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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자기 소유 토지에 토양오염을 유발한 자의 불법행위책임
자기 소유 토지에 토양오염을 유발한 자의 불법행위책임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판결)


1. 사안과 쟁점 

이 사건은, 자기 소유 토지에 토양오염을 유발하거나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종전 소유자인 피고 세아베스틸이 그 토지를 전전 매수하여 오염토양 정화비용이나 폐기물 처리비용을 지출하게 된 현재의 토지 소유자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먼저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면서, 국가와 국민이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는 국가뿐만 아니라 국민도 오염방지와 오염된 환경의 개선에 관하여 책임을 부담함을 의미한다.”고 전제한 뒤 “환경오염에 관련된 법률관계에 대하여 관련 규정과 법리를 해석·적용할 때에는 환경보전을 위한 헌법의 정신과 환경정책기본법의 기본이념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또한 토지오염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환경오염 중에서 특히 토양오염은 일단 발생하면 정화되지 않는 이상 그 오염상태가 계속되고 이로 인한 피해는 장기간에 걸쳐 누적적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오염토양 자체가 다른 토양오염의 원인이 되는 등 국민건강 및 환경상의 위해를 초래하고 토양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매우 큰 위험성이 있다.”고 판시하면서, “이에 구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1항 본문, 제3항 제1호 등은 ‘토양오염물질을 토양에 누출·유출시키거나 투기·방치함으로써 토양오염을 유발시킨 자’에게 토양오염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지우고 있다. 토양오염을 유발한 자는 그 토양오염 상태가 계속됨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피해를 배상하여야 하고, 또한 오염된 상태의 토지를 전전 매수한 현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하여 직접 오염토양을 정화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여, 결국 “토지의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토양오염을 유발하거나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하였음에도 오염토양이나 폐기물을 정화·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토지를 거래에 제공하는 등으로 유통되게 한 토지소유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의 상대방 및 위 토지를 전전 취득한 현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한 위법행위로써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판시하였다. 


3. 판례 평석 

종래 대법원판결은, “자신의 소유였던 토지에 폐기물 등을 매립한 행위는 그 소유자 자신에 대한 행위로서 제3자에 대한 행위가 아니므로 불법행위가 성립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 소유자가 토지에 폐기물 등을 매립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당연히 현재의 소유자에게 어떤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 11. 선고 99다16460 판결)”고 판시하였는데, 위 대상판결을 통하여 14년 만에 판례가 변경되었다(참고로, 대상판결은 4인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즉 종전 대법원판결에서는 불법행위책임의 가해행위를 ‘자기 소유 토지에 오염을 유발하고 폐기물을 매립하는 행위’만으로 평가하여 좁게 해석한 반면, 대상판결에서는 ‘오염을 유발한 행위와 이를 정화하지 않은 행위 및 그 상태로 매도한 행위’ 등 일련의 행위를 일체로 파악하였다. 또한 대상판결은 토양오염을 유발하고 폐기물을 매립하여 환경을 훼손한 행위는 소유권의 행사라 할지라도 용인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 행위의 위법성은 토양생태계의 보전, 국민건강 및 환경상 위해의 방지라는 공공적 성격과 사회정의 및 형평성의 관념이라는 특수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다른 어떠한 위법행위보다 엄격하게 규제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소멸시효와 관련하여서도 토지오염행위를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현재 소유자가 소유권 행사를 위해 오염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제거하여야 할 시점에 손해가 현실화되었다고 판시함으로써 전전매수인인 현재소유자를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였다. 

대상판결과 같이 토양오염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오염행위자에게 직접 부담시키는 것은 환경오염의 예방과 억제의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폐기물을 자신의 토지에 매립하는 경우 법이 정하는 방법과 기준에 따라야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제거의무를 부담할 뿐 아니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는데, 그와 같은 공법상 책임 이외에 사법상 불법행위 책임의 성립을 긍정하는 것은 법체계 전체를 조화롭게 해석하는 것으로 공평의 원칙 및 자기책임의 원리에도 부합한다. 

대상판결의 반대의견에서는, 오염된 토지의 전전 매수인이 정화비용을 실제 지출하였거나 지출하게 된 것은 토지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그 오염사실을 충분히 듣지 못하여 매매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못한 탓이며, 오염유발자가 그 토지를 유통시킨 것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오염된 토양이나 매립된 폐기물은 외부에서 쉽게 알 수 없는 토지 지하에 있게 마련이고, 직접 그 부지의 오염물질 등을 처리하지 않는 이상 미리 어느 정도의 정화비용이 들지 예상하기는 매우 어려워 매매가격을 산정할 때 이를 정확하게 반영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더구나 환경오염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인과관계를 완화하고자 하는 최근 판례와 통설의 경향에도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다수의견 결론과 같이, 토지오염행위를 한 자가 전전매수인에게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지되, 만약 오염행위자가 그 토지를 매도하면서 그러한 사정을 제1매수인에게 충분히 고지하면서 대금감액 등을 통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그 정화책임을 인수시켰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오염행위자는 제1매수인에게 자신이 전전매수인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을 구상하는 것으로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와 같은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전전매수인은 거래상대방인 제1매수인에게도 신의칙상 충분한 고지를 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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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옥영 변호사
사법시험 제52회(연수원 4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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