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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발보아 “내 인생에 포기란 없다.”

 

단순한 복싱영화가 아닌 한 남자의 일생을 담고 있는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내 인생 최고의 영화. <록키> 1, 2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영화. 이보다 완벽한 인생의 마침표는 없다. 대사 하나하나 주옥같고 그냥 보는 내내 사람을 울컥하게 한다. 내 인생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진정한 명작. 진정한 인간의 승리, 진정한 인생, 진정한 스포츠를 보여준 실베스터 스탤론.

이번 호에 만나는 영화는 <록키 발보아>라는 정확히 10년 전 영화이다. 사실 나도 이 영화를 10년 전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본 것은 아니다. <록키> 1, 2와 <람보> 시리즈를 초등학생 시절 비디오를 통해 본 기억이 있는 내가 우연찮게 2017년 4월 어느 주일 오후에 케이블 영화 채널을 통해 보게 된 것이다.

<록키 발보아>는 <록키>5 이후 16년 만에 만들어진 속편으로 <록키> 시리즈 1편이 제작된 해로부터는 무려 30년이 흐른 뒤 만들어진 영화다. 무명이던 실베스터 스탤론은 1976년(필자가 태어난 해다!)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 쓴 <록키> 1에 주연으로 데뷔해 전례 없는 히트를 경험했다. 이후 록키는 신드롬이 됐고, 실베스터 스탤론은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가 됐다.

이후 스탤론의 배우로서의 경력은 부침이 심했다. <록키> 5와 <람보> 3가 각각 흥행과 작품성 비평에서 참패한 뒤로 스탤론은 배우로서 하향세를 거듭하였다. 일반인들은 그를 인간이 아닌 신격화된 영웅 록키나 람보로만 기억했고 그렇게 그가 영원하기만 기대할 뿐 그가 선택한 다른 영화 장르의 시도들에는 냉담하였던 것이다. 록키는 그가 죽을 때까지 벗어나야 할 십자가 굴레였다.

어느덧 그의 몸은 늙고 지친 환갑이 되었고, 1970년대와 1980년대 <록키> 시리즈를 즐겼던 관객들은 이제 노인들이 되어 극장을 잘 찾지 않는 세대가 되었다. 스포츠로서 권투의 인기도 예전만 못 하였다. 그러한 시점에 큰 도박과 다를 바 없이 제작된 <록키 발보아>는 그가 직접 링에서 선수로서 뛰는 시리즈의 최종편이다.

도박은 성공적이었다. <록키 발보아>는 전작 <록키> 5의 실패를 말끔히 끝내고 30년 록키 시리즈를 훌륭하게 마무리 했다. 영화 중간 중간 록키의 이전 시리즈에 나왔던 여러 명장면들이 오마주되고, 환갑을 넘긴 노장의 진정한 영적, 육신적 투혼이 느껴지는 경기 장면은 그동안 <록키> 시리즈를 봐온 사람들에게 전기에 감전된 듯한 진한 전율을 줬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 흥행실패로 막을 내리고 말았는데 그 이면에는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영화가 사전에 유출이 된 원인이 크다고 한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 저작권보호의 수준을 거듭 높여야 하는 강한 계기를 제공한 영화가 되었다. 아무튼 <록키 발보아>는 단순히 <록키> 시리즈의 끝이 아니라 영화 속에 존재하는 ‘록키’라는 복서의 마지막 아름다움을 보여준 영화인 점은 분명하다.

영화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복서에서 이제는 아내의 이름을 딴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사장님이 된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 그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자신의 복싱 인생을 이야기해주는 것을 작은 낙으로 삼으며 조용하게 보내고 있다. 그러나 아내가 안타깝게도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다.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 로버트 발보아(마일로 벤티미글리아)는 아버지의 그림자를 부담스러워하며 부자지간은 소원하기만 하다.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였기에 아내의 기일마다 아내의 묘지를 찾아가 아내를 생각하고 그녀와의 추억이 서려진 장소를 돌며 과거를 회상한다. 과거의 좋은 추억을 생각하면 행복하지만 동시에 더 큰 쓸쓸함도 느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청년시절 그를 도운 리틀 마리(제랄딘 휴즈)와 재회하는데 점차 그녀와 그녀의 아들 스텝(제임스 프란시스 켈리 3세)과 가까워진다.
록키는 마리와의 대화과정에서 과거 복싱을 하면서 느꼈던 뜨거운 열정과 가슴 속에서 튀어나오려고 애쓰는 야수의 꿈틀거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는, 모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복싱 무대를 뛰어보고자 마음먹게 된다.

