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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영화] 영화 ‘탐정 홍길동’, 셜록 홈즈를 되살려낼 수 있을까
사건 해결률 99%를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제훈 역)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을 잡으러 간다. 20년에 걸친 수소문 끝에 소재지를 찾았으나 김병덕을 코앞에 두고 놓치고 만다. 김병덕이 누군가에 의해 납치를 당하면서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납치된 후 폐가에 남아 있던 손녀딸을 미끼로 다시 김병덕을 찾아 나선 홍길동. 

‘광은회’라는 광신적 종교집단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던 한 여인이 있었다. 같은 이유로 광은회를 벗어나려다 붙잡혀 여인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김병덕. 그리고 모친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아들 홍길동. 광은회의 후계자 격인 강성일(김성균 역)은 현직 경찰로서 세상의 지배를 꿈꾸던 자였다. 홍길동은 김병덕을 쫓는 과정에서 모친 살해의 전말을 알게 된다. 영화의 결말은 광은회의 실체를 밝히고 관련자들이 응징을 당한다는 얘기. 

그동안 탐정을 다룬 한국 영화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작년 가을에 개봉한 권상우 주연의 ‘탐정 : 더 비기닝’이 기억에 남지만 그도 전형적인 탐정 드라마는 아니었다. 오히려 수사물에 가까웠다. 형사가 등장하는 범죄 드라마는 숱하게 볼 수 있었지만 탐정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영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실정법상 인정되지 않는 직군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테다. 

한국에 탐정은 없다. 민간조사원만 있을 뿐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민간조사원도 미래에 존재할 직업군에 불과하고, 지금은 흥신소 직원만이 존재한다. 앞으로 민간조사원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1. 미아, 가출인, 실종자, 소재 불명인 불법행위자에 대한 소재 파악과 관련된 조사
2. 도난, 분실, 도피자산의 추적 및 소재확인과 관련된 조사
3. 의뢰인의 피해 사실에 대한 조사
4.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변호사로부터 의뢰받은 자료의 수집』
(민간조사업에 관한 법률안 참조)



법률안이 통과되더라도 민간조사원이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없어 보인다. 불법행위자 소재파악과 피해사실 조사 정도가 전부이다. 이혼사건 증거수집도 빠질 수 없을 것이나 현재의 심부름센터가 보여주는 현란한 기법들은 제한될 가능성이 많다. 위치추적 장비나 해킹프로그램 등은 금지될 것이다. 

영화 속 홍길동은 ‘소재불명인 불법행위자’를 찾고 있었다. 법률안이 예정하고 있는 전형적 탐정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에는 이미 경찰 수탁을 받아 범죄자의 신병을 찾아나서는 탐정회사가 있다. 그러나 범죄자 소재를 파악하여 체포하는 등의 수사업무는 형사소송법이 허용하는 사인(私人)의 현행범체포 외에는 일체 금지된다. 홍길동이 김병덕을 체포하여 물리적 응징을 하려 했다면 그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한편, 홍길동이 범인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탐정업무’라기보다는 범죄자 ‘프로파일링’에 가깝다. 프로파일링은 “범행 현장에서 범죄자가 나타낸 다양한 행동의 분석을 통해 범죄자의 배경 특성을 추론하여 범인 검거에 기여하고 범인의 협조를 얻게 하는 수사 기법”을 말한다. 홍길동은 김병덕의 소재를 찾기 위해 각종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발자국과 혈흔을 살피기도 하고, 광은회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한편의 시나리오로 만들어 낸다. 

한때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당시 프로파일링에 기반한 범죄심리 영화나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프로파일링 드라마가 시즌을 거듭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잊혀져 가는 탐정 스릴러를 프로파일링 드라마가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에서 간간히 제작되는 탐정 영화가 셜록 홈즈를 되살려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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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빈 변호사
사법시험 제46회(연수원 3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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