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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의료법 위반과 사기죄의 성 립여부와의 관계
의료법위반과 사기죄의 성립여부와의 관계
-대법원 2015.7.9. 선고 2014도11843 판결(사기·의료법위반)-

1. 사실관계 및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는 ‘의료법에 위반하여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이 한의사를 고용하여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이를 진실로 믿은 피해자 공단으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이른바 사무장병원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되는지 문제되며 대상판결도 이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2. 판결 요지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1호는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요양기관 중 하나인 의료기관을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적법하게 개설되지 아니한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등의 요양급여를 실시하였다면 해당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지급받을 자격이 없다. 따라서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마치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요양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서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 이 경우 의료기관의 개설인인 비의료인이 개설 명의를 빌려준 의료인으로 하여금 환자들에게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였다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3. 평석 

가. 종래 통설과 판례는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고 보았다. 
이를 요양급여비용 청구에 관하여 적용해 보면,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의 전제는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설립된 요양기관이다. 그렇다면 이를 묵비하고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재산적 처분행위의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하여 허위표시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사기죄에서 기망행위인지 여부는 행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험급여비용 전액에 대하여 부당이득 환수 처분을 함으로써, 이러한 행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사에 반함이 분명함을 밝혔다. 그런데 의료법에 의하여 개설될 수 없는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였다면, 대법원도 지적한 바와 같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요양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하여는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사무장병원의 난립으로 인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 파탄은 누누이 지적되어 온 점,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가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후 모두 써버려 아무런 재산이 남아 있지 않는 경우라면 형사제재 이외에는 실효성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파탄에 원인이 되는 행위를 발본색원할 필요도 있다. 

나. 다른 한편, 대상판결이 의료인이 이중운영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기망행위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적용될 수 있는지 문제된다. 그 중 기망행위의 성립과 관련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부당이득 환수규정과의 관계가 문제될 수 있다. ‘속임수’로 급여비용을 받는다는 것은, 급여비용의 청구원인이 되는 사실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서류를 거짓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지급받는다는 의미다. ‘기타 부당한 방법’은 급여비용의 청구원인이 되는 사실관계는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관계 법령을 위반하거나 그러한 사실관계가 실질적으로 타당성을 결여하여 급여비용의 지급이 부적당함에도 불구하고 급여비용을 지급받는다는 의미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을 ‘사무장병원’이나 ‘이중운영금지규정을 위반한 의료기관’에 적용시켜보면, 이들 의료기관이 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경우 청구원인이 되는 사실관계는 존재하지만 청구행위가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로 볼 수 있고, 둘 사이에 차이를 두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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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변호사
사법시험 제49회(연수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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