그러나, 복싱위원회는 록키의 노령을 염려해 선수자격 심사를 기각하고 만다. 그러자 록키는 우리가 놓치기 쉬운 헌법상 기본권 주장을 이렇게 한다.

“제게도 권리가 있잖습니까?”
“미국 헌법과 권리장전 등등 그런 건 인간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까?”
“제가 뭔가를 추구하려는데 왜 저는 하고자 하는 것을 못 하는 겁니까? 만약 여러분들이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를 위해 투쟁하려 한다면 누가 그것을 막을 권리가 있다는 겁니까? 누구도 그럴 권리는 없어요. 누구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도전할 자격이 있는 거예요. 자신이 원하는 게 아니라는 이유로 남의 꿈을 짓밟을 권리는 없단 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쉬움이 남는 게 인생입니다.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여기 쓰여진 권리는 대체 뭡니까?”


결국 그의 진정어린 설득에 심사위원회에서는 자격증을 재발급해 주고 그는 다시 한 번 링에 설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일은 뉴스에 날 만큼 대서특필되고, 당시 권투의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을 무렵 이를 회복할 목적으로 한 스포츠 TV 프로그램에서 과거의 챔피언 록키 발보아와 현재의 챔피언 메이슨 더라인 딕슨(안토니오 타버)과의 대전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정작 이 일로 아들 로버트와의 관계는 더 멀어지고 만다. 이때 아들에게 하는 록키의 말 또한 한 마디 한 마디가 명대사다. 록키가 아들에게 한 말 중 일부다.

“이 세상은 따스한 햇살과 무지개로만 채워져 있지 않아.”
(The world are not all sunshine and rainbows.)
“엄청나게 살벌하고 끔찍한 곳이지.”
(It’s a very mean and nasty place.)
“네가 얼마나 강한지는 상관없다. 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널 두들겨 패서 평생 무릎 꿇고 살아가게 만들 거야.”
( I don’t care how tough you are. It will beat you to your knees and keep you there permanently if you let it.)
“네 가치를 안다면 가서 너의 가치를 쟁취하거라.”
(Now If you know what you're worth, go and get what you’re worth.)

 

아무튼 록키와 아들은 서로 극적인 화해를 하고, 시합 훈련에 매진하게 된다. 드디어 록키 VS 메이슨 대전이 벌어진 날이다. 당초의 예상과 달리 예상 외로 강하게 나오는 록키에게 당황한 메이슨이 실수로 주먹을 헛날리는 바람에 왼손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게 되고, 그 후 록키와 메이슨은 대등한 상태로 최고의 명경기를 펼치게 된다. 팽팽한 접전 끝에 마지막 10라운드까지 링 한가운데에서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며 시합이 종료된다. 결국 록키는 아쉬운 2:1 판정패를 당하게 되나, 끝까지 견뎌냈다는 것에 만족을 느끼며 기뻐한다. 종료 직후, 두 선수는 서로 안아주며 존경과 격려의 말을 주고 받고, 그러한 멋진 모습에 관중들 또한 기립박수와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었다. 그런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록키는 만족스럽게 퇴장한다.

후에 엔딩 크레딧에서 록키가 서있던 자리에서 기념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올드팬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아직 40대 초반에 불과한 필자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진한 전율을 느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기력이 빠지면서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럼에도 오늘날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젊은 시절부터 보다 더 젊고 패기 있게 살아가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한 번쯤 주말 밤을 이용하여 감상해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에너지가 불끈 생기는 영화가 바로 <록키 발보아>가 아닐까?

성중탁 변호사 / 법학박사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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