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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오오오복’? 더 은밀하게 더 위대하게

사드의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G2 강대국답지 않게 편협하고 그릇된 “中華主義”에 사로잡혀 중국은 주변국들에게 치졸한 보복조치를 일삼아왔다. 과거에는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는 중국의 경거망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더니, 최근 크고 작은 영토 분쟁 때문에 일본, 필리핀, 베트남에게 유치한 짓거리를 이어오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뛰어 넘어, 21세기 “Pax Sinica”(중국의 힘에 의한 세계평화)로 나아가려는 그들의 ‘노오오오력’
은 더 이상 은밀하지도 위대하지도 않다. 중국의 사드 ‘보오오오복’은 단지 롯데나 한류 종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를 비롯하여 세계인들은 Pax Musica로서 더 은밀하게 더 위대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서방인들에게 중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로서 신비스러운 존재였기 때문에 중국을 위대하게 노래한 팝, 재즈곡들은 종종 있었다. Frank Loesser의 1948년 경쾌한 재즈스탠다드 “On a slow boat to China”는 로즈마리 클루니, 빙 크로스비 등의 단골 넘버였고, 최근 베트 미들러와 배리 매닐로우의 듀엣곡으로도 우리에게 친숙하다. Earth, Wind & Fire의 리드보컬 Philip Bailey의 솔로곡 “Walking On Chinese Wall”은 1980년대만 하더라도 죽의 장막 속에 가려져있던 중국을 장엄한 드럼연주와 파워풀한 관악 코러스에 위대한 존재로 표현했다. 기름진 중국음식 때문에 차(tea)를 주구장창 마셔대는 중국인들의 고즈넉한 찻집에서 우리 귀에도 친숙한 음악, 예를 들어, 영화 “Ghost” 삽입곡 “Unchained Melody” 같은 멜로디가 흘러나온다면? 캐나다의 여류 음유시인 Joni Mitchell은 “Chinese Cafe-Unchained Melody”라는 접속곡에서, 중국 특유의 아스라한 풍미를 살리기 위하여 곡의 중간 중간 Unchained Melody를 은밀하게 접목시키고 있다. 최근 작고한 아방가드로의 대명사 David Bowie는 1980년대 중반부터 댄스음악의 선봉장 Nile Rodgers의 프로듀싱에 힘입어 “Let’s Dance”로 선풍적 인기를 얻는데, 후속싱글 “China Girl”에서 데이빗 보위는 당시 MTV 화면을 중국 여배우와 함께 해변가 모래사장을 뒹굴면서 뜨거운 러브씬으로 화끈하게 장식하더니, 급기야 19금 딱지를 받았고, “China Girl”의 인기도 덩달아 후끈거렸다.

 

 

역사적인 최초 내한공연을 앞두고 있는 현존 최고의 록밴드 Coldplay도 중국시장을 간과하지 않았다. 2012년 Rhianna와의 웅장한 일렉트로닉팝 듀엣곡 “Princess of China”의 인기차트 성적은 그들의 유명세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동양 특유의 멋을 한 편의 무협영화처럼 표현한 뮤직비디오로 그들의 상승세를 가속화시켰다. 흡사 “천녀유혼”과 “Kill Bill”을 ‘짬짜’처럼 섞어놓은 오묘한 영상미 속에서 고대 중국왕조의 공주스러운 화려한 의상을 뽐낸 리한나와 영국청년스러운 캐주얼 패션의 크리스 마틴의 복잡다단한 러브스토리가 빛을 발한다. 크리스 브라운의 2013년 힙합 히트곡 “Fine China”는 잘 만난 여자친구가 마치 잘 만든 고급 도자기와 같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로맨스곡이다. 그런데 제목이 “중국(China)”과 동음이의어인 “도자기(China)”를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크리스 브라운의 애인을 중국 여친으로 설정함으로써 10억 중국팬들을 겨냥한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인접한 한자권 문화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중가요와 중국 사이는 그 동안 그리 멀지 않았다. 중국과의 1991년 수교를 전후하여 등려군(鄧麗君)의 “甛蜜蜜(첨밀밀)” 등 중국 대중가요의 번안곡들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02년을 풍미했던 안재욱의 “친구”는 중국인들이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부른다는 노래, 주화건(周華健)의 “朋友”의 한국어 version이다. 중국 가수들도 우리 가요를 열심히 리메이크해왔지만, 누가 뭐래도 오리지널 K-Pop의 위력 앞에서 그 영향은 미미했다. 한류 초창기에는 대만을 초토화시킨 클론을 필두로, HOT, 보아, 베이비복스, 안재욱 등이 중국진출 1세대였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장나라, 동방신기, 소녀시대를 필두로 최근 Exo, 방탄소년단(BTS)까지 중국시장에서 대박신화를 꾸준히 써내려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중국 본토를 겨냥한 중국어 version 음반 및 DVD의 제작이 당연한 수순이 될 정도로 한류는 대표적인 효자 수출상품으로 자리잡았다 .

 

 

 

그러나 작년 여름부터 중국은 사드 보복 심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자국에서 K-Pop 차트도 인위적으로 없애버렸다. 갑작스런 K-Pop 공연취소, 나아가 치졸한 불매운동까지... 하지만, 우리 음악의 저력은 더 강하다. 인구 5천만의 나라에서 싸이, BTS가 빌보드차트 상위권을 위대하게 점령하는 동안, 10억의 중국에서는 2004년 전통악기 연주그룹 ‘12악방’의 62위 기록이 고작이다. 심지어, 사드 사태 와중에도 정기고와 찬열의 콜라보 “Let me love you”는 중국 최대 음원차트 큐큐뮤직을 정복했다. 고품격의 문화는 국제정치 위에 있다. 요란한 군사력, 외교력이 아니라 찬란한 콘텐츠, 감성의 힘으로 중국땅을 정복하는 것이다. 서태지가 노래했던 “발해의 꿈”처럼 을지문덕, 대조영의 못다 이룬 꿈은 우리시대에 더 은밀하게 더 위대하게 이루어진다.

 

이재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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