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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이름은’, 전전전생(前前前生) 러브스토리란 이런 것

 

2016년 일본에서 1500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역사상 2위에 달하는 관객수이다. 1위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다. 작년 한해 일본 영화계를 비롯해 음악과 사회 전반에 걸쳐 선풍적 인기몰이를 했다. ‘너의 이름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회현상을 만들었다. 일본 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재난상황을 모티브로 다른 시공에서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그리고 재난을 극복해가는 선량한 일본 시민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줄거리는 이렇다. 고등학생인 타키(남)와 미츠하(여)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꿈을 꾼다. 꿈에서 각자 메모를 남겨 메시지를 전하며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1,200년 만에 혜성이 지구로 다가온다. 이 혜성이 떨어진 이후로 둘은 몸이 뒤바뀌지 않게 된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바뀌던 몸이 바뀌지 않자 타키는 미츠하가 살던 마을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그림 속 마을은 3년 전 혜성이 떨어져 없어졌고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죽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타키가 찾아간 곳은 폐허가 된 마을이었다. 사망한 주민 명부에서도 꿈속의 미츠하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타키는 그 사고를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몸을 바꾸려 시도한다. 미츠하가 만든 신비의 술을 마시고 몸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미츠하의 동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3년 전 어느날 미츠하가 타키를 만나기 위해 도쿄로 가지만 미츠하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타키를 뒤로 하고 헤어지게 된다. 그 자리에서 미츠하는 타키에게 자신의 머리끈을 전해주게 된다. 타키는 그 후로 3년 동안 머리끈을 부적처럼 팔목에 차고 다닌다. 이처럼 운명으로 이어진 그 둘은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같은 장소에 있지만 3년간의 시차를 두고 헤어진다. 이후 미츠하는 혜성으로부터 마을 주민들을 지켜내고 다시 살아나게 된다. 

 

복잡한 내용이다. 영화를 보는 가운데 사건의 전말을 전부 이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영상과 음악이 주는 감동은 시나리오의 정확한 이해보다 더욱 중요한 지점이다. 영화 OST 중 ‘전전전세(前前前世)’는 무려 두달 동안 일본 음반계를 석권했었다. 영화 중반부터 나오는 이 노래는 미츠하를 애타게 찾고 있는 타키를 그리는 장면에서부터 연주된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정해진 운명에 도전하는 두 사람. 

 

‘전전전세(前前前世)’의 가사를 살펴보자. 

 

이제서야 눈을 뜬 거니

그런데 어째서 눈을 마주보지 않는 거야

늦었다며 투덜대는 너

이래봬도 있는 힘껏 날아온 거야

마음만은 몸을 앞서 달려온 거야

너의 머리카락이나 눈동자만으로도 가슴이 아려

같은 순간 한숨도 놓치고 싶지 않아

아득히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그 목소리를 듣고

태어나 처음으로 무얼 말하면 좋을까

너의 전전전생에서부터 나는 너를 찾아 나섰어

그 서툰 웃음을 방향삼아 찾아온 거야

(중략)

너의 전전전생에서부터 나는 너를 찾아 나섰어

그 왁자지껄한 목소리와 눈물을 향해 찾아온 거야

그런 혁명전야의 우리를 그 누가 막겠어

더는 망설이지 않아 너의 심장에 깃발을 세울 거야

네가 나에게서 포기하는 방법을 빼앗아 갔어

전전전생에서부터 나는 너를 찾아 나섰어

그 서툰 웃음을 향해 찾아온 거야

너의 전전전부가 사라져서 흩어져버려도

더는 망설이지 않아 다시 처음부터 찾아 나설 거야

몇광년이라도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사랑 노래이다. 전생도 아닌 전전전생을 오가는 타키의 미츠하를 향한 사랑 노래가 이 영화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하지만, 둘은 헤어진 다음 잊지 말자 했던 서로의 이름을 잊고, 만났던 사실조차 잊어간다. 어느 순간부터는 무언가 알지 못하는 상대를 찾고 있다는 느낌만 가지고 살아간다. 같은 공간인 도쿄에서 아주 가까운 곳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둘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아름다운 장면을 영화관에서 꼭 느껴보시길.

 

성빈 변호사

사법시험 제46회(연수원 3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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