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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중동아프리카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해가는 길목에서……
IS(Islamic States),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이라크와 리비아의 혼란스러운 정국…… 중동지역을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서방 중심의 언론을 통해 바라보는 중동지역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불안한 곳이다. 정말로 그런 것일까? 오일 머니, 할랄 인증, 대 이란 경제 제재의 해제 등 경제 중심의 다른 축으로 보자면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저유가에 따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전 세계 시장의 거의 유일한 판로라 할 수 있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끊임없이 진출을 시도하는 것을 보면, 이 지역은 한계에 봉착한 한국경제에 희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유가 기조로 인해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와 토목, 건설, 발전 등의 산업이 침체기에 있지만, 전세계 18억의 무슬림 인구는 더 이상 무시한다고 무시되는 존재가 아니다. 식품이나 화장품 사업 분야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은 할랄 산업이 화두인 것을 모두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이 어떻게 자리매김 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류 덕분에 한국의 의료, 제약, 교육, IT 등 업체들이 줄기차게 중동아프리카로 진출하고 있으며, 중동의 부호들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한국의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한, 이란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는 기대로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겠지만 반가운 일이다. 


필자는 지난 6년간 중동아프리카 각 지역을 두루 다니면서 지역 전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물론, 각각의 국가를 깊이 있게 연구하신 전문가분들이 많겠지만 중동 대부분의 지역을 직접 뛰어다니고 아프리카의 다양한 오지를 경험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중동아프리카 지역 전체를 아우르며 이해하기에 두바이는 최적의 장소였다. 건설, 부동산, 항공, 물류, 금융, 관광 등 다양한 산업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신흥 국제도시이자 자발적 노예들이 사회 기층을 형성하며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자본주의의 극단을 보이는 현대판 문명왕국이다. 홍콩 및 싱가포르만큼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뉴욕보다도 다양한 인종 및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진정한 의미의 국제도시인 것이다. 그 중심에는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이 있다. 그는 두바이의 진정한 리더이자 중동 및 북아프리카를 비롯한 무슬림 국가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그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하고 행복하며 번영한다. 


저녁 퇴근길에 바라보는 두바이의 풍경은 어린 시절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 나왔던 2050년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최상위 왕족이 영국인의 지식과 경험을 이용해 국가와 산업 구조를 형성하고, 지도자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투자와 도전을 지속하기 때문에 두바이는 중동의 어떤 국가보다도 개방적이고 사업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다. 치안 역시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국제도시의 특성상 ‘뜨내기’가 많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두바이, UAE, 중동, 아프리카를 대한다면 우리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


중동아프리카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마친 지금 시점에 이 지역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들은 서방 제국주의의 희생양이었다는 인식을 버릴 수 없다.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제국주의의 물결이 일 때 각 국가는 스스로 발전을 택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쇄국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통치령이라는 형태의 식민지배를 당하게 된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식민 지배국가들이 피지배국 독재자/국왕의 전횡을 눈감아 왔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근대사와 유사하다. 일방적으로 자를 대고 그은 국경, 이슬람 세력 간의 분쟁 유발,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석유자원을 수탈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 등 이 모든 것들이 중동아프리카에서 신음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전체적인 그림을 바탕으로 현지법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더해갈 생각이다. 선전하고 있는 한국 기업과 사업가 덕분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법조인들이 그나마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주도하고 있는 UAE 한인변호사회에만 20명 이상의 한국계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들이 계약 및 분쟁관리, compliance risk 관리를 위해 사내변호사를 대거 채용하고 해외로 진출시킨 영향도 있지만, Linklaters, Freshfields, Allen & Overy 등 글로벌 로펌이나 Al Tamimi와 같은 로컬펌에서도 한국계 변호사를 채용해서 한국 기업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이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이 두바이에 사무소를 연 것도 큰 변화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20여 명의 한국계 변호사 중에 외국에서 공부하지 않은 한국변호사가 네 명이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LG전자에 근무하던 당시 진행했던 사법연수생 실무수습제도는 이러한 변화에 매우 기민하게 부응했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영미국가에 비해 영어 장벽이 높지 않고,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법률문화가 과거 우리의 것과 유사한 부분이 많으면서도 제도화와 정비가 아직 더디기 때문에 청년변호사들이 도전을 해 볼 만하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5년을 투자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변화와 함께하는 지역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국익에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대형 로펌들이 대기업을 지원한다고 보면, 중소기업이나 현지 사업가를 지원할 수 있는 중형 로펌이 진출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간의 기고를 마치면서 후배 법조인들께 드리고 싶은 몇 개의 단어를 고민해 보았다. 몸으로 직접 경험한 것이니 후배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용기와 도전: 도전, 무모할수록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 책임: 내가 가고 있는 길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므로 뒤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다.
* 제4선택지: 법조인은 판검사, 사내변호사나 로펌 변호사와 같은 급여변호사, 개업변호사라는 3가지의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 이상의 제4선택지가 분명히 있다.
* 영어의 본질은 communication 수단이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



5년 후, 많은 중동아프리카 지역법 전문가가 활동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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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변호사
사법시험 제47회(연수원 3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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