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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권선택 시장 사전선거운동 사건
권선택 시장 사전선거운동 사건
(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판결)


1. 사안과 쟁점

이 사건은, 대법원이 자신과 헌법재판소가 그 동안 일관되게 유지하여 왔던 (사전)선거운동의 개념을 파기하고, 새로이 (사전)선거운동 개념을 만든 사건이다. 대법원은 선거운동을 위한 목적이라는 것은 후보자나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의 관점이 아닌 일반 유권자의 입장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선거가 실시되기 오래 전에 행해져서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행위라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당해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는 논증이 타당한지가 쟁점이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의 판시는 다음과 같다. (1)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에 해당하는지는 당해 행위를 하는 주체 내부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그와 같은 목적의사를 실현하려는 행위로 인정되지 않음에도 그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거나, 결과적으로 그 행위가 단순히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또는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는 데 필요하거나 유리하다고 하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 선거 관련 국가기관이나 법률전문가의 관점에서 사후적?회고적인 방법이 아니라 일반인, 특히 선거인의 관점에서 그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개별적 행위들의 유기적 관계를 치밀하게 분석하거나 법률적 의미와 효과에 치중하기보다는 문제된 행위를 경험한 선거인이 그 행위 당시의 상황에서 그러한 목적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2) 공직선거법이 선거일과의 시간적 간격에 따라 특정한 행위에 대한 규율을 달리 하고 있는 점과 문제가 된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에 따라 동일한 행위라도 선거인의 관점에서는 선거와의 관련성이 달리 인식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 행위를 한 시기가 선거일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명시적인 표현 없이도 다른 객관적 사정을 통하여 당해 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겠으나, 선거가 실시되기 오래 전에 행해져서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행위라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당해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3) 단체 등의 목적 범위 내에서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한도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활동이 특정인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한 선거운동이라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그 단체의 목적이나 활동 내용이 정치 이외의 다른 전형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단체가 갖는 특성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단체의 활동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도 아니 된다. 

3. 판례평석 

(1) 대상 판결은 어느 경우에, 어느 범죄(선거범죄 외의 다른 목적범 포함)를 선거인의 입장에서 판단하여야 하는가를 명확히 하였어야 한다. 어느 범죄를 행위의 객체 내지는 보호법익의 주체의 입장에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이 ‘선거운동의 목적’은 선거인의 관점에서 파악하라고만 하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선거운동의 목적’이 아닌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목적은 누구의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는지 대상 판결은 침묵하고 있다. 

(2) 대상 판결의 결정적 문제점은 왜 선거인의 관점에서 선거운동의 목적을 파악하여야 하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다만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후 ‘객관적인 방법이란’ 이라는 문구를 생략한 채 “법률전문가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문제된 행위를 경험한 선거인”의 관점에서 파악하라고 설시하고 있을 따름이다. 오히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문장이 판결문에 기재되어 있다. “아울러 공직선거법이 선거운동의 개념을 추상적·포괄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관계로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이 개개의 문제되는 사안에서 선거운동과 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치활동을 명백하게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사정을 감안하여,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으로 인해 정치활동의 자유가 제약받지 않고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는 선거운동의 의미를 명확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것이 요청된다”는 문장이다. 일반 국민이 선거운동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어려워 제한적으로 선거운동의 개념을 해석하여야 하고, 선거운동인지 여부를 구별하지 못하는 일반 국민인 선거인의 입장에서 선거운동의 목적이 있는지를 판단하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어느 나라의 문법인지 알 수 없다.

(3) ‘선거인’은 누구인가를 확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상 판례에서 강조하였던 ‘선거인’은 누구인가? 판결문을 아무리 찾아봐도 ‘선거인’이 누구인지 나타나 있지 않다. 대상 판결은 “예비후보자?등록 이후 선거운동이 시작되어 선거인들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어 가서 선거일에 하는 투표결과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의 특성상, 선거운동은 선거일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같은 내용의 활동이라도 선거일에 가까운 시기에 하게 될수록 선거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파악할 때 선거운동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하고 있다. 대상 판결은 어느 선거인을 기준으로 하였는가? 또한 문제된 바와 같이 ‘대전의 선거인들이’ ‘객관적으로’ ‘권선택 시장 및 포럼의 행위는 선거운동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지 전혀 설명하고 있지 않다. 가령 대전시민 10만 명을(이렇게 해도 대전시민의 10분의1도 되지 않는다) 연령대, 성별, 직업, 학력 등으로 공평하게 나누어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 사건 일련의 각 행위들은 선거운동의 목적에서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선거운동의 목적이 없다는 등의 설명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다수의견의 말대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법관이 사후적, 회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선거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그 선거인의 판단은 이러하였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다시 판결(구체적으로는 합의) 당시의 법관이라면 전자와 후자는 같은 것이지 않는가?

(4) 시각을 바꾸어 생각해 보자. (여론조사에 의할 때와 실제 득표율 모두에 의할 때) 지지율이 아주 낮은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은 선거인이 보기에!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선거운동의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없다고 하여야 하지 않나? 허경영, 강지원 등의 후보가 당선을 목적, 즉 선거운동의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한다고 인식한 선거인이 과연 있었을까? 만일 없다면 이들이 하는 모든 활동은 선거운동이 될 수도 없고, 선거비용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만일 선거운동의 목적이 있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의 선거인이 인식하여야 하는가? 다들 재미로 나왔을 것이라거나 사업상(당내경선을 통과하면 좋고, 통과 못 해도 대인관계가 획기적으로 넓어져 변호사 업무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변호사가 있을 수 있다)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피고인의 약력을 먼저 살펴보았다. 피고인의 약력을 대충이나마 대전의 선거인들은 알 수 있었고, 국회의원선거에서 낙방하였으니 다음 시장선거나 총선에 출마한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극히 상식적이다. 대상 판결은 “선거인의 관점에서 대전광역시장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있음을 알 수 없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사실인정의 증거가 어디에 있는가? 대법원이 새로이 증거조사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러 번 말한 바와 같이 여기서의 선거인은 어떤 선거인인가? (5)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특정 사건에서 미묘하게 서로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최고 기간임을 다투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유신헌법하의 긴급조치를 위헌으로 선언한 대법원 판결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이 사건 역시 이와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선거운동의 개념에 대하여 입장을 바꿀 리 만무하고, 사전선거운동위반죄가 위헌이라고 판단할 리도 만무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의 의식이 변화하였는데 수십년 전의 판례를 그대로 옳기는 것도 그렇고, 우리나라와 일본 이외에는 그 입법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전선거운동위반죄를 그대로 둘 수도 없었을 것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고뇌 끝에 대상 판결과 같은 논리구성을 통하여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위반죄를 사문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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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영 변호사
사법시험 제40회(연수원 30기)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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