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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훈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인터뷰/정리 : 안병희 본보 편집위원

 

2015년 12월 제5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해서 1년여가 지났는데 그 동안 느낀 소회는 어떠신가요?
국민권익위원회는 위법·부당한 행정으로부터 침해된 권익을 고충처리·행정심판을 통해 구제하고 불합리한 행정제도를 개선하며, 부패를 예방하고 규제함으로써 행정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정부 내 최종적인 애프터서비스 기관입니다.

위원장 취임 후 1년 3개월간 국민권익위원회의 역할을 통해 해묵은 주민 숙원사업이 해결되고 생활불편이 해소되는 생생한 사례들을 보면서,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고 도움을 드리고 있다는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우리 사회 부정청탁과 접대문화를 근절하기 위한 ‘청탁금지법’ 시행 준비에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 법 시행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2015년 3월 국회 통과 직후인 58%에서 법 시행 후 지난해 말 85%로 상승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염원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권익 증진,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구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와 국민권익위원회 직원들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여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고, 국민들께 힘이 되어 드리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기존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기능을 통합하여 출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권익위원회의 연혁, 구성, 기능은 어떻게 되며, 국가인권위원회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 권익 구제 창구를 일원화하고 신속하고 충실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과거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의 기능을 합쳐 지난 2008년 2월 출범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충민원의 처리와 불합리한 행정제도의 개선, 공직사회 부패 예방 및 부패행위 규제를 통한 청렴사회 구현,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으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위원장과 고충민원, 부패방지, 행정심판의 업무를 관장하는 부위원장 3명을 포함한 15명의 위원을 두고 있으며, 권익개선정책국, 고충처리국, 부패방지국, 행정심판국 등으로 구성된 사무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를 가끔 혼동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 권익보호와 행정의 적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 전반의 인권 신장을 위해 설치된 조직입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과 관련된 옴부즈만 기구라는 점에서 국민권익위원회와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청렴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청탁금지법이 대한변협의 헌법소원제기 등의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었는데,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잘 아시다시피 청탁금지법은 2011년 6월 제안된 이후 3년 9개월 만인 2015년 3월 국회를 통과하였고, 총 1년 6개월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 28일 시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부정청탁이나 과도한 접대행위를 형법 등 기존의 부패방지 법령으로는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어 청탁금지법이 제정되었습니다.
부정부패를 근절하고 공정한 경쟁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이 ‘청탁금지법’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니만큼, 다음 세대에게 청탁이나 접대 없이도 동등하게 대우받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 청탁금지법은 반드시 필요한 법이자 국민 모두가 준수하여야 할 규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과 범위에 관해서도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청탁금지법이 적용되는 기관에는 헌법기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공직유관단체를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과 각급 학교,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에 따른 언론사가 포함됩니다.

적용대상자를 기준으로 보자면,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사립학교와 학교법인의 임직원, 언론사임직원이 모두 포함되며 공무를 수행하는 사인도 법 적용대상자입니다. 또한, 공직자 등의 배우자가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금지 금품 등을 제공받은 경우 이를 신고하지 않으면 공직자 등이 처벌받을 수 있으며, 일반국민이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하거나
수수금지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경우 일반국민 또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사, 사립학교 등 민간영역과 공직자 등의 배우자 등에 대한 법 적용은 민간영역의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만, 헌법재판소에서도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전체에 미치는 영향력과 업무의 공적 성격을 고려하여 공직자에 준하는 청렴성이 요구되며, 배우자에 대한 법 적용 또한 과잉금지원칙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로 지난 해 7월 28일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마목 등 위헌확인 등, 2016. 7. 28. 2015헌마236·412·662·673(병합)].

 

청탁금지법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음식물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에 대한 시행령 규정내용이 현실과 맞지 않으므로 금액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청탁금지법상의 3·5·10 가액기준은 절대불변의 진리는 아니고, 국민 다수 의견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 변화와 경제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규정한 것입니다.

