 포스”란 제목처럼 앞으로 이어지는 <스타워즈>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이끌고 갈 주인공 ‘제다이’구나 싶었다. 다음 편부터 여자 제다이로서의 큰 활약을 보여줄 것 같은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다. 과연 누구의 딸일까? 다스베이더와 붙다가 죽은 제다이 오비완? 사라진 제다이 루크 스카이워커? 아니면 저항군을 이끄는 리더 레아 공주와 한 솔로 사이에서 태어난 또 다른 자녀? 이번 에피소드 7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위 레이의 정체를 알려 주지 않았다. 아무튼 새로운 주인공 여전사 레이는 그녀의 오뚝한 콧날만큼 그 인상이 무척이나 강하였다. 그러면 그녀와 맞서는 상대는 카일로 렌. 그는 한 솔로와 레아 공주와 사이의 아들로 매우 사이코틱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 이전이 악역들에 비해 좀 모자란 느낌도 들지만 아버지인 한 솔로를 살해하는 패륜아로 그려져 그 모자람도 일순간에 동정의 여지없이 날려 버린다. 아무튼 영화가 결말을 향해 갈 즈음 한 솔로와 레아 공주 그리고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창고에서 모습을 드러낸 깡통로봇 R2를 등장시켜 <스타워즈> 6편이 개봉된 1983년 이후의 세월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은 40년의 역사를 가진 <스타워즈> 시리즈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제, “현대 미국의 신화”라는 글 제목에 관해 이야기 해 본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은 많은 미국인들처럼 이 시리즈에 열광했던 이들에겐 멋진 추억의 선물이 되었고, 띄엄띄엄 보아왔던 이들이나 난생 처음 이 영화를 대하는 이들에게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비교적 긴 역사를 간직한 유럽에는 중세 십자군 기사의 전설 등 영웅담이 많이 있지만, 200년 전 백인들이 이주하여 네이티브 아메리칸을 몰아내고 그 위에 건국한 미국의 경우 역사가 짧아 신화 같은 이야기라고 해 봐야 카우보이 정도뿐이다. 그런 미국인들에게 조지 루카스는 ‘우주의 기사들’로 20세기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열광케 했다.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조지 루카스 = 스타워즈’의 등식으로 자리잡혀 있다. 그는 1977년부터 첫 3부작을 제작하고 총 9편으로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들 것이라 야심만만하게 이야기하였다. 그는 <스타워즈> 신작을 개봉하면서 까다로운 개봉조건을 내걸었고 잔인할 정도로 냉정한 배급방식에 대해 “그것은 돈에서 나온다. 돈은 곧 파워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스타워즈> 영화 상영 전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관련 머천다이즈 상품들의 수입 또한 더하여 그의 물적 파워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런데 <스타워즈> 영화와 영화를 만든 감독 조지 루카스의 행적을 비교해 보면 좀 흥미로운 것이, 아이러니컬하게 <스타워즈>는 정신이나 초자연적, 원초적 힘으로서 ‘Force Energy’를 강조하고, 기계적 메카닉보다는 자연의 치유력이나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영적 힘을 강조한다. 이는 감독 조지 루카스가 평소 환생과 윤회를 가르치는 ‘뉴 에이지’ 사상에 깊이 심취해 있는 인물이기에 그 정신이 영화에 반영된 것을 아는 이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조지 루카스의 평소 외적으로 드러난 행적은 그와는 반대이다. 그는 돈과 물질을 항상 강조하고, 돈을 통해 파워가 생기고 그것이 있어야 자유로워진다고 역설한다. 또, ILM을 만들어 헐리우드 영화의 특수효과를 장악하고 선도하고 있으며 극장 사운드 시스템 THX도 만들어 보급하는 등 기계 및 테크닉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인물이다. 

이 모든 아이러니에도 불구하고 그는 뛰어난 영화감독임이자 미국식 자본주의에 충실한 자본가라는 점은 명백하다. 사람들이 <스타워즈>에 열광하는 데에는 이렇듯 조지 루카스라는 한 명의 영웅 만들기에 동참하고, 그 안에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과도 일부 연관이 있다. 과거 막강한 대영제국을 상대로 무장 혁명 투쟁을 벌여 독립을 쟁취한 미국인들에게 그들이 자랑하는 영화예술을 통해 전 세계를 호령하고, 이를 통해 현대 미국 사회에서 한 인간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된 돈과 명성을 모두 갖게 된 그의 신화는 <스타워즈>와 함께 당분간 영원할 것이다. 이것이 현대 미국이 만들어낸 신화 아닌 신화가 된 것이다. 

이제 결론이다. 내년 그리고 2020년에 개봉될 예정이라는 <스타워즈> 시즌3의 남은 이야기 에피소드 8, 9편에서 분명히 여자 제다이가 되어 이번 이야기를 이끌게 될 ‘레이’는 어떤 활약을 펼쳐 보일 것인지? 영화 마지막에 등장한 이제는 늙어버린 ‘루크 스카이워커’가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악의 군대 스톰투루퍼였다가 탈출한 여주인공 ‘레이’의 연인 ‘핀’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새로운 젊은 악당 ‘카일로 렌’의 존재감이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될지? 한 솔로는 정말 그렇게 허무하게 죽고 만 것인지, 아님 다시 부활하여 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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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중탁 변호사
사법시험 제44회(연수원 34기) 
경북대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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