다만, 현재 85%의 국민들이 청탁금지법을 지지하고 법의 긍정적 효과가 부작용보다 크다고 인식하고 있는 등 부정부패 관행의 근절을 위해 제정된 청탁금지법에 대해 이미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5년여간의 격론을 거쳐 만들어진 법에 대해 시행 5개월여 만에 정부 차원의 개정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집행력,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에도 손상을 초래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시행령상 가액 조정 시 내수 진작 효과도 불분명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성급한 개정 논의보다는 청탁금지법의 영향 정도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3월부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한 산업·직종·지역별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광범위하고 면밀한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며, 그 결과를 토대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평가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은데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잘 스며들어가고 있나요? 개선되거나 보완될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과거에는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왔던 청탁이나 접대문화에 대해 양심과 상식에 따라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청탁금지법은 우리 사회 전반에 전에 없던 큰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한국행정연구원이 3,562명의 공직자, 교육계, 기업인, 언론인,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 적용대상자 중 68.3%가 인맥을 통해 이루어지던 부탁·요청이 줄었고, 69.8%는 식사, 선물, 경조사 등의 금액이 줄거나 지불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응답해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응답자의 82.5%가 청탁금지법이 부조리 관행이나 부패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될 것, 82.3%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73.4%가 우리 사회에서 무난하게 시행·정착될 것이라고 응답해 국민적인 기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미 다수의 국민 여러분이 청탁금지법을 정확히 알고 준수하고 계시지만 법에 대한 오해나 부정확한 정보로 인하여 국민 생활에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권익위에서도 다양한 교육과 홍보를 연중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다음 세대에게 청탁이나 접대 없이도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투명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냉소적 시각이나 편법을 찾는 노력보다는 법을 솔선수범하여 실천하고 의식을 변화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야말로 청탁금지법이 제정·시행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청탁금지법이 우리나라 부패 관행과 부조리를 끊고 청렴문화를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올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나 업무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올해 국민권익위원회의 목표를 약자, 현장, 체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정부 내 최종적인 애프터서비스기관으로서 올해에도 사회적 약자의 고충과 불편을 중점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새터민·외국인 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이동신문고’를 집중 운영하고,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으로 권익이 침해된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행정심판 대리인 선임을 지원하겠습니다. 특히, 위원장인 저부터 현장에서 뛰면서 소통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 국민들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권익구제를 실현하겠습니다.

과도한 통장압류와 무리한 채권 추심으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의 재활을 지원하고, 부당한 공공계약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구제하는 등 민생고충 해소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한, 여러 사람의 불편을 야기하는 집단민원에 대해서는 현장조정을 통해 해결하고, 터널·교량 등 대형시설물 안전 관련 고충민원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실태 점검을 통해 위해요인을 미리 제거해 나가겠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업무에 있어서 변호사들의 참여는 어느 정도이며 변호사의 참여를 확대할 방안은 갖고 계신지요?
위원장인 저를 비롯하여 정무직 위원과 상임·비상임 위원 총 15명 중 6명[위원장, 부위원장(2명), 비상임위원(3명)]이 변호사 자격을 소지하고 있으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경우 총 61명의 비상임위원 중 27명의 민간변호사가 활동 중에 있습니다. 또한, 과장급 이하 직원 중에도 21명이 변호사 자격을 소지하고 전문적인 법률 지식을 소관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법조 분야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민간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가 응모할 수 있는 개방형 직위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을 위촉할 예정이며, 이 밖에 청탁금지법 유권해석, 공익신고자 보호 등 국민권익위원회 소관 업무의 다양한 분야에서 변호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변호사 자격 소지자 3명을 특별채용 할 예정에 있습니다.

 

변호사인 독자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제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제발 국민의 입장에서 진심을 다해 달라”던 어느 민원인의 간절한 호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국민들이 실제로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늘 고민하면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여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법조인에게도 현실 인식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사회적 약자와 주변을 배려하는 리걸 마인드(legal mind)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절실하게 법조인의 도
움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법조인들도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편에 서서 법률적 정의를 세워주시길 당부 드리며, 앞으로 국민권익위원회가 하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성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약력]

연세대 법학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
연세대 법과대학원 법학 박사과정 수료
사법시험 제25회(연수원 15기)
부산지검 검사(1986)
독일연방법무부 파견(1992)
대구지검 영덕지청장(1998)
법무부 공보관(2002)
법무부 검찰1과장(2003)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2004)
춘천지검 강릉지청장(2005)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2008)
법무부 법무실장(2009)
광주지검장(2010)
대검 공판송무부장(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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